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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남자의 상관관계




10(完)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갈 아침이 밝았다. 기분이 뭔가 멜랑꼴리 했다. 항상 민박집에서 눈을 뜬 아침은 또다른 여행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새로운 여행보단 '돌아갈'여행이라 그런지 색달랐다.





"OO,잘 잤어요?"





언제 여기로 온건지 커피를 들곤 내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그였다. 





"그럭저럭요. 다니엘은 잘 잤어요?"

"OO고향에 가는거잖아요. 설레서 잠도 안왔어요."

"우리고향 가는데 다니엘이 왜설레요."

"가면,OO이 갔던곳을 내가 가는거고 OO이랑 추억을 공유하는거잖아요."




이런 능글맞은 남자.

씻고 밑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었다. 오늘 한국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사실 밥도 잘 안넘어갔다.

전화벨이 울려 확인해보니 로빈이었다. 귀신같은 로빈.





"로빈?"

-OO!언제와!진짜 나 너무 외로워!

"오늘 가. 오늘가서 부산 갔다가 서울로 갈게."

-부산은 또 왜애!그냥 서울와!

"찡찡거리지 말고. 서울 가자마자 부를테니까 대기타고있어."

-꼭이지?

"그래.꼭.나 밥먹어야되. 끊어 로빈."




로빈이 뭐라뭐라 더 한거같긴한데,지금 난 내밥이 더 중요하다.

전화를 끊고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하는 나를 물끄러미 다니엘이 바라본다.




"왜요?뭐 묻었어요?"

"또 로빈이에요?"

"응,한국 언제오냐구요."

"그래서 서울 가자마자 로빈이랑 놀거에요?나는?"

"에이,뻥이죠."



그는 뻥이라는 단어를 듣고는 다시 시선을 치우고 밥을 먹었다. 젓가락질이 굉장히 흥겨워보였다.

밥을 다 먹고 위로올라와 짐을 꾸렸다. 밑에 내려가 인사를 하고 민박집을 나섰다.

오늘은 날씨도 굉장히 맑았다.





"맑네요.비행기 타기 좋은 날씨다."

"그러게요.바람도 선선하고."




그와 체코의 프라그 공항으로 향했다. 출국절차를 밟고 비행기에 탑승하자 정말 다시 한국에 간다는게 실감났다.

얼마안되서 비행기는 점점 하늘로 날아 올랐다. 완전히 이륙했다는 얘기를듣고 마음이 놓였다.11시간정도를 타고 가야해서 조금 자둘까 싶다.

안그래도 살짝 나른한감이 들어서 옆에 다니엘을 보니 이미 잠에 빠진지 오래다.

그도 자는데 내가 할게 뭐가 있으랴. 눈을 감고 있으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배낭여행을 먼저한 친구가 한 말이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설레임이 묻어있으나 단지 여행 중이라는것 때문에 좀 더 멋지게 포장된것이라고.

글쎄,지금 내옆에서 자고있는 그를보면 굳이 그런것같지도 않다. 그를 처음 봤을때 그에게 설레임이 묻어있긴했다. 하지만 포장된게 아니었고,그래서 그와 나는 지금 한국으로 가고있다.

혹여나 지금 이감정이 변하게 된다하더라도 후회는 안할것같다.



생각을 하다가 잠든모양이었다. 그의 말로는 기내식이 나왔다고한다. 비빔밥이었는데 내입맛엔 맞았다.

그는 매운지 연신 물을 들이키긴 했지만.





"많이 매워요?"

"조금요.근데 맛은 있어요."





표정은 매워 죽을거같은 사람인데 말하는건 전혀 안맵다는듯이 말한다.

기내식을 다먹고 한숨 더 자고나니 벌써 한국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인천공항의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도 마찬가지인듯 말간웃음을 짓고있었다.





"다니엘,우리 바로 버스타고 부산갈거에요."

"아,OO고향이요?"




따지고보면 고향까진 아니다. 내가 태어나고 내가 사랑하는 도시이지,아빠의 고향은 서울이다.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공항을 나왔다. 열두시쯤에 비행기를 타길 잘했다. 체코에서 열두시면 우리나라에서 저녁7시인데 열한시간이 지난지금은 새벽6시였고 다행히 부산행 첫차를 타고갈수 있었다.

표를 사고 짐을 넣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한국의 새벽을 바라보고있었다.





"한국이네요.부산간다고 생각하니까 안떨려요?고향이잖아요."

"떨려요.부산은 예나 지금이나 나한테는 사랑하는 내도시거든요."




어릴적부터 바다를 참 좋아했다.갑갑한걸 싫어했고 부산의 바다냄새가 좋았다. 서울생활에 고통받을때면 부산으로 도망치고싶을때가 많았다.

부산은 나에게 친정같은 존재다.그런 부산을 가는데 어찌 안떨리겠는가. 마치 20년만에 만난 첫사랑을 보러가는 기분이었다.

다섯시간 정도를 달려서 부산톨게이트를 지나 부산 터미널에 들어갔다. 사실 톨게이트를 지난 그순간부터 너무 떨렸다. 가슴이 터질것만 같았다.

터미널에서 내려서 맡아본 부산공기는 여전했다. 살짝 풍겨오는 바다냄새는 마음을 진정시켜줬다.

오전 열한시였다. 아직,부산의 볼만한것은 넘쳤다.

다니엘과 버스를 타고 내가 살던 동네로 갔다. 아직 사촌언니들이 자취방삼아 살던 집이 있다고 들었다. 언니들중 한명만 있다고 했는데 일단 무작정 찾아갔다.

초인종을 몇번 울리자 언니가 나왔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언니가 1차로 놀라더니 2차로 눈물이 터졌다.




"니 맞나,우예 연락이 안되는데. 걱정 했다이가."

