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3년전에 쓴 글 우려먹기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희특이 떴는데 그냥 지나칠수 없자나여ㅠㅠㅠㅠ 3년전에 쓴 글 느낌 살리기위해 나이도 날짜도 모두 3년전으로 가여ㅋㅋㅋㅋ *** 희철아 우리 벌써 스물아홉이다. 참 말도많고 탈도많았던, 아픈곳도 많았던 아홉수, 이십대의 막바지에서 너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떠올려 볼까 해. 스물일곱 너는 잘나가는 인터넷쇼핑몰 사장님, 나는 그냥 평범한 직장인. 기억나? 그날따라 기름이 다 떨어진 차를 확인하지 못한 너와, 그날따라 타이어에 펑크난 내가 같은 버스에 탔었다. 그리고 그날따라 우리는 두사람이 앉을 수 있는 좌석에 나란히 앉았었다. 아직도 생생해,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꾸벅꾸벅 졸던 너. 그리고 그런너를 자꾸만 힐끔힐끔 쳐다보던 나. 아 잘생겼다 자꾸 쳐다보는 아니 훔쳐보는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아니면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눈이부셔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인상을 찡그렸다. 헙 괜히 찔려서 나이에 맞지않게 숨한번 들이키고는 정면만 보고갔다. 얼마안가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니가 잠에서 깼다. 창문에 머리를 부딪혔는지 인상을 팍쓰고 고개를 도리도리- 그땐 말 못했지만, 좀 귀여웠어 희철아. 아 니가이거보면 나 때리겠다. "어어 - " 심한 커브길에 내몸이 너에게로 기울어졌었다. 남자가 남자한테 이런말쓰는거 대한민국에서 참 뭐하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너니까, 이렇게 표현할게. 참신하고 새로운거 좋아하는 니가 들으면 코웃음 칠수도 있겠지만 두근거렸다, 그것도 좀 많이. 그리고 많이 설렜어 희철아. 그때 일을 떠올리며 생각하는 지금마저도 디게 두근거려. 괜히 웃음도 나오고. "아, 죄송합니다" 커브길에서 벗어나 몸을 똑바로 지탱할수 있게된 내가 너에게 말했다. 아 지금생각해보니 죄송하다는 말한 내가 기특하다, 우리가 이렇게 될수있었던 첫마디였으니까. 이 다음도 좋아, 니가 한 그 한마디 말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나를 미치도록 행복하게 하고있으니까. "죄송하면 밥한번 사든가" 너는 그냥 한말이였을지도 몰라, 근데 난 정말 ... 정말 너무 좋아서 아.. 그기분 뭐라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다 희철아. 5월, 그날의 따뜻한 햇살보다 더 따스한 기운에, 발끝부터 올라오는 간지러움에, 누가 심장을 막 주무르는것만 같아서. 대답대신 떨리는 손으로 너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밥, 사드릴게요. 그니까 번호-" "아 장난이었는데. 그럼 나중에 연락해요 점심때." 하하 작게 웃으며 장난이었다 말하는 니모습에 심장이 덜컹 했지만 내폰을 받아들고 열심히 번호치며 점심때 문자하라는 니말에 나는 그날 하루종일 기분이 날아갔다. 진짜야 회사에서 모두가 정수씨 오늘 좋은일있어? 기분좋아보이네- 나만보이면 그랬으니까. 그날 야근하란 말을 들었지만 그래도 점심때 널 만나니까, 응 그냥 좋았어 모든것들이. 배불뚝이 부장님도, 나한테 치근덕대는 옆부서 미연씨도. 모두가 좋았어. ' 저기.. 아 저 점심시간인데..' 뭐라보내야될지 몰라 바보처럼 보내버렸다. 연인이 된 후에 너에게 듣기론, 그문자를 받자마자 크게 웃었다고 했다. 아 진짜 창피해. 창피해서 고개도 못드는 내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면서 니가 그랬다. 내가 본사람 중에 최고로 귀여워서 웃었어. 그리고 세달 뒤. 나 혼자 널 좋아한지 세달, 우리가 친구가된지 세달. 그 쯤에 니가 우리집에 찾아왔다. 연락이 안된지는 일주일 조금 넘었나. 슬슬 니가 내 마음을 눈치채고 날 떠난건 아닐까 두려워 지려던 찰나에 니가 왔다. 술에 취한거같진 않았는데 뭔가 니 행동 하나하나가 어색하고 불안했다. 오늘 옷이 몇장 팔렸느니 항상하던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면서도 너는 내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희철아, 뭐 할말있어?" 