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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열야동현성] 러브 인 고백 _ 02 | 인스티즈

 

02.

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3분 전, 동우랑 호원이랑 나는 교실로 올라왔다. 근데 이 잡것들은 왜 헤어지기 전에 작별인사라고 껴안고 지랄이야? 나는 이호원을 꽉 껴안고 있는 동우의 넓은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 빨랑 안 떨어져? 캭! 나에게 그런 더러운 광경을 선사하지 마! 그렇게 축구공을 차듯 장동우의 엉덩이를 팡팡 때려대는 데도 둘은 좋다고 꽉 껴안고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그 모습은 마치 아무도 우릴 헤어지게 할 수 없다는 듯이. 옘병. 기어코 나를 움직이게 만들어야겠니? 나는 둘의 옆으로 가 밀착되어있는 둘의 그 좁은 사이에 손을 비집고 넣어 강하게 둘을 떨어트렸다. 나는 이 스킨십 반대일세! 그러나 떨어지기 무섭게 서로의 손을 잡으며 다시 붙으려고 하길래 나는 기겁하며 재빨리 장동우의 뒷덜미를 잡아 반으로 질질 끌고 들어가려고 낑낑댔다. 이 익룡새끼가 갑자기 눈 뒤집히고 난리야!! 이호원이 도대체 뭐라고, 저 또라이 새끼가! 왜 환장하는 거니?! 드디어 내가 간신히 장동우를 반 앞까지 질질 끌고 와 반 안으로 밀어 넣으려고 하자 이호원 이 개또라이 새끼는 보이지도 않을 팔을 크게 붕붕 저으며 동우야, 다음 쉬는 시간에 봐! 라고 복도가 다 울리게 쩌렁쩌렁 소리를 질러댔다. 그 소리를 들은 동우는 얼굴을 순식간에 붉히더니 손으로 볼을 감쌌다. 헉퀴, 뭐냐 그 표정은? 아주 부끄부끄 상태다. 우에엑. 아이고, 내가 그냥 죽고 말지. 반 뒷문을 쾅 - 소리 나게 닫아버렸다.

 

 

"이성열! 너 왜 이렇게 잔인하냐! 인사도 못 해?"

"그게 인사냐? 누가 보면 아주 사귀는 줄 알겠더라!"

 

 

문이 쾅하고 닫히자마자 언제 부끄부끄 상태였냐는 듯이 얼굴을 굳힌 장동우가 정색을 하며 나에게 소리친다. 뭐라고? 정말 호모스멜을 펄펄 풍기고 있는 그 자태가 인사라고? 그러지마, 그러면 모든 애들이 그렇게 인사를 해야 되는 거야? 우웩, 토나와. 다시 한 번 그 딴 소리하면 죽여 버린다. 장동우는 끝까지 아니라고 빽빽 우겼다. 그 거친 목소리가 듣기 싫어 나는 녀석의 엉덩이를 또 다시 걷어차며 꺼지라고 하고 내 자리에 가서 앉았다. 툴툴대며 내 옆에서 멀어져간 저 빙신같은 익룡은 지 자리로 걸어가면서도 기어코 책상다리에 걸려 엎어지고 만다. 뭐 저런 게 다 있어? 근데, 이거 이호원이 보면 기겁을 하겠지? 하,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된 녀석들이 진도가 뭐가 그리 빠른 지. 이 모습을 보고 생쇼를 떨을 이호원의 모습을 생각하자 머리가 다 아파왔다.

종치고 몇 분이 안 되어서 늙은 여선생이 들어왔다. 짝꿍에게 물어보니 수학시간이란다. 아, 유체이탈의 시간. 나는 텅 빈 책상에 수학이 아닌 '잠수함'으로 탈바꿈한 수학책을 올려놓았다.

멍 - . 그래, 멍하는 데, 멍해야만 하는 데, 왜 머릿속 저 편에서는 계속 아까의 일이 떠오르는 거지? 안 돼, 안 돼,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 생각을 떨쳐내려고 고개를 휙휙 젓고 공부라도 할 심산으로 교과서를 쳐다봤다. 그런데 김명수의 수려한 얼굴이 새하얀 교과서 종이 위로 번뜩 나타나고 사라졌다. 깜짝 놀라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겼는데 그 때마다 김명수가 성열아, 성열아, 하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으허허헝, 또 울고 싶어진다.