"유럽 갔다왔어.언니랑 나랑 어릴때부터 그렇게 좋아하던 유럽."

"어쩐지.니한테 전화걸라고 큰엄마한테 여쭤봤더니 니 국제전화라 안된다카데.근데 저남자는 누군데."

"어..차차 설명할게.우리 만난게 지금 몇년만이지?"

"2년만이다 가시나야.어째 한번도 만나러 오질않냐."



사실 청소년시기 힘든일이 많을때마다 부산으로 내려와서 언니와 있었다. 그만큼 언니는 나에게 친구였고,부모님같은 존재였다.

본격적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시험을보고 대학에 들어가니 부산을 내려올 시간이 없어서 만날수 없었다.

다니엘은 거실에 앉아 집을 둘러보고있었다. 예전에 내가 태어날때부터 살던 집인데,다른가족들이 서울로 올라오게되서 그냥 자취하거나 부산에 오게될경우 나와 언니들이 쓰던 곳이다.




"다니엘,인사해요. 우리 사촌언니인데 이름은 단이 에요."

"아,안녕하세요 단이씨."

"안녕하세요.저랑 이름이 비슷하시네요."




뭐 언니가 털털해서 그런지 둘은 금새 친해졌다. 오늘은 비행하느라 힘들었으니 좀 쉬기로하고 언니에게 그동안 여행하면서 봤던것들을 얘기해줬다.




"로빈 그놈은 아직도 그러나.여전히 찡찡이네."

"응,아 그리고 언니생각나서 엽서 사왔어.디즈니랜드에서 파는거."

"디즈니 랜드도 갔나. 많이갔네.돌아다니느라 수고 좀 했겠다."



다니엘은 사투리를 쓰는 언니가 신기했는지 눈을 꿈뻑거리며 쳐다봤다.

언니도 시선을 느낀건지 다니엘을 보고 웃으며 얘기했다.





"아,사투리 신기해요?내는 이게 약한건데."

"뭘,언니가 사투리 센편인데."

"니가 사투리를 집에서밖에 안써가 그렇지.내는 약한편인데?"




사실 나도 사투리를 썼는데 요즘은 집에 있을때만 쓰지,밖에서는 잘 안쓴다. 다니엘은 나도 사투리를 쓴다는말에 살짝 놀란 표정으로 쳐다본다.





"다니엘,나도 쓰긴 써요. 잘 안써서 그렇지."

"조금 놀랐어요.OO사투리 쓰면 귀여울거같아요."

"아 됬다 됬다.OOO니 여행얘기 그만하고 연애얘기나 고마 해봐라.딱 봐도 둘이 사귀고 있제."




이런 연애귀신. 뭔 말도 안했는데 다 아는건지. 당황한얼굴로 언니를 보자 뭘 놀랐냐는 눈으로 본다.





"뭘 그래보노. 내가 니 몇년 봤나. 니 애기때부터 봤는데."

"귀신같은 사람."




그동안 우리가 만나고 사귀게되고 같이 한국에 오게 된 과정을 차근 차근 얘기하자 언니의 표정이 경악으로 바뀌다가 한국으로 오게 된 계기를 얘기하자마자 다니엘을 놀랍다는 눈으로 본다.

그도 그럴것이 나는 한번 정하면 그다음엔 바꾸지 않는 스타일인데 내 여행계획을 그가 바꾼것이 아닌가.






"뭐고,제부 좀 능력있는 사람이네.같은 국제연애인데 이래 다르나."

"아 그러고 보니까 타쿠야는?"





언니는 나와 동갑인 일본인 남자와 국제연애를 하고있었다. 타쿠야가 어학당을 다니려고 언니네 학교에 왔을때부터 만나서 지금은 1년차 커플이다.

타쿠야랑 언니 둘다 성격이 세기 때문에 이런저런일로 싸우기도하는데 그만큼 쿨하게 푼다. (사실 언니가 더 말빨이 세다.)




"아 금마 지금 잠깐 맥주사러 갔다. 올때가 됬을긴데."




호랑이도 부르면 온다 하던가.금새 오래된 대문이 끼익 거리며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모두의 예상대로겠지만 타쿠야였다. 신발이 많이 있는거에 당황해하다가 들어와서는 우릴보고 놀랐다.




"에에?너뭐야!"

"뭐긴 뭐고.애한테 뭐냐는말이 나오나."



날 가르키면서 뭐냐고 소리지르는 타쿠야의 뒷통수를 시원하게도 갈긴 언니가 맥주를 받아든다.

타쿠야는 입으로는 계속 너,너 거리면서 앞자리에 앉는다.




"너 왜 갑자기 여깄어!"

"왜 여깄긴,여행갔다가 언니보려고 들렸지.너야말로 이제 아주 집에서 산다?"

"아 당연하지!단이가 여기 사는데!"

"넘마 내가 누나라고 부르라고 했나 안했나!"




역시 변한게 없다.언니가 타쿠야랑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동안 우린 계획을 짰다.

오늘 왔으니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쉬고 내일 부산을 구경하고 서울을 가서 하루쉬었다가 서울 구경을 할 계획이다.

계획을 다 짰는데도 부엌에는 투닥거리며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언니 내가 도와줄까?"

"아이다,마 저놈 저거 뺀질거려서 좀 걸린다이가. 가서 기다려라.아 그 다니엘씨 데리고 동네 구경 하고와."






동네는 많이 변한게 없다는 언니의 말에 신이났다. 내가 어릴적에 뛰어놀던 골목들이 다 그대로라니.

급하게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오면서 조금 보긴했는데 내가 가던 빵집이나 골목들 그리고 놀이터까지.

모두 같을지 궁금했다.

