♡♥밖에선 내 여자, 안에선 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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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내가 미쳤나봐"
"너가 안 미친 날이 있긴 있었니?"
"지금 그게 아니야..."
경수의 앞에서 찬열이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
이 새끼가 갑자기 왜 진지모드지?
경수가 팔짱을 끼고 의자에 기대 찬열을 훑었다.
몸에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너 보더니 미쳤나봐"
"아니 너 미친게 하루이틀일이 아니라니까"
"새끼야 사람이 진지하게 말하면 좀 진지하게 처 들어봐"
"니 아까부터 너가 미쳤다는 얘기밖에 안했거든"
"내가...내가.."
"뭐"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아"
"아..어???"
드디어 내 친구도 게이 내 남편도 게이 에블바디 쎄이 께이!!!!되는건가..
이건 뭐 소설도 아니고...
경수가 미친놈이라며 수그리고 있는 찬열의 머리를 때렸다.
"정신차려. 나는 남자를 좋아해서 김종인씨랑 결혼한 게 아니야."
"알아 씨발. 내가 아니까 나보고 미쳤다고 하지."
"김종인씨를 좋아하는거?"
"아니. 내가 천하의 불륜남되게?"
"하긴..김종인씨는 니 취향은 아니지"
"남자 좋아하는 건 처음인데 무슨 취향타령이야"
"그래서 누군데"
"넌 모르는 애야"
"니 친구 중에 내가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냐"
"친구 아니야"
"누군데? 후배? 아님 선배?"
"레지던트"
"레지던트?"
"어. O대학교 재학중이라는데. 2살어려"
"4학년?"
"3학년. 전역하고 몇달전에 복학했더라"
"그래서, 대시할거야?"
"몰라."
"나한테 조언을 들으려는 생각따윈 하지도 마"
"이걸 누구한테 말하냐.."
찬열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렇게 여자를 밝히던 새끼가 어째서 갑자기 남자한테 빠졌냐..
경수가 혀를 쯧쯧찼다.
.
.
.
"정말?"
"네"
"아이구..."
종인도 혀를 쯧쯧찼다.
"도움이 필요한 것 같던데..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글쎄..."
"김종인씨는 어떻게 대시했어요?"
"나는 대시 안했는데.."
"그럼요?"
"궁금해? 남편의 연애사가?"
"남편? 남편은 나라니까"
"무슨 소리!"
"아무튼.. 대시 안하고 어떻게 사겼어요?"
"키스부터 시작했어"
"오오오~"
경수가 종인의 팔을 콕 찔렀고, 종인이 훗 하고 코웃음쳤다.
"그런데 왜 헤어졌어요?"
"그것도 궁금해?"
"당연하죠"
"죽었어"
"....."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종인을 쳐다봤다.
그는 정말 무덤덤했다.
.
.
.
"약 먹고 좀 기다렸다 들어가자. 아직 기자들이 깔렸네"
"드라이브 할까요"
"왠일이야. 시험도 얼마 안남아서 밤샘공부하더니"
"생각해보니까 시험이 내일모레네"
"그래도 지금 분장을 안했으니까"
"맞아요. 공부 많이해서 몇시간쯤 쉬어도 괜찮아요"
그렇게 차는 집 골목을 벗어나 교외로 향했다.
"지금 밤인데..."
"집에 들어가지말자"
"어머니께서 걱정하실거예요"
"이미 문자드렸어"
오이도에 도착한 둘이 부둣가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종인이 경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여름밤이 이렇게 좋은 줄 새로 알았네요"
"내가..사랑하던 사람과의 이별을..아니 사별을 누군가에게 말한 건 너가 처음이야"
"...말해줘서 고마워요"
"진짜?"
"당연하죠. 상처를 드러내는 것 만큼 신중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전. 그런의미에서 종인씨가 저한테 마음을 열어준 것 같아서 고마워요"
"나는...곧 누군가를 다시 좋아할지도 몰라"
"축하해요"
"그런 의미에서 너도 누군가를 좋아해줬으면 해"
"...."
"오늘 밤은 유난히 밝다"
[DIARY No.10]
소중한 사람을 얻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답답한 이 마음만은 숨길 수가 없다.
대답을 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나에게 닥쳤다.
사랑이라니. 내게 사랑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