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DAY
w.너는태양
최승현과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게 된 사이였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의 사업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고 그곳에서 만난 엄마 친구의 아들이 최승현이었다. 최승현의 첫 인상을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무서웠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 귀여운 초등학생으로 보일지 몰라도 같은 나이 또래에게는 상당히 무서운 인상이었다. 근데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나는 최승현의 알면 알수록 또라이 같은 면이 제법 마음에 들었고 최승현도 얼굴에 대놓고 쓰여 있는 나의 병신 같은 면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물론 이 사실을 털어놓은 날 우리는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던 도중 5학년 때 최승현은 갑작스럽게 아무런 말없이 이사를 갔는데 중2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것도 아버지와 단 둘이서만. 나는 그 이유를 굳이 알려하진 않았다. 어른들끼리의 대화만 조금 들어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녀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하고 그에 대해 엿듣는 등의 행위 같은 건 전혀 하지 않았다. (최승현은 내가 모른다는 걸 믿지 않는 눈치지만) 최승현이 다시 이사 온 집은 전보다 더 멀었고 이에 중학교 또한 나와 떨어지게 되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최승현과 다시 연락을 하며 친하게 지내려 했지만 녀석은 그게 동정심 때문이라 생각했는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불편한 듯 했다. 하지만 일 년간 나의 꾸준한 노력과 지랄에 가까운 애정으로 최승현과 나는, 형제가 아닐까 생각될 만큼 친해졌고 심지어 중3때 나는 버스로 30분이나 걸리는 녀석의 집을 내 집인 것 마냥 들려대었다. 최승현은 그 것에 대해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무도 없는 집보다는 나라도 있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최승현은 우리 집에 오는 것을 조금 꺼려했다. 아마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와 시선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는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희망 고등학교 제출 서류에 나는 빈칸을 채우려는 용도로 최승현이 가려고 하는 학교를 제 3지망에 적어 넣었었다. 물론 아무리 최승현과 친하다고 해도 우리 집에서 50분이나 걸리는 학교에 갈 마음은 없었다. 집과 가까운 학교로 1지망과 2지망을 적었는데 그 2곳 외 나머지 학교는 거리가 그게 그거라 최승현이 갈 학교를 적었을 뿐인데 운도 지지리 없는 나는, 3지망에 아무런 생각 없이 써넣은 학교로 가게 되고 말았다.
‘안 그래도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녀석이 그 먼 학교는 어떻게 갈 생각이냐’
부모님은 저렇게 말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내가 원해서 간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별 말은 하지 않으셨다.
그 때 최승현이 우리 부모님에게 ‘저 녀석이 지각하는 게 정 걱정되시면 저희 집으로 보내셔도 상관없습니다.’라고 흘리듯 말했고 녀석의 아버지가 집에 한 달에 한번 꼴로 온다는 것을 나를 통해 알고 있던 부모님은 싫다고 외치는 나를 냅다 최승현의 집으로 보내버렸다.
아무리 내가 최승현의 집을 내 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고 해도 잦은 방문과 아예 같이 사는 건 분명 다른 일인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내 말을 지나가는 개가 짖는 소리마냥 무시해 버리는게 아닌가. 보통 저런 말을 하면 상대방이 아무리 진심이여도 거절하기 나름인데 심각하게 긍정적인 나의 부모님은 내 물건들을 모두 모아 최승현의 집 앞까지 친절히 배달해주었고 나는 그제야 부모님이 엄마 없이 반듯하게 자란 최승현의 훌륭한 면모를 배워오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부모님이 간과 하지 못한 게 있다면 최승현 저 새끼는 우리 부모님한테나 잘하지 현실은 미친놈 이란 거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최승현의 집에 들어가 짐을 내려놓고 멍하니 서 있는데, 내 옆으로 다가온 최승현이 문 옆에 비스듬히 기대어 나에게 했던 환영 인사는 딱 한마디였다.
‘멍 때리지 말고 들어와서 밥이나 해’
원래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최승현은 정말 개새끼였다.
나를 식모 부리듯 부려댔고 나는 집에서도 안 해본 요리를 남의 집에서 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다행이라면 최승현은 반찬투정을 안한다는 점. 그와 반대로, 가장 싫은 건 최승현은 청소를 안 한다는 점이었다. 나는 정리정돈을 정말 꼼꼼하게 하는 스타일이고 반대로 최승현은 전혀 청소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방이 어지러우면 무언가 집중이 안됐고 빌어먹을 최승현은 방이 깔끔하면 집중이 안 된다고 지껄였다. 내가 최승현의 방에 들어갈 일이야 있겠나 싶어 녀석의 방은 포기했지만 거실과 주방은 아니었다. 매일같이 최승현이 어지럽혀놓은 거실을 늘 내가 깨끗하게 치웠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녀석도 나를 배려 해주는 건지 이전만큼 어지럽히진 않았다.