그와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집앞에 있는 세탁소도, 마트도, 항상 우리가 심심할때마다 갔던 어린이집의 놀이터도, 우리 초등학교 운동장도,가파른 고등학교 가는길도.

모두 변한게 없었다. 여긴 모두 그대로였고, 내 키만 변한 느낌이다.





"OO,OO네 초등학교에요?"

"네,우리 초등학교에요. 그대로네요,진짜."




밤에 올때면 무섭던 그네도 조회대도 정말 바뀐게 없었다. 세월의 흔적인 페인트만 벗겨져 있을뿐.

그와 손을 잡고 걷다가 그가 턱걸이 하는걸 보여주기도 하고 그네도 탔다. 

그리고 초등학교 근처에 언니들과 자주가던 빵집에 갔다.

주인 할아버지는 그대로셨다.





"할아버지!저 기억나세요?"

"니가 누군데?"

"저에요,4자매집 사촌 OO이."

"OO이?이게 왠일이야,왠일이야.언제 내려온게야.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간다고 전학간게 엊그제 같은데."

"대학교도 서울에 있는곳 가서 여행하고왔어요."

"잘 컸구만,잘 컸어.근데 이 남자는 누구냐?"

"어..남자친구요."

"이제 다 컸네.오냐,오랜만에 왔으니 OO이 좋아하던 슈크림빵 줄까?"





할아버지는 예전보다 더 키가 작아지셨고,예전만큼 챙겨주셨다. 

슈크림빵을 가져오시는 할아버지에게 만원짜리를 건네자 안받는다고 한사코 거절하셨다.





"받으세요,오랜만이잖아요.어릴때도 항상 이러면서 안받으셨잖아요."

"내 손녀같은애한테 내가 돈을 어찌 받누,너 가져가서 더 맛있는거 무라."




정말 끝까지 거절하셔서 슈크림빵 여러개중 세개정도를 두고 가게를 나섰다. 다시 꼭 오겠다는,인사는 남기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 그는 슈크림빵을 하나 가져가더니 뜯어서 내입에 넣어줬다.(쑤셔넣는다는게 맞는 표현같다.)





"왜요?"

"우울해보여서요.우울할때 맛있는거 먹으면 행복해지잖아요."




사실 옛추억에 잠겨있다보니 너무 추억이 없었다. 빨리빨리 달려온 내 이전 인생들에 우울해지기도 하는 참이었다. 

웃으며 그와 집으로 들어가자 언니와 타쿠야가 상을 차려놨다. 그것도 진수성찬으로.




"왜 이렇게 많이했어?우리 빵도 받아왔는데."

"아 할아버지께서 주셨나?뭐 오랜만에 우리 OO이 언니밥먹으라고 해놨지."

"빨리 앉아. 기다리느라 배고파 죽겠다."



자리에 앉아서 숟가락을 들고 오랜만에 언니밥을 먹었다. 다니엘도 입에 맞는지 맛있게 먹었다.

다먹고 안주를 가져온다음 본격적으로 맥주파티가 시작됬다. 뭐 나는 술을 잘 못해서 언니가 조그만 컵에 조금씩 따라주는거만 홀짝홀짝 마셨다.

다니엘은 이 쓴게 뭐그리 맛있는지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오메,잘 마시네요. 타쿠야는 찌질하게 홀짝거리는데.역시 독일남자."

"아 O단이!안 찌질하거든?"

"찌질하거든?남자가 그게 뭐고 그게."

"다니엘,그렇게 급하게 마시다가 훅 가요."

"괜찮아요.내 고향이 맥주의 나라인데요 뭐.OO이나 안취하게 조심해요.저번처럼 그러면 안되요."





아 맞다.랜덤술버릇.타쿠야랑 언니는 내 술버릇을 알아서 그말을 듣자마자 구르고 난리가났다.

저 섬섬옥수를 물어,말아.





"벌써 알아요?얘 술버릇 장난아인데?얘 저번에 내가 먹여놓고 내가 당황해가지고."

"맞아요.얘 이번엔 어땠는지 모르는데 그때는 진짜 울다가 웃다가 난리가 났다니까요."





저 부셔버릴 커플,오늘저녁에 기필코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리라.





*





그림을 그려주긴 무슨,먹다가 잠에 골아떨어졌다. 일어나니 머리가 땡 했다. 언니가 해장국을 끓여주는걸 먹고 준비를하고 광안리와,서면,남포동을 가기로했다.

일어나서 옷입고 준비하는 날 보더니 언니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얘기했다.




"OO아,서울갔다가 나중에 또 오는거제?"

"응,앞으론 매일매일 연락할게.이제 다시 유럽 안나가."

"오구,내새끼.언니언니 거리면서 가방메고 초등학교 같이 가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래 컷노."

"애기 아니라니까 그러네.언니 또 올게.연락 자주하고.타쿠야랑 그만 싸우고."

"야 우리가 언제 싸웠다고 그럼?단이는 내가 잘 단속할테니까 걱정마시고,올라가서 연락해.O단이 또 걱정하고 뭐 하지도 못할라."

"응.언니 우리 갈게."

"안녕히 계세요.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다니엘씨,OO이 잘 대해줘요.울리면 고마 찾아가서 머리를 동강낼수도 있어요.우리집 귀한 막내니까 많이 예뻐해줘요.OOO,잊지말고 언니한테 연락하고."

"알았어.언니 또 봐.한번 서울 올라와,타쿠야데리고."





언니와 꼭 껴안고 집을 나섰다.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광안리로 갔다. 구불구불 길을 지나 광안리에 도착했는데 역시,사람이 많았다.

가을바람은 바다냄새를 담아서 불어오고 아이들은 신나게 모래사장위를 뛰어다닌다. 쭉 이어진 카페들에는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며 앉아있다.