나는, 병신같은 나는, 분명 얼어붙었다고 생각했던 입으로 잘도 시간이 필요해, 라는 개그지 발싸개 같은 소리를 짖껄었다. 물론 그 때는 너무, 아주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든 그 상황을 피하려고 그렇게 말했던 거였지만 말하고 바로 그 다음에 어? 그냥 거절하면 된 거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 무섭게, 김명수는 그 수려한 얼굴로 그럼 성열아, 내가 딱 하루 줄께, 그 때까지 잘 생각해줘. 알았지? 그럼 내일 봐! 라고 혼자 주절주절 일방적으로 나에게 말하더니 또 다시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졌다. 응? 뭐라고? 다시 말해봐! 라고 말하기도 전에 내가 서 있는 뒤뜰에는 김명수가 사라진 후였고 구경꾼들은 벌써 소문에 소문을 듣고 뒤뜰로 점점 모여드는 상황이었다. 진짜, 나, 좆됬다니깐?

왜 아무도 나를 위로해 주지 않는 거야, 왜 다들 부럽다는 눈길로 나를 보는 건데? 미쳤어? 나는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던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같은 이성열이였는데 왜 김명수는 갑자기 예고도 없이 끼어들어서는! 그리고 이호원도! 장동우와 이호원을 보고 있으며 나는 참으로 무서운 예감에 붙잡힌다. 에이, 설마 둘이……. 그런 일이 없겠지, 으하하하하하. 하하하……안 된다. 반대라니깐?

아니 아니야,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나야 나. 내일 분명 김명수는 아침 일찍부터 나를 찾아올게 분명하고 그럼 나는 뭐라고 해야 되지? 그래 좋아, 사귀자?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이성열. 아무리 이 울인남고가 아 세이 게이 유 세이 게이를 외치고 있다고 해도 너만은, 나만은 정상이라고 자신 있던 이성열이었잖아! 웰컴 투 더 호모 월드? 노노. 우리 집안의 호모는 이성종으로 충분하다. 그럼 뭐라고 하지? 미안, 너의 마음을 나는 받아줄 수 가 없어. 뭐? 왜? 그게 그게 말이야……. 혼자 소설이나 쓰고 앉아있다.

진짜, 뭐라고 해!! 아 절대 허락은 할 수 없어. 그런데 나는 김명수의 고백을 거절할 수 있는 능력도 깡도 없단 말이야! 내가 거절하면 김눈모나 우리학교 학생들이 좋아하겠지? 아니, 네가 뭔데 우리 김명수 형을 거절해?! 라고 내 멱살을 짤짤 흔들고 나를 학교연못에 묻어버릴 지도 몰라. 그냥 친구처럼 지내자고 해? 참나, 나 따위가 김명수하고 무슨 친구를. 악! 그냥 평범하게 살던 나를 왜 건들었니 김명수!!

어? 건들어? 건들었다고? 그래, 건들어! 생각해 보니 김명수가 정말 나를 좋아할 이유가 없잖아? 그래 그렇지. 내가 무슨 매력이 있다고. 그럼 내일 김명수를 만나면 장난치지 마 새끼야, 하고 뻐큐를 날려주자. 좋아, 이거야! 바로 이거라고! ……하, 살기 싫다.

 

 

"야, 이성열 쌤이 너 불러."

 

 

내 곱디 고운 검은 머리칼을 손으로 쥐어뜻으며 소리없이 발악을 하고 있는데 짝꿍이 내 팔을 툭툭 치더니 나에게 말을 한다. 맞다, 여긴 내 방이 아니었지. 내가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던가? 나만의 세계에서 깨어나 울상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명수에게 고백 받고 쌤에게 걸리기나 하고, 오늘 모든 불행이 다 모인 날인가? 오늘부터 오늘을 이성열의 불행의 날로 지정합니다. 네, 좋아요. 그런데 원래 기념일은 어떤 의식 같은 걸 하잖아요, 이성열의 불행의 날은 어떻게 의식을 행할 까요? 음……. 김명수의 멱살을 짤짤 흔드는 걸로 합니다. 그래, 좋아요. 그런데 만약 그런다면 오늘이 여러분의 사망일이 될 수도 있겠군요. 와우, 예리한 지적이에요!

