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여기까지가 마크가 나에게 고백하기까지의 긴긴 여정이야. 갑자기 이렇게 훅 건너뛰어서 뭐라고 할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은데 천천히 다 이야기 해 줄게 기다려봐. 일단 고백하던 날에, 나는 마크에게 솔직히 말했어. 나는 한 주 더 머무르다가 갈거고 같은 마음이라고. 음,, 더 오글거리는 말들도 했었는데 부끄러워서 차마 못 쓰겠다. 시간을 갑자기 건너뛴 데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끝났어?〈〈 >>응 지금 나갈게 조금만 기다려 :) 마크가 한국에 왔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온거야. 원래도 공부에 흥미가 없던 건 맞는지 하고 싶은 걸 찾으러 왔대. 한국을 더 알고 싶기도 하고 기회가 되면 예체능 쪽으로 더 공부할거래. 서로 다른 나라에 있던 시간 동안에도 나름 꾸준하게 연락을 해 온 덕분인지 뭔지 아니 사실은 마크의 고집 때문이겠지만 우리 집에서 30분 거리의 대학가에서 자취하 마크는 된 이렇게, “Hey Mark!” 여름 방학 맞이 자습을 하는 고등학교 3학년인 나를 교문에서 기다려주고 있어. 분명 많이 어렸던 것 같은 얼굴이 많이 달라져서, 처음에 볼 때는 조금 어색했는데 지금은 괜찮은 거 같아. 까만 머리도 잘 어울리고 나보다 키가 훌쩍 커진 것도 , 이제야 조금 오빠 같거든. 지금 입고 있는 저 반팔티 내가 생일 선물로 사준거야. 마침 여름이 생일인 덕에 같이 보낼 수 있게 된 걸 감사하면서 사줬지. 사실 마크의 옷들이 다 .. 음 너무 캐내디언스러워서 내가 내 멋대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사다준 거지만 저 얼굴에 안 어울리는 옷은 없더라. “How long have you been waiting here for me?” “Just 5mins.” “Don’t lie!” 이마에 땀 맺히기 시작했는데 무슨 겨우 5분이야. 조금은 짜증을 내듯 눈을 흘기면 마크는 아닌 척 실실 웃으면서 내 눈을 피해. 더운 날씨라 손을 꽉 잡으면 뜨겁기만 할 것 같았는데 겹쳐진 손도, 살짝씩 스치는 팔뚝도 불쾌하기는커녕 기분을 들뜨게 만들어서 나는 마크를 이끌고 좋아하는 카페로 가. “네가 주문해 와.” “아아아 너무해.” 한국에 온지 꽤 됐는데도 마크는 한국어로 주문하는 걸 부끄러워 해. 아이같지? 맨날 내 뒤에 숨어서 나는 뭐 마실래.. 라고 작게 마시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메뉴판에 작게 영어로 쓰여있기까지 하겠다, 뭐가 무섭다고 그렇게 겁을 먹는 건지. 나는 자리를 잡고 옆에 책가방을 내려놓은 채로 마크가 주문하는 모습을 지켜봤어. 캐나다에서 봤던 마크보다 등도 훨씬 넓어졌고, 키도 많이 자랐어. 농구를 한 게 도움이 꽤 됐나봐. 웅얼웅얼 조심스럽고도 소심하게 주민하는 마크가 귀여워서 웃고 있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뒤를 돌아서 나를 쳐다봐. 아예 음료까지 받아서 앉은 마크는 하나도 밉지 않게 나한테 불평을 해. “너무해.” “Training for you.” “What?!” 어이없다고 웃으면서도 내 앞으로 내 몫의 음료를 내려주고 미리 챙겨온 냅킨까지 건네. 머리가 시려올 정도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마크를 바라보니까 마크도 나를 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 내가 처음 만난 열여섯의 마크는 조금 더 어리고, 반항기가 넘치고, 제멋대로면서도 맑은 얼굴이었는데. “왜?” 지금은 많이 자랐다는 말이 딱이게 짙은 얼굴에 반항기보다는 단정함이 더 어울리고 어딘가 단호해보이는 얼굴이야. 어떻게 이렇게 변했지. 볼 때마다 새삼스럽다니까. “아무 것도 아니야.” “공부는 잘 했어?” “응 뭐, 해야 되니까 했지..” 마크는 모든 걸 끝마치고 온 상태인데, 나는 아니잖아. 내신이 마무리 되었다고 해도 아직은 수험생이고, 자기소개서며 정시 성적 관리가 남아 있어서 걸리는 게 많아. 마크랑 어디 놀러 가고 싶어도 이렇게 학교나 집 근처에 오는 게 전부라 미안할 정도라니까. “여주야.” “응?” “여기 연필 자국 났어.” 마크가 내 손을 살짝 잡아다가 제 엄지 손가락으로 내 손바닥을 쓸어서 흑연 자국을 지워줬어.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스킨십이 놀라울 정도지만 그렇다고 설레지 않는 건 아냐. *** “야 김여주!!” “어?” “너 어제 그 남자 누구야. 나 다 봤어. 대박 잘생겼더라.” “아.. 마크?” 이름이 마크인지는 모르겠고. 누구야 누구. 눈빛을 빛내는 게 나는 왜 질투가 나지. 그 묘한 느낌 있잖아. 그냥 아는 사람이야 라고 말하면 꼭 소개 시켜 달라고 할 듯한 눈빛. 이마크 내눈에만 잘난 게 아니었다니까. “My Canadian boyfriend.” +) 외전 1. 