언뜻보면 유럽같았다. 우리가 그렇게도 부러워하던 유럽의 모습은 광안리에 나타나있었다.

그와 나란히 모래위를 걸었다.파도가 밀려왔다가 간 자리엔 우리의 발자국이 남겨졌다.





"OO,바다 좋아해요?"

"좋아해요.바다있는데서 자랐으니까 바다가 내친구같고 그래요."

"나도 OO이 좋으면 좋아요."




바다를 좀 더 걷다가 남포동으로가서 빙수도 먹고 이곳저곳 구경했다. 서면에 가서는 그냥 다른 커플들처럼 돌아다녔다.

내고향에 오랜만에 오니 좀 많이 변한느낌이긴 하다만.

그와 다시 버스를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이제 현재 내가 살고있는 서울로 갈 시간이다.

로빈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어,로빈."

-OO?한국이야?

"응,지금 부산에서 서울가는 표 끊었어."

-아아,너무 좋아!OO 올라오자마자 바로 보는거야?

"어..응 그러던지.저녁에 만나.그 우리집앞 카페에서."

-응!조심해서 올라와.



로빈과 전화를 끊고 엄마에게 연락했다. 지금이 12시니까,한 5시 쯤이면 엄마랑 아빠를 볼수있을거같다고.





"엄마,한 5시 쯤이면 도착할거에요."

-엄마가 터미널로 나가있을까?

"괜찮아요.아빠랑 집에서 기다리세요.원룸가기전에 들릴게요."

-그래,조심해서 올라오렴.

"네.아,일행 있는데 가서 소개시켜드릴게요."




다니엘과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다니엘도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있었다.

독일말이라 알아들을순 없었는데,다니엘 말로는 나중에 찾아뵌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는 날보며 말했다.




"그 나중에는 아마 우리 결혼허락 받으러 갈때겠죠?"




..이런 능글맞은 사람.







*



한참을 달려 드디어 서울이다. 갑갑해서 벗어났던 도시는 내가 처음 부산에서 올라올때 느낌 그대로였다.

매력있지만,냉정한도시.




"OO,우리 어디가요?"

"우리집이요."




우리집.꽤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같다. 대학생이 되서 집에서 독립한 이후 잘 찾아가지 못했다. 바빠서.

엄마와 아빠가 보러 오시는 경우가 많았고 내가 찾아간다 해도 음식점 같은데서 만났으니까.

택시를 타고 내려서 집으로 들어갔다.도어락을 열고 들어가자 현관앞까지 나와서 기다리신 엄마가 보인다.




"엄마,왜 나와있어요. 거실에 앉아계시지."

"너 유럽가기전에 보고 오랜만에 보잖니.몇주만이야 이게,내 딸."

"다녀왔습니다.아빠,엄마."

"여행은 좋았어?"

"좋았어요.같이 온 이사람이 잘 도와줬거든요."




엄마와 다니엘과 거실로 들어가며 얘기를 했다. 아빠는 쇼파에 앉아계시다가 일어나시고는 웃으셨다.

앉으라고 하셔서 다니엘과 쇼파에 앉았다.




"자네는 누군가?"

"아,독일에서부터 같이 여행한 다니엘 린데만 입니다."

"독일 사람이면 독일 다시 가면 되지,왜 따라왔는가?"



아빠가 톡톡 쏘듯이 얘기하자 당황할법도 한데 조근조근 웃으면서 잘 설명해나가는 그를 보니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 소중한사람인 부모님에게 이렇게 잘 대해주는데,어찌 안이쁘겠나.

엄마는 그의 말투가 맘에 들었는지 과일까지 깎아서 내오셨다.




"일단 먹게.여행하느라 힘들었지?OO이가 막내라 어린면이 많아."

"잘 먹겠습니다.OO 되게 착해요.예쁘구요."

"내 딸이니까."




가만히 보고 있던 아빠가 한마디한다.어릴때부터 안그런척하면서 은근 막내딸이라고 부둥부둥 키워오신감이 있기에 엄마도 말리진않으셨다.

그때 도어락이 열리고 누가 들어왔다.저벅저벅 하는 소리가 나더니 거실에 나타난 사람은 우리 오빠였다.

나와 다섯살이 차이나는 오빠는 다니엘씨와 동갑인데,경찰대를 졸업하고 경위로서 경찰서에 근무 하고있다.





"OO아!"

"오빠 왔어?"

"언제 왔어?올때 오빠한테 말하지 그랬어.오빠가 마중나갈텐데.여행은 좋았어?오빠 안보고싶었어?"

"하나하나 물어봐.어제 와서 단이언니네가있다가 부산구경하고 서울 방금 올라왔어.여행은 좋았어. 오빠는 안보고 싶었고."

"이분은 누구셔?설마,남자친구는 아니겠지?"

"남자친구."

"세상에,엄마 얘 여행하라고 보내놨더니 연애했어요.나 오늘 근무 외출이 아니라 조퇴로 바꿔야겠어."





워낙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바쁘셔서 오빠가 날 기르듯이 했다.태어날때부터 미숙아로 태어나서 더더욱 오빠는 딸처럼 느끼는 마음이 컸다.

엄마는 못말린다는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시고는 나에게 곱게 깎은 복숭아를 내미셨다.

다니엘은 당황해서 더욱 내옆에 붙어 앉았다.




"누구에요?"

"우리오빠에요.다니엘이랑 동갑."

"아,형님 안녕하세요!"




대체 이남자는 어디서 한국서열을 배우고온거야.깍듯이 인사하는 그가 마음에 들었는지 오빠가 일단은 자리에 착석했다.

그리고는,아빠와 함께 다니엘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뭐 옆에서 쉴드쳐주려 해도 쉴드자체가 칠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쉴드만 칠라하면 씁,하는 소리와함께 두남자가 잔뜩 노려봤으니.

