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너의 모습
W. 반타나
첫 번째의 모습
내 눈에 비쳤던 너는,
따뜻한 사람
두 눈 속에 비치던 너무도 예뻤던
.
.
.
눈이 온다. 그리고 벚꽃이 휘날린다. 이러다가는 여름이 너무 이르게 오겠는걸
이라는 생각을 하며 여느 때와 다름없는 캠퍼스를 거닌다.
그리고 2년간 다름없는 빈 강의실에 수업 시간 20분전쯤에 와 앉는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 10분. 10분 뒤면 네가 들어온다. 기분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너도 나처럼 이른 수업시간에 잠이 오는 것일까.
너의 두꺼운 안경태 안으로 너의 눈빛이 어떤지, 너의 눈의 빛깔은 검정색인지, 밝은 갈색인지 나는 알 수 없다.
나는 알 수 없다. 너의 오늘 기분이 어떤지 그리고 이 전공 수업 뒤로 어떤 수업이 있는지 그런데 알 수 있는 것은
“..안녕”
“...그래..안녕”
친구 없이 먼저 빈 강의실에 와서 앉아 있는 나를 향해 먼저 인사를 건네준다. 그리고는
“오늘도..수업..”
“..잘 들을게 고마워”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미소를 띤 입술로 말한다. 그리고 내 귓가에 닿는다. 너의 따뜻함이.
너의 대사는 늘 정해져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대답 또한 정해져 있다.
그래도 이 일을 4개월 넘게, 꽃이 수줍게 싹을 틔운 그 날부터 활짝 만개해서 지는 오늘 까지 이어져 왔다.
나에게는 제일 중요한 시간 네가 그 말을 하고 너의 자리까지 다시 돌아가,
앉는 이 시간. 나에게는 너무 중요하다. 아니 사랑스럽다. 이 공기가. 너의 따뜻함이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렇게 멍하니 전공수업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면 내 하나뿐인 동기이자 친구가 밥을 먹으러 가자며 온다.
그러면 너도 밥을 먹으러 가는지, 아님, 또 다른 수업을 가는지 벌써 저 만치 사라져 있다. 말하고 싶은데
“..밥 같이 먹자고”
“뭐?”
“아냐 아냐 가자”
“잤냐? 멍한데?”
“아니거든, 내가 너냐”
“뭐..하긴 공부만 하는 네가 무슨”
“...”
친구와 말하다 보니 어느새 사물함이고 책을 넣고 밥 생각을 한다.
건물이 반대편이니까 빨리 가야겠다.
“오늘도 돈까스?”
“당근, 빨리 가자 또 줄 엄청 길겠다.”
“야 그건 네가..”
안 들려. 지금 내 눈앞에 있어, 네 뒷모습이 저 총총 거리며 지하인 편의점으로 들어가는 네 모습이 그래서 나는 지금
“정국아 나 편의점 들렀다 갈게 너 먼저가”
“뭐? 뭔 야!야야!!김여주!”
급해 또 널 놓칠까봐서 너무 급해 나는
허겁지겁 계단을 미친 듯이 내달렸다. 오늘은 꼭 같이 먹자고, 수업 잘 들었냐고 물어 봐야지
너에게 달려가는 이 계단이 마치 천국으로 가는 구름인 것 마냥 포근포근하다. 따스하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에 입에는 미소가 슬며시 떠오른다. 팍! 누군가와 부딫혔는데 그런거는 게의치 않는다. 그 사람에게 빠르게 사과를 하고 더 빨리 달린다
그리고
“김태형이! 빨리 와! 나 배고파 디짐”
“엉..헤헿 나 디게 빨리 온건데~”
“뭐래 개 늦었는데”
“..내가 제일 빨리 나왔는데..”
“어휴 알겠네요~ 난 삼김에 라면 넌?”
“음..나도 너랑 같은 걸뤃ㅎㅎ”
“콜~ 뭐가 그렇게 좋다고 웃냐, 어? 오늘 수업 재미있었어?”
“아니 그냐앙 빨리 들어가자 아직 쌀쌀해”
“뭔데~뭔데~”
저 옆에 있는 여자를 보자마자 굳었다 내 머릿속도, 그리고 내 다리도. 그래서 매일 그렇게 빨리 나간 걸까.
“하아..야! 넌 뭔 애가...?”
“...정국아”
“야야!!너 피나! 움직이지 말아봐!”
“..정국아아”
“넘어졌어? 어디서? 분명 내가 봤을 때는 그냥 달리기만 하더만!”
“..괜찮아 안 아파”
“뭔 소리야! 피가 이렇게 나는데!”
“...”
“밥은 이따 먹고 차피 2시간 공강이니까”
“...”
“보건실이나 먼저 가자”
“..응”
내가 본 너는 누구에게나
따뜻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