 

 

"네……."

"혼자 아주 난리를 치구나, 쇼하니?"

"아니요, 쇼 아닙니다. 저, 진지해요."

"……그랬구나. 뭐가 너를 그렇게 진지하게 만드니?"

"……사람이란 게 말할 수 없는 게 있잖아요."

"그래, 사생활 침해는 여기까지는 하고, 나와서 문제 하나 풀어볼래?"

"선생님."

"응, 왜?"

"저 갑자기 배가 아픕니다."

"그런데?"

"당장 화장실로 달려가야 될 듯합니다."

"이 한 문제만 0.5초에 풀고 화장실로 날아가렴."

"안됩니다, 선생님. 저에게는 그런 문제 해결 능력이 없을 뿐 더러 변비란, 저에게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나에게는 네가 내 말을 거역하는 게 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선생님, 학생이 변도 못 누러 갑니까?"

"네."

 

 

아이들이 킥킥 웃고 자지러진다. 그러나 나는 그럴수록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간다. 정말로 똥마려운 건 아니고 남몰래 저 칠판에 그려져 있는 문제를 풀어보는 데 머리가 빙글빙글 토할 것처럼 돌기 때문이다. 저건 분명 고난이도 문제다. 저 악마 같은 수학선생은 만약 내가 저걸 풀지 못하면 나의 태도점수를 팍팍 깎겠지? 안 돼, 그 것만은.

 

 

"쌤! 재 김명수 애인이에요!"

 

 

어떤 삽살개 같은 놈이 짖고 있어?

 

 

"그래요, 성열군. 화장실 같다 오세요."

 

 

눈 감아 주겠어. 훗. 난 쿨한 남자 이성열이니깐.

재빨리 아이들의 책상사이를 이리저리 비집고 반에서 나왔다.

 

 

 

#.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나는 이 현실의 더러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떻게 저 늙은 여선생은 내가 그렇게 꼬박꼬박 논리적인 주장을 펼칠 때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더니 김명수라고 말이 나오자마자 그렇게 쉽게 나를 보내 주는 건데?! 아, 이 더러운 세상. 서러우면서도 김명수가 고맙긴 하다. 후훗, 네 덕에 내가 이렇게 수업을 빼먹을 수 있었다. 고맙구려. 네가 나에게 도움을. 정말 세상 살고 볼일 이야, 그렇지?……고백 한 것도 그렇고 말이야. 손에 묻은 물기를 바지에 쓱쓱 닦으며 나는 화장실에서 나와 무작정 우리 반 반대편으로 걸었다. 흔남 나 이성열은 적당히 놀 줄도 아는 멋진 남자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일단 이 쪽 층에서 돌아다니고 있으면 걸릴 수도 있으니깐 계단으로 밑으로 내려가는 데 얼래? 이쪽으로 통통 걸어 올라오는 갈색 머리통이 보인다. 근데 그 게 익숙하다는 게 문제였다.

 

 

"이성종?"

"어? 형!!!"

 

 

우리 집의 막내, 나의 동생(이라 부르고 꼬봉으로 생각한다), 우리 집의 호모, 계집애 같은 자식 등등 아무튼 그런 수식어의 이성종이었던 것이었다. 안 그래도 눈 큰 자식이 나를 보더니 2배로 눈을 키우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앞으로 와다다 달려와 나의 팔뚝을 잡아 앞뒤로 짤짤 흔들다. 우어, 정신없어.

 

 

"형, 형, 형 정말 김명수에게 고백 받았어?"

"야, 이 것 좀!"

"대박, 내가 어떻게 살면서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겠어?! 응? 진짜야? 형, 진짜냐구!"

"응, 일단 그렇긴 한데……."