대체 왜 물어보는건지 모르겠는 혈액형,첫키스 등등 나도 물어보지 않았던걸 물어보고있다.

그리고 결정타는 이거였다.




"언제 결혼할건가?"

"예?저희 사귄지 몇주되지 않았습니다만.."

"결혼은 연애의 연속이네.내가 얘기를 해보니 자네 가치관이 마음에 들어.데려갈거면 좀 천천히 데려가게."

"OO이 눈에 눈물만 나게 하지마요.쟤 속상해도 꾹꾹 참고 사니까 병나요."

"네,알겠습니다."




뭐 참,셋이서 아주 영화를 찍는다. 엄마도 나랑 같은 표정이었다.

과일을 다 먹고 이제 원룸으로 가보려고 일어나자 오빠가 데려다준다고한다.

엄마와 아빠에게 또 오겠다고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오빠 차를 타고 원룸으로 향하는길은 평소보다 금방 이었다.

오빠는 다니엘에게 다시 한번 절대 같은 침대에서 자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떠났다.

짐을 들고 오랜만에 내집에 오자 기분이 묘했다.

2박3일수학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온 초등학생같은 느낌?

도어락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자 역시 변한게없는 집이 보였다.




"OO집이에요?OO냄새 나요."

"칭찬이에요,욕이에요?"

"칭찬이에요.OO냄새 맡으면 기분 좋아요."




그에게 앉아있으라고 말하고 저녁준비를 시작했다.

사실,뭐해줄까 고민하다가 할수있는 음식도 별로없고 해서 그냥 비빔면을 끓였다.

냉장고 보니까 마땅한 재료도 없는데 지금 사러 나가긴 그렇고,몸은 피곤하니까.


3분만에 비빔면이 짠 하고 완성되고 기대에 저버리지않게 맛도있었다.

그를 불러 내밀자 처음보는 비주얼인지 살짝 당황한게 보인다.




"OO,뭐에요?"

"어..한국 파스타 같은건데 비빔면이에요.라면이긴 한데 맛있어요.내가 제일 좋아하는거. 다니엘은 매울거 같아서 소스 조금만 넣었어요."





그는 설명을 듣더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거라고 하자마자 젓가락을 들고 먹었다. 소스 조금만 넣긴했는데 그래도 소스자체가 매운거 즐기는 한국인인 나한테도 살짝매워서 괜찮을까 싶다.

역시나,그는 한입 먹더니 매웠는지 물을 찾았다.

미리 준비해준 물을 건네자 한입에 들이키곤 부채질을 한다.





"아,어떡해.많이 매워요?괜히 했나?"

"괜찮아요.먹을만해요. 맛있어요."

"그래도..그냥 배달음식 시킬까요?"

"괜찮아요.OO이 좋아하는 거잖아요.




그러더니 맛있다는듯 그는 한입 더 먹었다. 저러다 탈이 날까 걱정도 되긴하는데,괜찮다고 하니 일단 저녁을 먹었다.

다행히 탈은 나지않은 모양인가보다. 그는 국제전화로 부모님에게 연락을 했고 통화가 길어지는걸 보아 지금 어떻게 한국에 있게 된건지 설명하는것같았다.

통화를 끝내고 내옆에 앉은 그가 웃으며 얘기했다.




"부모님이 괜찮다고 했어요.뭐,나중에 결혼할때 보자던데?"

"세상에,대체 어디까지 얘기한거에요?"

"우리 결혼계획있다고?"

"다니엘!"

"왜요~사실이잖아요."



능청스럽기도하지. 그와 한참을 얘기하는데 로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저녁에 만나기로했는데 그와 이야기 하느라 까먹고있던것이다.

로빈의 전화를 받으며 아우터를 입자 그가 어딜가냐는 눈으로 쳐다봤다.





"어,로빈."






그리고 로빈의 이름이 내입에서 나오자 그도 아우터를 입었다.

설마 따라가려는건 아니겠지.






-OO!집앞이야!

"어,어.나갈게."

-얼른 나와!





로빈과 통화를 끝내고 그를 보자 나가자는 눈빛이다. 못말려.설마는 사람 잡는다더니.

그에게 안된다고 고개를 젓자 그가 내 손을 잡고 이끈다.





"다니엘,로빈한테 같이 나간다고 안했어요."

"그럼 나가서 말하면 되죠.밤에 여자가 혼자 외간남자 만나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다니엘은 외간남자 아니에요?"

"난 OO씨 애인인데?"

"다니엘!"

"아 얼른요.나가요,추우니까 목도리 할래요?"




그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내목에 검정색 목도리를 감아줬다. 거참,추위타는건 또 어떻게 알았데.

일단 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로빈이 보였다.

로빈은 나를 보고 손을 흔들며 활짝 웃다가 내뒤에 다니엘을 보고는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아,인사해 로빈.그러니까..어.."

"OO 남자친구 다니엘 린데만입니다."

"에?OO!나한테 그런말 없었잖아!"

"얘기하려고는 했는데,까먹었어.로빈도 인사해."

"OO 친구 로빈 데이아나 에요."




둘이 좀 불꽃 튀기게 악수하고는 내가 앞장서서 집근처 카페로갔다. 과제할때마다 여기서 해서 그런지, 알바생은 나를 굉장히 반가워했다.





"어!OO!오랜만이에요!"

"타일러!오랜만이야."

"유럽 잘 갔다왔어요?오늘은 로빈형 말고 한명 더있네요? 남자친구?"

"어,응.유럽갔다가 만났어."

"아,나도 유럽이나 갈까요?"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받고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둘다 자기옆에 앉으라고 하길래 그냥 의자하나 끌어와서 가운데에 앉았다.