하지만 그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아주 나를 장난감 가지고 놀듯 괴롭히는 저 녀석의 행동에 공포증까지 생길 것 같았다. 날 놀리는 게 인생의 낙이라면 최승현의 인생관을 아주 싹 뜯어 고쳐주고 싶을 정도로 날 괴롭혀댔다. 그리고 그 정도가 요즘 들어 점점 더 심해져가고 있다. 이러다가 나 죽는 거 아닌 가 몰라.
내가 과거를 회상하는 동안 어느새 눈앞에는 나보다 이미 십 센티는 더 커버린 최승현이 서 있었다.
“복도 한가운데 혼자 서서 멍 때리는 놈은 너밖에 없을 거다.”
“어? 아…. 언제 왔냐.”
“승현 선배!”
갑작스런 최승현의 등장에, 화난 것도 잊은 체 멍청한 표정으로 물었고 그와 동시에 내 뒤에서 최근 들어 자주 보게 되는 일학년 꼬맹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최승현의 시선이 내 뒤쪽을 향했고 나도 몸을 돌려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가장 먼저 보인 건 일학년 녀석의 명찰이었다. 이승현. 최승현과 한 글자밖에 차이가 없는데도 느낌이 정 반대구나.
저 일학년 꼬맹이의 집념은 정말이지 칭찬 해주고 싶을 정도로 대단했다. 어느 정도냐면, 자신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 나에게 눈길한번 주지 않고 그저 최승현만 바라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최승현이 대놓고 귀찮다는 표정을 하는데도 굴하지 않는 너의 집념이란, 이젠 무서울 정도란다.
“선배, 내일…”
“가자”
이승현의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들어볼 것도 없다는 듯 최승현이 내 팔을 잡고 이승현을 지나쳤다. 분명 평소처럼 최승현을 졸졸 따라올 거라 예상했지만 이승현은 그런 우리를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고 나는 그런 이승현을 슬쩍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화난 표정으로 걸어가는 최승현을 쳐다보았다.
“좀 천천히 걸어”
괜히 말 시켰다가 화풀이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아무 말도 하지말자고 생각 했지만 평소보다 빠르게 걷는 녀석의 걸음에 내 걸음을 맞추는 건 나름대로 힘들었기 때문에 참다 못해 최승현에게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최승현과 같은 속도로 걷는다고 해도, 빌어먹을 유전자를 소유한 최승현의 다리길이와 내 다리길이의 차이 덕분에 여전히 따라잡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팔이 붙들려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거의 끌려가는 것처럼 보일 게 분명했고 그건 그거대로 자존심이 상한다. 내 소심한 요구에, 녀석이 제 자리에 서서는 날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곤 갑자기 혼자 웃어대는 바람에 얼굴에 뭐라도 묻은 건 아닐까 해서 슬쩍 손등으로 입을 닦았지만 얼굴은 평소와 다름없이 멀쩡했다.
내가 진지하게 얘가 왜 이러나 고민하는 사이 웃음이 멈춘 최승현이 고개를 들어 내 머리를 개새끼 쓰다듬듯이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 다리길이를 배려하지 않은 날 용서해라”
…그래, 다리 길어서 존나 좋겠다.
SOMEDAY 02
으 뭔가 전개가 갑작스럽고 이상하게 빨라진 것 같겠지만 사실입니다 ㅇ<ㅡ<...
01편에도 말했다시피 소설이 하늘로 비상하셔서 기억나는 핵심을 중심으로 급하게 적었습니다 ㅠㅠㅠㅠ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인데요.
참고로 작승은 악역 아닙니다! 저는 빅뱅의 모든 멤버를 사랑하니까요.
작승이 다리짧은 주인공을 괴롭히거나 그런건 없어요.
곧 있으면 大성과 썬도 나옵니다!
이건 정말 말씀드리기 죄송한거지만.. 다음주부턴 제가 시험기간이라 SOMEDAY 연재를 잠시 중단해야할것같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적어놓은 SOMEDAY를 업로드만 하면 되지만 말했다시피 SOMEDAY가 공중분해되신바람에 새로 적어가는 수 밖에 없는데
고등어인 저에게 그런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질 않네요...
SOMEDAY 대신, 전에 적었었던 탑뇽 소설을 업로드 시키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9禁이에요. 19禁입니다. 여러분 저 숫자 좋아하는거 다 알고있어요. 으핳핳하하ㅏㅏ
...죄송합니다. 구차한 변명이지만 컴퓨터 아저씨께서 저희 집 컴퓨터를 고치는 댓가로 모든 파일을 지워버리셨습니다. 무슨 악마와의 거래도 아니고 말이죠..
SOMEDAY는 이미 내용 구상도 끝난 상태고 꼭 적어보고싶은 이야기였기때문에 잠시 연재가 끊기는 일은 있어도 중도 하차는 없을 예정입니다.
부족한 소설 읽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