내 물음에 니가 한숨을 후 쉬었다. "야,, 난 진짜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게, 그냥 영화나 드라마나 그런데 그 있잖아 그냥 작가의 상상 막 그런건지 알았는데..." "..." "그니까, 아니 내가 지금 무슨말 하고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니가 나 징그럽다고 피할까봐 연락도 끊고 그랬는데 하 참 , 그래도 사나이 자존심에 이말은 해야겠더라." 너답지 않게 횡설수설하는 니가 어색했다. 그런데 그 뒷말을 알것만 같아서, 벌써부터 올라가는 입꼬리를 겨우 내리며 니말을 기다렸어. 두근거리다 못해 튀어나올것만 같은 심장을 겨우겨우 누르고. 애써 담담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 나도 이런내가 기가막혀서, 그래도 어쩔수 없더라. 언제부턴가 어느순간부턴가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기 직전까지, 아니다 꿈속에서 마저도 박정수 생각에 실없이 웃고 답지않게 자꾸만 헤실거리고, 자꾸만 자꾸만," 니가 밥사달라 했을때, 그때보다 더한 간질거림이 "니 목소리 듣고싶고 그래서 전화하면 보고싶고 만나면 손잡고싶고 안고싶고 키스.. 그래 키스도 하고싶더라. 징그-" 니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널 안아버렸다. "좋아해 좋아해 희철아, 니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하고 있었어" "박정수..." "좋아해. 버스에서 처음본 그날부터 지금 이렇게 안고있는 이 순간까지. 희철아, 좋아해" 아 그때 일 회상하는 지금도 너무 설레. 너는 어설프게 날 안고 어깨부근을 토닥토닥 거리며 말했어. 사랑해, 정수야 그리고 곧이어 다가오는 너의 입술에 눈을 감았다. 세달을 꼬박 하루도 빠짐없이 상상하던 장면이었어. 살짝 닿았다 떨어진 입술이 아쉬워 이번에는 내가 먼저 다가갔다. 너와 맞대고 있는 입술을 제외한 모든것들이 아득하게만 느껴져. 이렇게 대놓고 글에 쓰긴 쪼금 민망하지만 쪽쪽 내집을, 아니 이제 우리집이 되어버린 공간을 울리는 소리가 좋았어. 아 부끄러.. 어느 더웠던 8월의 밤, 열대야도 도망간 나름 뜨거웠던, 우리가 연인이되고 첫키스를 했던... 왜 너와 함께한 순간들은 죄다 상상만해도 설레는 순간이었는지, 오늘 심장이 남아나질 않겠네- 너와 함께한 첫번째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부터 우리집에와 트리를 꾸미던 니가 갑자기 뒤에서 날 안으며 말했다. " 나 여기 들어와 살까?" 목에 입을묻고 말하는게 간지러워 푸흐흐 웃기만 하고 대답을 하지않자 답답했는지 내 목부분을 앙 물었다. 순간 민망해진 내가 널 밀치자 너는 날 돌려 안고 다시 말했다. "나 여기 들어와 살래" "참나 좋은 니집놔두고 왜?" "여기가 좋아. 어? 어?" "아니 니네집이 더 좋은데 왜에" "우리집에 니가 없는데 여긴 니가있잖아. 그니까 나 여기서 살래, 어?" 아- 또 또 두근거려. 미치겠네. 니 말에 입을 꾹 다물고 너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김희철 애교 진짜.. 그렇게 애교 한번만 보여달랄땐 들은 척도 안하더니 지 필요할때만.." "그래서 싫어? 응?" "..아니.. 좋아죽겠다" 푸흐흐 낮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 너의 가슴에 얼굴을 더 깊숙히 묻었다. 아 얼굴 빨개졌겠다. 살며시 턱을 들어올리는 너의 손길에 눈을 질끈 감았다. 깊게 파고 들어오는 혀가 뜨거웠다. 허리에 감고있던 팔을 너의 목에 감자 니가 움찔하더니 입술을 뗐다. "후아- 미치겠네 정말" 짧은 키스가 아쉬워 여전히 너의 목에 팔을 감은채 너를 쳐다보고 있는 나를 너는 안아들었다. "안되겠다 박정수, 나 오늘부터 들어올래" 8월의 그날밤보다 훨씬 더 뜨거웠던 크리스마스의 밤. 그리고 꼬박 2년이 흘렀어. 스물일곱, 5월. 그리고 스물아홉의 11월. 혼자살아 텅 비어있던 작은방엔 니가 파는 옷들로 꽉찼고, 혼자쓰기엔 넓었던 침대도, 밤마다 붕가붕가하는 우리들때문에 쉬는날이 없고, 매일 혼자 먹거나 거르기 일수였던 밥도 맞은편에 앉아 함께 먹는 니가있어 행복하고, 욕실에도 칫솔두개, 슬리퍼 두개. 2년이란 시간이 우리집을 이렇게 바꿔놨어 희철아. 무심코 옆을보니 자고있는 니가 보인다. 아 잘생겼다 우리 희철이. 앞머리도 쓰담쓰담 볼도 쓰담쓰담 예쁘게 감겨있는 눈도, 높은코도 손으로 만지작- 왼쪽볼에 쪽 오른쪽볼에 쪽 입술엔 쫌더길게 쪽 예민한 니가 안깼을리가 없다. 아 입꼬리가 끝도없이 올라가. 나 이제 다적었어 희철아, 나머진... 지금할까? 2011년 11월 새벽2시 잠안오는밤, 사랑하는 연인 김희철에게 박정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