고집쟁이들.타일러가 금새 커피를 만들어 내오고 로빈이 프랑스는 어땟냐고 묻는다.




"그냥,좋았어. 딱 로빈같았어.자유분방하기도하고, 사랑스럽잖아."

"난 별로였는데."

"나도 독일 별로거든요?"

"독일만큼 멋있는 나라가 어딨다고 그래요?"

"프랑스가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나라인데요!"

"둘다 그만해."

"독일만큼 좋은 나라봤어요?"

"허,참나. 프랑스는 여자들이 사랑하는 나라거든요?"

"그건 이탈리아 아닌가?"

"다니엘."

"이탈리아는 무슨!프랑스가 최고죠!"

"로빈."

"밀라노에서 볼것도 없더만."

"쾰른은 볼거 있는줄 아세요?"

"둘다 계속 그러면 나 간다?"




잊고 있었던게, 둘다 자기나라에대한 사랑이 끔찍하다는 거였다.

나라얘기 괜히 했어,하며 내 자신을 자책하는데 로빈이 씩씩 거리며 커피를 마시자,다니엘도 따라 마신다.

둘다 승부욕도 강한거 같은데, 정말 괜히 나왔나.






"OO!이사람 언제 다시 돌아가?"

"어,몰라."

"결혼까지 할 예정이어서요.전 오늘 아버님,어머님,형님도 보고왔는데요?"

"허,세상에.난 어머님이 제일 아끼시거든요?"

"진짜 둘다 조용히 안해요?"




내가 유치원생 둘 만나는것도 아니고. 저런대화를 몇번 반복하고 너무 늦어서 타일러에게 방해 될까봐 인사를 하고 나왔다.

로빈은 연락하라며 손을 흔들었고,다니엘은 내손을 잡고 또 집으로 끌었다.

그리고,집에가서 씻은후 난 침대에 다니엘은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다니엘,내일은 서울 어디어디 볼까요?"

"음,솔직히 서울은 옛날에 친구가 많이 보여줘서 별로 궁금하진 않아요.내일은 피곤하니까 집에서 쉴까요?"






나는 침대에서 아래로 다니엘을 바라보고,다니엘은 위로 날 바라보며 얘기한다. 은은한 조명이 오늘따라 예뻤다.






"그럴까요?다니엘도 시차적응 해야되잖아요."

"내일은 둘이서 쉬어요.OO,얼른 자요.피곤하잖아."





그는 몸을 일으키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이불을 올려줬다.

이불이 포근해서 그런지, 오랜만에 오는 내집이라 그런지. 잠이 폭풍같이 쏟아졌다.

커튼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일어나자 몸을 내쪽으로하고 자고있는 그가 보였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긴 안된건지 정말 곤히 자고있다.

조심스레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뭐 딱히 할건 없고 집에있는 식빵 가지고 토스트를 만들 생각이었다.

토스트기에 식빵을 넣고 잼을 뭘 넣을까 다 꺼내고 고민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안아왔다.

놀라서 움찔 하자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일어났어요?"

"응,너무 졸려요.토스트냄새나서 일어났어요."

"더 자요."

"밥 먹고,먹고 자요.OO도."

"토스트 꺼내야 되요."

"그냥 이러고 움직이면 되지."





그가 허리에 감은 팔을 풀고 그를 자리에 앉혔다. 토스트를 꺼내서 그냥 사과잼을 발라서 그에게 건넸다.

눈을 감고 잘도 먹는게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자 내입에 토스트를 들이밀길래 한입 먹었다.

그제서야 뿌듯한듯 눈을 뜨고 날 보며 먹는다.





"이러니까, 우리 신혼부부 같지않아요,OO?"

"신혼부부는 무슨."

"왜요,신혼부부 같은데?"




하며 웃는데 뒤에 햇빛 때문인가,그가 너무 화사하게 보였다.

끙,진짜 좋아하나봐 어떡해.








*




아침을 먹고 조금더 자고 일어나서 그와 영화를 연달아서 4편 보고 나니 해가 졌다.

사실 유아교육과를 하면서 국문학과를 부전공으로 두고있어서 집에 있을때면 시나,글을 적었는데 오늘도 습관이 어디 가진 않는지,그동안 구상했던 글들을 차근차근 보다가 노트북을 꺼내 글을 적었다.

그는 내가 뭔가를 집중해서 하고있자 뭔지 궁금해서 계속 힐끔힐끔 노트북화면을 봤다.





"다니엘,궁금해요?"

"아뇨?뭐가요?"

"글쓰는거에요.부전공이 국문학과거든요."

"OO 글도 써요?"

"응,그냥 뭐 옛날부터 글쓰는게 제일 좋았거든요."

"근데 왜 유아교육과 갔어요?"

"글쓰는게 제일 좋아도,그건 돈이 불규칙하잖아요.집안사정 좋은것도 아닌데 내가 욕심 부려봤자 뭘 얻겠어요.다니엘은 한국에서 살거에요?"

"OO이랑 결혼하면 살건데?"

"일은 뭐 하게요?"

"말했잖아요,유단자라고.도장 차리고 OO유치원 애들 도와주고 그러면서 일할거에요.아니면 독일어 선생님 할까요?"





그는 내가 쓴 글들을 읽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는게 처음이라 조금 머뭇하다가 보여줬다.

그는 찬찬히 읽더니 너무좋다고했다.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준적도 없이 그냥 적어낸 글이라 서툴기그지없다. 그런데도 너무 좋다고 얘기해주는 그가 너무 고마워서 얼굴에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OO,우리 근데 동거에요?"

"언뜻보면 그렇죠?"




영화를 보는데 그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영화는 성인남녀가 보기엔 좀 아이러니하지만 뮬란을 보고 있었다.(우리집 티비에 내가 사놓은 영화가 디즈니 영화밖에 없다.)