"뭐라고 했어? 형, 좋다고 했어?!"

"내가 미쳤냐?!"

"뭐……?"

 

 

뭐야, 왜 갑자기 정색을 하고 그러니. 무섭게 시리. 이러지 마. 이성종은 나를 굳은 얼굴로 보다가 한숨을 쉬더니 일단 나를 계단에 앉혔다. 그래, 나도 일단은 앉아서 이야기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

 

 

"형이 뭔데 김명수님의 고백을 차? 형이 감히? 감히 네가? 죽어 볼래?"

"그럼 너는 내가 김명수랑 사귀면 좋겠냐?"

"응응! 그러다가 나를 주면 좋겠어!"

"미친년."

"죽어보자, 이성열."

 

 

이성종이 내 머리채를 잡으려고 하길래 녀석의 손을 빠르게 움켜잡고 어색하게 웃었다.

 

 

“왜 이래 동생아. 우리 이렇게 몸싸움 할 시간이 없잖아.”

"그래, 내가 참겠어."

"내가 어찌 하면 좋니? 응? 나 지금 머리가 빠질 것 같아."

"아, 삭발하면 김명수가 형을 싫어할 거야!"

"싫어."

"그럼 사겨. 형이 김명수 거절만 해 봐! 나한테 죽는 거야. 형은 김눈모 오백 명한테 돌아가면서 뺨 맞는 거야. 촤르륵 촤르륵 이렇게."

 

 

네가 굳이 효과음을 내 주지 않아도 나는 이미 상상을 했고, 소름이 돋았단다. 정말, 진짜로, 나 김명수랑 사겨? 정말 하는 수 없이 그렇게 사귀는 거야? 레알?

 

 

"나 진짜 진지한데. 진짜 나 어쩌면 좋지 성종아?"

“나도 진지해 형.”

“우리 집 호모는 너 하나로도 족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 모자래. 나는 이 세계를 호모월드로 만들 꺼야.”

“무서운 소리 좀 하지 마.”

"됐고. 형, 그럼 진지하게 내가 묻는 말에 답해 봐. 형 집안 돼? 능력 돼? 얼굴 돼? 머리 돼? 성격 돼?"

"안 돼."

 

단 하나도. 쓰벌.

 

 

"근데 김명수는?"

"다 돼."

 

 

으허허허허허헝, 엄마.

 

 

"형, 결혼은 제 2의 인생이야. 그러니깐 당장 가서 김명수한테 좋다고 하고 혼인신고서 찍어."

"뭐라고 짖껄이는 거야, 나는 단지 고백 받았다니깐?"

"그냥 결혼까지 해 버려. 우와, 매형이 김명수야, 대박!!"

"나 그냥 갈래."

 

 

엄마 나 애 무서워. 애 곧 코에서 불 뿜을 것 같아. 혼자 무슨 상상을 그렇게 끝없이도 하는 지. 나는 엉덩이를 탈탈 털며 일어섰다. 그래도 간다고 작별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녀석은 방방 뛰며 벽에 머리를 박기도 하고 벽을 발로 차기도 하며 지랄발광을 떨어서 나는 그냥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다. 어휴, 그냥 가서 수업이나 들을래. 그 편이 이성종을 상대하는 것 보다 더 나을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고 이성종에게 돌아서서 계단을 또 다시 오르려고 했다. 근데 그 때 계단 모퉁이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오더니, 그 검은 그림자가 김명수로 변해서 딱 내 앞에 섰다. 뭐야, 왜 갑자기 소리없이 나타나?!

 

 

"성열아."

 

 

애기같이 샐죽샐죽 웃는 게 참 귀엽다고 느꼈다. 다행이도 나는 귀여운 걸 많이 좋아하는 않는다. 만약 내가 이성종처럼 귀여운 거에 환장했다면 김명수에게 당장 사귀자고 했겠지? 이성종은 그래도 김명수가 있다고 새초롬하게 서있다. 근데 그 얼굴을 곧 터질 것처럼 빨갛다. 다시 김명수를 쳐다봤다. 본 적도 별로 없지만 볼 때마다 녀석이 정말 잘생겼다고 느낀다. 정말 남자나 여자나 목메게 생겼네. 아, 근데 누군가가 김명수는 말도 없고 완전 카리스마 넘친다고 한 거 같았는데? 아닌데, 애 완전 순정만화속의 따도남인데?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하나 보다.

