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참나..."
"그까지 해. 별빛아, 가자."
"...뭐야, 기억도 못했어?"
뭐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기억해냈지만, 덕분에 기분이 똥망이야.
홍빈이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너는 도통 표정관리를 못하다가 결국 먼저 고개를 돌려 택운이 뒤만 졸졸 따라가.
둘이 같이 커피도 마시고 그런 사이였나보네.
나만 몰랐구만.
시끄러운 네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택운이는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와 안내해 주는 대로 앉아.
"사람도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룸으로 했습니다. 괜찮죠?"
"네. 시끄러운 거 싫어하시나봐요."
원래 이럴거였는데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남이라고, 너는 애써 널 토닥이며 택운이와 대화를 이어나가.
"집중."
아직도 손을 잡고 있었는지도 몰랐지만 손에 힘을 꾹 주며 말하는 택운이였어.
또 그 표정이 매섭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눈을 마주쳤지만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았어.
"..., 미안해요."
"미안하라고 한 말 아닙니다."
그러면 더 미안해지는 걸 모르시나봐요, 목 끝까지 올라왔던 말을 꾹 참아.
오물오물대며 열심히 먹는 널 보고 택운이는 괜히 웃음이 나와.
그러다가 네가 고개를 들고 뭘 보고 있냐는 듯 갸우뚱하면 또 금방 정색을 하고 저도 먹고.
그렇게 반복 하다가 다시 연인인마냥 손을 꼭 잡고 영화관으로 향해.
"사람 많은 건 정말 싫습니다."
"아, 그러시구나... 주말이라 그런가봐요."
그리고 아까 그 카페를 지나게 돼.
설마 아직까지 있을까 싶어서 안보려고 했지만 저절로 눈이 가.
다행히 아까 그 자리에는 다른 사람들이 앉아 있었어.
괜히 안심이 되서 다시 택운이를 졸졸 따라가는데 뭔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홍빈이와 그 여자였어.
홍빈이는 당황한 표정인듯 하더니 다시 무표정이였고 그 여자는 사납게 널 노려보고 있었어.
아무것도 모르는 택운이는 널 데리고 둘을 지나쳐.
"남자가 존나 잘 꼬이나보네."
들릴듯 말듯 했지만 너는 그 말을 듣고야 말아.
도대체 둘 사이가 어떤건지, 저 여자한테 왜 그런말을 들어야하는건지.
너는 생각이 복잡해졌고 차마 둘을 보지도 못한 채로 입술만 꾹 깨물고 걸음을 빨리 해.
영화를 보는 내내 멍하니 있다가 그래도 택운이한테 집중해야겠다 싶어서 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올려다보며 싱긋 웃어.
"영화 재밌었어요."
"다행이네요."
저 짤막한 대답만 아니면 참 좋은 사람인데...
찝찝한 주말이 끝나고 다시 월요일이 되었어.
출근길에도 학연이는 안보이고, 점심 때 사내식당에서도 학연이는 보이지가 않아.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로비에서 학연이를 마주치자, 너는 반가운 마음에 학연이 팔을 덥썩 잡아.
"왜 이렇게 안보여요. 주말 잘 보냈어요?"
"아, 네. 별빛 씨도 잘 보낸걸로 알고 있어요."
잘 보내다니요, 이사람이 지금.
너는 어색하게 웃고는 팔을 스르르 놔.
"그럼, 저 가볼게요."
"아, 아니 저..."
"뭐, 할말 있어서 나 부른거예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학연이는 평소처럼 웃어주고 뒤돌아서 가던길을 갔지만 어쩐지 그 웃음도 네 주말처럼 찝찝해.
무슨 일이 있는건지, 까무잡잡한 얼굴에 그림자가 하나 더 씌인 기분이야.
[학연 씨 나 오늘 칼퇴인데 집에 같이 가요!]
[제가 오늘 야근이네요.]
[그럼 야근하고 치맥 먹을래요?]
[생각해볼게요. 마치고 연락할게요.]
이 반응은 뭔지 너는 또 머리를 쥐어 뜯어.
홍빈이 일 때문에도 복잡해 죽겠는데, 태도가 바뀐듯한 학연이한테도 오만상 신경이 쓰이는 너야.
가기전 선물 프레젠또 ㅎ
프레젠또가 아니라면 소금이 된다 ㅎ
폭풍 업뎃을 약속하진 못하지만
샤웅훼여
ㅇㄴ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