마크, 여주, 여주의 어머니 3자 대면. “안녕하세요.” 뻣뻣하게 누가 각도기로 재어 놓은 것처럼 90도 인사를 하는 마크는 몸만 굳은 게 아니었어. 표정도 나 긴장했어요 하고 있는 얼굴이라 우리 엄마가 오히려 크게 웃었던 것 같아. 긴장 풀라고. “캐나다잖아. 편하게 인사해요.” “엄마 우리 일단 앉을까?” 캐나다에서, 멕시칸 식당에 앉아, 한국어로 대화를 하며 웃는 이 상황 뭘까. “그래서, 둘이 요즘 그거야 썸?” “Some..?” 어휴 진짜! 내가 엄마 팔뚝을 안 아프게 찰싹 때리면서 구박을 했어. 처음 보는 사이에 무슨 그런 소리를 해.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라 다행이지 진짜. 마크가 눈을 크게 뜨고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내게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을 했지만 나는 애써 외면했어. 미안 마크 내 입으로 설명해주기는 조금 부끄럽다. “아 왜. 엄마는 찬성이야. 저런 남자친구.” “좀!” “Oh.. I see. 근데 저 아직 짝사랑..? 중이에요.” 아니 마크야!! +) 외전 2. 롱디란 이런걸까. >>일어났어? 응 ㅠㅠ 이제 학교 갈 준비해야지..〈〈 >>잘 다녀와 :) 마크는 저녁 꼭 챙겨먹고.〈〈 >>여주는 버스 조심해. 지난 번처럼 놓치지 말고 Don’t worry!〈〈 >> :(.... 열다섯시간이나 되는 시차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크는 일부러 퍽퍽 소리를 내며 시리얼을 섞었다. 마지막 학년을 위한 레포트를 쓰려고 앉아서도 핸드폰을 미련스럽게 바라봤다. 야자가 뭐라고 여주는 마크가 자고 일어날 때 쯤에야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러는 마크도 안경을 올려쓴 채로 책을 뒤적거리느라 바쁜 삶을 살면서 자꾸만 여주가 걱정되었다. 생활 패턴이라도 꼭 맞으면 걱정하고 챙겨주기가 더 편한데 자꾸만 하나 둘씩 놓치게 되는 것 같았다. 결국 마크는 쓰던 것을 저장하고 인터넷 창을 켰다. 디지털 시계를 하나 사야겠어. 그건 한국 시간으로 맞춰놓고 책상에 올려 놓을래. 나 학교 다녀올 동안 잠도 많이 자고 있어 마크〈〈 >> 알겠어.. 왜 그래?〈〈 >> Nothing 아무것도 아니긴. 보고 싶다. +) 외전 3. 재회 집 정리를 마치고도 하루를 더 쉬고 나서야 여주와의 약속날이었다. 나는 괜찮다고 했는데 여주가 자꾸만 안된다고 그랬다. 시차 다 적응하고 나서 만나주려고 했는데 이것도 빨리 만나는 거라고 했다. 난 진짜 괜찮은데. 그러면서도 거울 속의 나는 왠지 다크서클도 내려온 것 같고 피부도 푸석푸석한 것 같고 “못생겼어..” 어떡하지 오랜만에 보는 건데 여주가 나를 보고 실망하면 어떡하지. 거울이 없어서 화장실 거울 앞에서 난리를 쳤다. “오랜만..이야.”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기다리고 서 있던 내 앞으로 여주가 살짝 인사를 하면서 다가오자마자 내가 준비한 것 다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예뻐지는 게 어디있어. 반칙이야. 눈도 못 마주치고 내리려고 하는데 이제는 여주의 정수리가 훤히 보였다. 아 키 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들어가.” 문을 열어주고, 의자를 꺼내서 먼저 앉히고 수저를 대신 놓아주는데 갑자기 여주가 크게 웃었다. “얼굴이 변해서, 좀 어색했는데 그대로네.” +) 외전 4. 이제는 오빠 “이거는 어때?” 마음에 드는 옷을 하나 꺼내서 마크 쪽으로 뒤 돌아 보려는데 어깨가 마크의 가슴팍에 부딪쳤어. 반동에 휘청이려는 내 팔꿈치를 살짝 잡은 마크가 내 어깨 위로 얼굴을 가까이 하며 오 괜찮네 라고 말 하는데 그 .. 뭐라고 해야 되지. 듬직함? 살짝도 안 흔들리고 그냥 몸으로 내 몸을 받쳐주고 서 있는게 새삼스럽게 설레서 옷을 바라보는 이마크 옆얼굴을 빤히 바라보게 되는거야 “왜?” “아니..” “응?” “새삼 오빠 같아서.” 그러자 마크도 내 얼굴을 빤히 바라고는 거야. 옷을 들고 있던 내 손을 살짝 받쳐주면서 입꼬리만 살짝 올려서 웃는데 그게 뭐라고 화악 뜨거움이 번지듯이 설레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는데 내 바로 뒤에 마크가 있잖아. 다리가 엉켜도 단단히 버티고 서서는 다른 한 팔로 내 어깨를 감싸주는 거야. “이렇게 하면 오빠같아?” 응 너무.. 오빠하자 이제.. ————— 완성도 높지 않은 글을 끝까지 봐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암호닉 : 동쓰 베리 딸랑이 하라하라 혀긔 메리 슈비두바 작결단1호 찬네 쪼코 코코 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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