 

 

"성열아?"

"어? 응!"

"왜 수업 안 듣고 여기 있어?"

"아, 화장실 좀 갔다가……."

"그래, 빨리 들어가."

"어어……그래야지."

 

 

김명수가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는다. 나는 얼굴에 열이 몰린다. 왠지 모르겠지만 참 창피하고, 그 것보다 조금 더 설레는 거 같기도 하고……. 뭐? 설레? 이성열 네가 지금 김명수를 보며 설렌다고? 안 돼, 그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어떻게 이성열 네가, 김명수를 보고, 설렘을 느끼니! 미친 게 분명해.아니야, 나는 지금 김명수의 페로몬에 매혹되어서 이런 뭐 같은 감정을 느끼는 거야. 절대로, 인정할 수 없어!

 

 

"잘 생각해봐. 후회하지 말고."

"아……근데, 저……."

"응."

"그 거……진심이야?"

 

 

애도 이성종처럼 내 말에 얼굴을 대번 굳히더니 미간을 좁힌다. 아니, 그 소문이 진짠가 봐. 애는 무슨 미간만 좁혔는데도 카리스마 폭발? 시뎅, 쫄았다. 근데 내가 무슨 못 할 말이라도 한 거니? 표정 좀 풀어줘, 흑흑.

 

 

"왜 그런 말하는 건데?"

"어?"

"무슨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데? 누가 그래? 어떤 자식이?"

 

 

아니, 왜 혼자 앞서나가고 그러니 명수야. 그리고 만약 내가 없는 그 자식도 만들어 말하면 죽일 기세는 도대체 뭐야. 무섭잖아. 명수야, 따도남으로 돌아와 줘.

 

 

"아니, 그냥 솔직히……네가 나한테 고백했다는 거 자체가 조금 웃기잖아."

"안 웃긴데."

"……."

"진짜야, 그러니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내일까지 말해줘."

"내가 왜 좋은 데?"

"……."

 

 

뭐지?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야?! 내가 물어놓고도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미쳤어, 그 걸 어떻게 맨 정신으로 물어봐? 그 때 성종이 눈치를 보더니 혼자 쪼르르 계단을 내려간다. 아씨, 왜 가! 지금은 되게 뻘줌하단 말이야. 물론 내가 이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김명수가 뒷머리를 글쩍인다. 곤란한가 보다. 하긴 그걸 누가 말해줘. 아니야, 됐어, 나 가볼께,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몇 시간 전의 뒤뜰에서 나에게 고백을 했던 김명수처럼 김명수는 또 다시 볼을 붉혔다. 왠지 모르게 등골로 소름이 쫙 돋았다. 잠깐, 나 듣기 전에 심호흡 좀 하고. 후하후하.

 

 

"……첫눈에 반했단 말이야."

 

 

