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고 옵시다, 수만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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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자, 그럼 수만고등학교 20기 입학을 축하하며. 위하여! 와인잔을 높게 쳐든 이사장 선생님의 미소가 빛났다. 재학생들은 뭣에 홀린 듯 이사장님의 손끝을 경건하게 쳐다봤다. 아아, 수멘… 어머니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명문고인 수만고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된 오징어(17)은 이 상황이 얼떨떨할 뿐이었다. 여기 애들은 전부 이런가봐…. 수멘 1장 1절을 낭독할 기세인 학생회장의 잘생긴 얼굴을 쳐다보며 오징어는 눈물을 삼켰다. 설마 우리학교 애들이 다 저러진 않겠지…. 교실로 올라가자는 잘생긴 선생님의 목소리에 따라 1학년 1반으로 입성한 징어는 눈을 끔뻑였다. 세상에… 보통 학교는 핑크색으로 SM TOWN 따위가 적혀진 교실을 가지고 있지 않을텐데. 하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리에 착석하는 학생들에게 떠밀려 징어는 자리에 착석하게 되었다. 역시나 핑크색인 종이에는 명렬표가 인쇄되어 붙여져 있었고, 제 옆자리에는 '오세훈' 이라는 이름이 단정히 인쇄되어 있었다. " 안녕. " " 어.. 안녕. " 이건 본 적이 없는 그런 잘생김이야.. 징어는 기쁨의 광대승천을 억누르고 애써 차갑고 도도한 여자 코스프레를 하며 세훈의 옆자리를 지켰다. 그런 징어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세훈이 징어의 어깨를 흔들었다. 저기. " 어…응? " 최대한 조신한 여자 코스프레를 하던 징어가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수줍게 웃어 보였으나 세훈은 여전히 떫은 표정을 하며 징어를 멘붕상태에 빠트렸다. 왜 자꾸 콧김을 내뿜니? 여자애가 조신하지 못하게. 청학동에서 온 것만 같은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본더서울표 발음에 징어는 세훈의 훈남 이미지를 눈물을 삼키며 버릴 수밖에 없었다. 엄마, 짝이 미친놈인 것 같아요…. 정신을 못차리는 징어의 시선에 앞자리 남자애 둘이 들어왔다. 가나다 순인 자리 때문에 앉은 자리는 이상하게 남남이 짝이었다. " 백현아, 아무리 생각해도 난 존나 잘난 것 같아. " " 닥쳐 도비새끼야. " " 야, 솔직히 나만한 얼굴이 어딨냐? 봐봐, 존나 우월한 몸매. 니따위랑은 비교도 안되게 크잖니. " " 안닥치냐 어좁이주제에. " " 변백현 하등한 새끼. " 그리고 이어지는 '누가누가 잘났나' 대회에 징어는 침을 삼키며 둘을 관전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학교에 또라이들이 너무나 많다고. 그리고 징어는 이들이 그저 서막에 불과하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
앗 미안해요 글을 한번 잘못 올렸네요 ㅠ.ㅡ
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