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쓰는 편지,
첫 번째 장
안녕하세요 오늘도 여러분과 함께하는 새벽, 악토의 달맞이꽃입니다.
새벽이 되니 낮에 더운 느낌 가시고 산산한 바람이 붑니다,
오늘은 월요일이니 청취자분들의 마음을 대신 전달하는 시간, 너에게 쓰는 편지를 할 차례네요.
오늘의 편지를 보내신 주인공은 김 한빈군이네요.
제목이 '안녕 여주야'... 아마도 여주양이 한빈군이 좋아하는 분이신 가봐요.
그럼 편지 한 번 들어볼까요, 한빈군 제 목소리 들리세요?
들리시면 인사 부탁드려요!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김한빈 이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한빈군. 제목이 '안녕 여주야'인데요 여주분이랑 어떤 관계세요?
[..제가 많이 좋아하는 여자입니다. 짝사랑은 아니었는데
제가 너무 바보같이 고백도 못하고.. 결국은 사랑도 못 주고 떠나보냈어요.]
아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알았는데도 왜 고백을 못하셨나요?
[음... 저랑 여주랑 같이 인디밴드를 구성 했는데
그 안에서 저희가 사귀다 깨지면 음악하는 사이가 틀어질까봐...
고백하지 못했어요. 저희가 틀어지면 다른 팀원들한테도 영향이 갈까봐.]
아,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그래도 상황은 이해가지만 뭐랄까.. 아쉬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네요.
[사실 그래서 더 미안한게 여주가 먼저 제게 고백을 했어요.
그런데.. 그 때 제가 그냥 미안하다고 했어요.]
헐? 이런 말 원래 사연당첨자한테는 안 하는데 솔직히 한빈군 너무해요!...
여자가 고백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결정인데...
[저 사실 더 미운 놈이에요. 그렇게 차고나서
역시나 여주가 좀 연습하는데 기운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 다그쳤어요.
차인 것 때문이라면 실망했다면서.. 공과 사는 구분하자.
밴드에 너랑 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라면서요..]
저 원래 사연당첨자 편 드는데.. 이건 솔직히 여주양이 너무 불쌍하네요..
여주양도 한빈군이 잘해주고 다정하게 대해주니까 거기에 좀 확신가지고 고백한 거 같은데..
똑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해서 고백했는데 차이고
그 사람한테 공과 사 구분 못한다고 혼나면 전 솔직히 많이 원망할 거 같은데요?
[하하. 그렇죠 제가 너무 여주한테 못 되게 굴어서
여주가 떠날 때 잡지도 못했어요 미안해서.]
떠날 때라면.. 여주양이 결국 밴드활동을 안 하겠다고 한건가요?
[어..아니요. 여주는 다른 남자랑 결혼한다 했어요.
다들 축하했지만 저는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서 화가 났어요,
그래도 일단은 축하한다며 마음에도 없는 말 했는데
여주가 울면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슬퍼서 우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날 여주가 술을 좀 먹었는지
저한테 너는 나 안 좋아하면서 왜 이렇게 잘 대해주냐고..
사람 마음 헷갈린다고 하면서 그러지 말라고 화내면서 전화를 했어요.
그 때도 그냥 술취한 거 같은데 내일 일어나면 후회할 짓 하지 말고 자라고 했는데..
어쩌면 그게 여주가 저보고 잡아달라고 하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제가 바보같이 잡지도 못했어요.]
아...정말 너무 안타까워서 진짜 아무 말도 못하겠어요 한빈군..
여주양.. 일단 그럼 현재 결혼한 상태인가요 아님 예정?
[.....결혼 예정일은 3년 전 6월달이었어요.]
아 그럼 이미 한거군요... 그럼 제목이 '안녕 여주야'라고 한 게 여주양을 떠나보내는 의미인가요?
[아니요.. 여주는 결혼을 하지 못했어요..그 날...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습니다. 그 때 저는 결혼식장에 안 간 상태였는데
마지막에 제 이름을 부르며 미안하다 말했데요.
나중에 멤버 얘기를 듣고 안 사실이지만...
그 이야길 듣고, 그 날이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마지막이.. 아니더라도 결혼식에는 가볼걸 많이 후회가 되더라고요..]
.....한빈군 괜찮나요? 울음 참지 마시고 우셔도 괜찮아요.
아... 너무 슬퍼서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괜찮아요.. 저 마지막으로 여주한테 하고싶은 말 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마음껏 하세요. 그동안 못 말했던 것 까지.
[어..음 여주야 안녕? 나 한빈이야. 거기서 잘 살고 있지?
많이 보고싶어 내가. 너한테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 못했는데
이렇게라도 하고 싶다.
사실 살아있을 때 더 많이 했어야 하는 말인데
이렇게 다 늦은 후에야 말하는 게 너무 미안해.
내가 너한테 상처준 것도 미안해. 내가 너무 겁쟁이라
너가 다가와줘도 내가 피하고 상처줬어 너한테...
사랑해 여주야. 지금은 우리가 만나지 못하지만
나중에 내가 죽고 다시 너랑 만난다면 그때는
내가 먼저 말할께 사랑한다고.
나 좋아해줘서 고마워, 안녕]
-fin
안녕하세요! 달맞이꽃 라디오는 시리즈단편으로 계속 연재할 생각입니다! 첫번째 남주는 한빈인데 잘 읽으셨나요?ㅎㅎ 뭔가 슬픈 내용을 적고싶었는데 그게 잘 들어났는지 모르겠어요ㅠㅠㅠ 오랜만에 글써서 그런가 맘에안드네요.ㅋㅋㅋㅋ큐ㅠㅠ 기다리게 해놓고선 이런 똥글을투척해서 죄송합니닼ㅋㅋACT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