김명수가 후다닥 계단을 두 칸씩 밟으며 올라가 이내 자취를 감춘다. 녀석의 귀가 빨게 져 있는 걸 나는 보고야 말았다. 악, 어떻게 나도 부끄러 미칠 것 같아. 나는 손으로 두 눈을 가리고 주저앉아버렸다. 미쳤어, 미쳤어. 얼굴이 터질 듯이 뜨겁다. 심장이 쿵더덕쿵더덕쿵더러러러럭 뛴다. 안 돼, 들어 가, 이러다 튀어나오지 않을 까 걱정이 문득 됐다. 체력장을 한 것도 아닌 데 어떻게 네가 이렇게 힘차게 뛸 수가 있어! 아, 어떻게, 내가 지금 설레면 안 돼는 건데 그런 건데……. 진짜 나도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정말로 내가 김명수의 고백을 받아 줄지도 모르겠다. 계속 아까 김명수가 했던 말이 귓가를 뱅뱅 돈다. 으익! 저 밑층에서 소리를 지르는 이성종의 하이톤 목소리가 들린다. 저 개자식, 몰래 옆들었나 보다. 그나저나 나 이렇게 부끄러워서 어째. 이제 김명수는 못 보겠다. 잘된 건데, 왜 그게 벌써부터 걱정되기도 하지? 아, 몰라. 내 안에는 내가 너무 많다. 암튼 일단은 김명수가 나를 너무 설레게 했다. 나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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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앜ㅋㅋㅋㅋㅋㅋㅋㅋ설레네요ㅠㅠㅠ풋풋한수열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세모론
좋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귀엽네요 둘다ㅎㅎㅎ
12년 전
세모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정말저세계로들어가고싶어요
12년 전
독자7
성열아 처음엔 호기심을 갖다가 점점 사랑에 빠지는거란다...명수같은남자 거부하면 안됳ㅎㅎ
12년 전
독자3
아 완전 기여워요ㅠㅠㅠㅠㅠ엄청 기다렸어요ㅠㅠ왜케 늦게 오셨어요ㅠㅠㅠㅠ
12년 전
세모론
엄청 기다렸어요? ㅠㅠ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저를 기다리시는 분이 있었다니ㅠㅠ몸둘바를 모르겠어요ㅠㅠ
12년 전
독자8
앜ㅋㅋ성열이 혼란스러워하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성종이 깨방정호모동생 캐릭터 짱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재밌다 성열이 독백하는거 웃겨죽겠어요ㅎㅎㅋㅋㅋ이젠 서서히 밍수으 매료그로 빠질 차례네옄ㅋㅋㅋㅋ
12년 전
세모론
으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좋아해주신다니너무감사드리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기나닝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이비루한작가는 이미 매력에 퐁당 빠져서 수영하고 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10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완전 기여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세모론
감사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11
헐???세모론님 ㅋㅋ 아오 ㅋㅋ 쏘유에요 ㅋㅋ인스티즈에서 볼줄이야 작가님 손나 반가버요 ㅋㅋ 여기 손나 자유로움 ㅇㅇ 아 너무 조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음남발해도 안 붙잡혀감 ㅋㅋㅋ
작가님 사랑해요 아오 ㅋㅋ 귀여워서 미치는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손나 어???본듯한데??? 님이 적은거 ㅋㅋㅋ 잘읽고가용 ㅋㅋ

12년 전
세모론
으익!!!!!!!!!!!님!!!!저도 댓글보고 놀랐다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손나손나 반가버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여기가 진정 성지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14
아오 그걸 말이라곸ㅋㅋ 진심 거긴 와 ㅋㅋ 여기오니깐 진짜 천국의 공기임 너무 조아여 ㅋㅋㅋ
12년 전
독자15
헐.. 대작...ㅠㅠ그대 언제 돌아오시나요...ㅠㅠ
12년 전
세모론
대작이라뇨ㅠㅠㅠ그대 그런 과분한 말을ㅠㅠ사랑해요ㅠㅠ이 글로 조만간 찾아뵐께요ㅠㅠ근데 이 때의 실력이 지금은 안나와요ㅠㅠ 그래서ㅠㅠ아무한테도 말 못한 고민이었는데 제가 그대에게 이렇게 푸네요ㅠㅠ
12년 전
독자17
ㅠㅠ아녜요!!완전 대박인댕....ㅠㅠ
그대!!꼭 돌아오세요ㅠㅠ기다릴께요...ㅠㅠ

12년 전
세모론
옙! 님을 위해 곧 이글로 찾아뵐께요ㅠㅟ
12년 전
독자19
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ㅠ
12년 전
세모론
죄송해요 그대ㅠㅠ도저히 글이 안써져요ㅠㅠ연중해야 겠어요ㅠㅠ밝게 쓰는 게 너무 어려워서..그대를 위해 꼭 연중을 하더라도 삼편을 쓰고 연중을 하려고 했지만...슬럼프인가 봐요ㅠㅠ죄송해요 그대ㅠㅠ
12년 전
독자21
허거거거걱!!안대요ㅠㅠ최대한 반장 돌아와잉!!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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