사실 동거에 대해 그렇게 나쁜감정은 없다. 동거는 정말 결혼과 연애 그사이,쯤으로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 그가 나쁜사람 같아 보이진 않았다.

외모에서도,그동안 느낀 그에대해서도 그런느낌은 찾아지질 않았으니까.

한동안 우린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는것도 글을 쓰는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샹이 뮬란의 집으로 찾아간 그때 그가 나에게 살짝 잠긴 목소리로 얘기했다.







"OO,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나중에 우리가 좀 더 오래 사랑하고 정말 OO은 유치원을,나는 도장으로 꿈을 이뤘을때요,그때요."

"그때 왜요?"





"그냥 얘기하는건데요,그때 나랑 결혼해줘요."


"OO이랑 연애도 하고 동거도 했을거잖아요.그때는. 그래서 결혼도 하고싶어요. 나랑 OO닮은 아이도 낳고 오래오래,오늘 아침처럼 OO이랑 눈뜨고싶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OO이 부엌에서 요리할때 기분 되게 묘했어요.
 결혼 한거 같고. 그때 느꼇어요. OO이랑 결혼할거라고."


"OO꿈 존중해요. OO 꿈 이뤘을때,그때 소박하게 OO은 흰 드레스에 나는 턱시도 입고 결혼해요."



"나중에,꼭 결혼해줘요.나랑."







그가 잠긴 목소리로 내뱉은 청혼은 그 누군가의 청혼가보다,프로포즈보다 아릿했고 밤하늘의 별 같았다.티비는 환해서 빛이 났는데 침대 아래에 앉아있던 그가 나를 올려다 보고 내가 그를 내려다 보는데 그 눈동자에 진지함이 서려있었다.

결혼해달라는 그말은 그 어떤말보다 진심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뭐,그 후에 결혼을 했는지,안했는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다.



유럽과 남자의 상관관계는 너무나 많다. 그래서 정의 할수없다. 아무리 많이 가봐도 모르는게 유럽이고 아무리 많이 만나도 모르는게 남자다.



유럽과 남자는 사랑스러우며 아침햇살과도 같다. 그리고,살짝 무모한것도 닮은거같고.

앞으로 더 많은 상관관계를 찾겠지만, 유럽의 남자인 그는 지금 내옆에 있고,나와 저녁이면 영화를본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가.





-完-

드디어 유남상이 끝났습니당 ㅎㅅㅎ
저는 체육대회와 축제를 끝내고 다리 깁스한체로 주말을 보냈어요ㅠㅠ
유남상 번외는 차차 준비할 예정이구요!
커플링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힌트는 커플링은 줄로 에요!)

구상은 다 해놨고 전체 스토리 구상,제목만 지으면 끝인데 아마 이글은 장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쓰고싶은 소재가 워낙에 많은 저라 지금 커플링글 이외에도 두개의 소재로 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욕심 많은 만큼 여러분의 관심이 중요해여..(정무룩)
그럼 유남상은 이만 물러갑니다 ㅎㅅㅎ 번외가 올때 까지 기다려주세요!
여태껏 함께해주신 많은 유럽의 여자들 감사해요!

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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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ㅠㅠㅠ작가님ㅠㅠㅠ너무재밌게봤어요유ㅠㅠㅠㅠㅠ오늘 우연히 글잡에 들어와서 독다이름이있길래 들왔더니ㅠㅠㅠ벌써끝난게 너무 아쉽네여ㅠㅠㅠ
10년 전
독자2
헐 나 일등이야ㅠㅠㅠㅠㅠ
10년 전
Jacobus
오십명이나 봤는데 댓글은 지금이 처음이라 좀 씁쓸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ㅅㅎ...
마지막편 첫댓글 축하드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아직 끝난건 아니고 번외도 길게 남아있어요!

10년 전
독자3
구독료가 없어서 정말 편하게 봤지만 댓글이 안달리니 작가님과 독자가 윈윈하긴 참 힘든것같아요ㅠ..힘내세요 작가님ㅠㅠㅠ그리고 번외가 길게남았다니ㅠㅠㅠ영광입니당ㅠㅠ
10년 전
Jacobus
그러게요ㅠㅠㅠㅠㅠㅠ구독료가 없는 이유는 제글이 구독료 보고 읽을만한 그런 글도 아니고 가볍게 읽으시면 좋겠다 싶어서 한건데 윈윈하기 정말 힘드네요ㅠㅠㅠ
10년 전
독자6
독방에서 연재가 안되는게 정말안타까울따름이에요ㅠㅠㅠ저도가끔 글쓰는사람으로서 작가가 글쓰는 시간을 댓글로 보상받는다는걸 독자들이 알아줬음하네요ㅠㅠㅜ글잡댓글라이즈ㅠㅠ제발ㅠㅠ
10년 전
Jacobus
6에게
제발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벌써 완결이라니 믿어지지 않아요 ㅠㅠㅠㅠ 진짜 뭐랄까 내가 저 주인공 된 느낌이였어요 ㅠㅠㅠㅠ 쓰시느라 수고하셨구, 번외도 기대할게요!!
10년 전
Jacobus
저도 이글이 완결까지 갈줄은 상상도 못했네요ㅠㅠ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5
다니엘이 껴안을때....넘 설렜어요ㅠㅠㅠ 번외 기대할게요 커플링글도 잘 찾아서 볼게용! 수고하셨어요!!
10년 전
Jacobus
감사합니다 ㅠㅠ 같이 달려주셔서 고마워요!
10년 전
독자7
커플링글도 같이 달려요!!!
10년 전
Jacobus
그래요! 제목이 생기면 금방 1편 쪄서 가져올게요!
10년 전
독자8
그취방에서부터 지금까지.....정말 수고하셨어요 ♥ 꼭 다시 오시는거 맞죠?
10년 전
Jacobus
당연하죠!커플링글 제목만 정해지면 일주일안에 올거에요!
10년 전
독자9
보는내내 너무 달달하고 웃음나오는 글이었네요 ㅎㅎ 번외도 기대되요 ㅎㅎ
10년 전
Jacobus
감사해요♥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Jacobus
항상 감사합니다ㅠㅠㅠ 그런글이었다니 감개무량하네요ㅠㅠ
10년 전
독자11
지금까지 좋은글 감사해요♥ 독방에서 봐왔는데 글잡에 와서 완결을 보네요ㅋㅋㅋ 외전도 많이 기대합니다♥♥
10년 전
Jacobus
넵넵 외전도 빠른시일내에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12
작가님 뒷북이면 죄송한데 단이 남자친구도 타쿠야고 카페알바생도 타쿠야로나와서...
10년 전
Jacobus
헐 맞ㄷ당 고쳐야겟어요! 모르고있었는데 감사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13
호다 나와서 웃던게 얼마 안된거 같은데 벌써 완결이라니ㅠㅠㅠㅠㅠ 아쉽아쉽ㅠㅜㅜㅜㅜㅜ
작가님 글 쓰시느라 수고 하셨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 작품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10년 전
Jacobus
감사합니다♥같이달려주셔서행복했어요!♥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Jacobus
전 부산이 고향이기도하고 막내사촌언니와 제가 부산의 바다만큼 좋아하는게 없어요 ㅎㅅㅎ 사실 오늘 글의 국문학과라던지 부산의바다,빵집 같은건 전부 실제?라고보시면되요!♥
10년 전
Jacobus
같이 달려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15
ㅠㅠㅠㅠㅠㅠ 지금 정주행 다 했어요ㅠㅠㅠㅠ저는 왜 이 글을 이제서야 봤을까요ㅠㅠㅠㅠ 제 최애인 독다가 남주라니ㅠㅠㅠ 아 너무 설레면서 독다 행동이랑 말아 상상가니깐 더쿠는 죽어요 ...
10년 전
Jacobus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지막을 함께할수있어서기뻐요♥
10년 전
독자16
ㅠㅠㅠㅠ 진짜 재밌었어요.. 다음에도 이런글 써주세요!!!!! 너무 달달해ㅜㅜㅜㅜㅜ으어
10년 전
Jacobus
감사합니다 ㅎㅅㅎ 다음작품은 아마 좀 어두운 분위기일거에요..☆★그 다음 작품은 달달일거에요!
10년 전
비회원14.21
와!!!!!!!!표현할단어를못찾겠어요!!!!!!!!그래도해피앤딩이여서다행이예요!!!!!끝이분위기있어서좋아요!!!!!
10년 전
Jacobus
감사합니다ㅠㅠㅠ여운을 남기려 노력해봤어여ㅠㅠㅠ
10년 전
독자17
너무 잘 보고 갑니다!!
10년 전
Jacobus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18
헐작가님.....내가기다렸쨔냐........ㅠㅠ
마지막이라니......ㅠㅠㅠㅠㅠㅠ 어어어어어어ㅓ엉어ㅓ어어러러ㅓ엉ㅠㅠㅠㅠㅠㅠ
이거선댓글이에용!!
원래 이런건 선댓글 후감상!!!!
오늘 비요일인데 본방탕탕 하시길♥

10년 전
Jacobus
넵 ㅎㅅㅎ 감사해요!어여 읽고오세요(하트)
10년 전
독자19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ㅠㅠㅠㅠ드디어 오셨군용!!!!!!!1 벌써끝나다니 ㅠㅠㅠㅠ
좋은 글 감사해요!

10년 전
Jacobus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0
완결이라니ㅠㅠㅠㅠ둘이너무잘어울려ㅠㅠㅠ결혼한것도궁금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Jacobus
결혼내용은 후에 제가 계획 탄탄하게짜서 가져올 예정이에요!감사해요 ㅎㅅㅎ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Jacobus
감사합니다ㅠㅠㅠㅠ비루한글인데ㅠㅠㅜ
10년 전
독자22
와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이런글을오늘에서야보게되다니 1화부터 정주행했어요..너무설레..글너무잘쓰세요진심 독다 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도많이기대할게요!!

9년 전
Jacobus
감사해요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23
정주행했습니다ㅠㅠㅠㅠ 와 독다 달달하네요ㅠㅠ 진짜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ㅠㅠㅠ
9년 전
Jacobus
제가 더 감사하죠ㅠ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독자24
[무아랑]으아...........................................정주행 끝났는데....................좀있다 다시 읽으러 가야지...........으앙...........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근데 번외는 없는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Jacobus
번외는 만드려다가 제목부터 해서 구상이 조금 어려워서 만들까,말까 하다가 그냥 안만들었어요..ㅎ언젠가 나중되서 하나 가져올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냥 저대로 끝내놓은 상태입니다.ㅎㅅㅎ...
9년 전
독자25
...아.......앙대....염ㅈ..........염장을 질러주세요.......(주먹울음)
9년 전
Jacobus
그럼 나중에 일단 제가 시리즈로 짜고 있는게 하나 있어서 그거만 끝내고 슬쩍 가져오도록 노력할게요..ㅎ!
9년 전
독자26
어머나......(동공지진)........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시리즈물도 글잡 연재인가요?
9년 전
Jacobus
26에게
시리즈물은 솔직히 고민중이에요..글잡에서 연재해도 반응이 없고 제가 특출나게 글을 잘쓰는건 아니다만 그래도 반응이 없는게 꽤 속상하더라그요ㅠㅠㅠ그래서 독방연재를 할까도 생각중입니다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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