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들으시면서 보시는걸 추천 해 드려요:>
너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항상 인상을 찌푸리고 짜증을 내곤 했다. 찝찝한 느낌과,불쾌한 냄새,무엇보다 비를 맞는게 싫다며 불편해도 항상 검정색 장우산을 쓰고 다녔다. 쪼그만 키에 작은 손으로 쪼물쪼물 우산을 피는게 얼마나 귀엽고 이뻤는지. 그럴 때면 항상 나는 하교길에 너의 옆에 서서 우산을 들고 같이 걸어가곤 했다. "한빈아." "왜,비 들어와?좀 더 기울일까?" "아니아니,그냥." 나지막히 나를 불러오는 너에,행여나 비를 맞고 있을까 우산을 네 쪽으로 기울이며 대답을 했다. 그 날 따라 나에게 말을 걸곤 별거 아니라며 말을 돌리던 너였다. 그리고 너의 집까지 너를 데려 다 주곤 내 집으로 도착 했을 때,한 통의 문자가 왔다. 유학을 간다며,내일 떠나는데 차마 나에게 직접 말을 하지 못하겠어서 이렇게 문자로 남긴다고. 그렇게 너가 한국을 떠나고 간간히 주고 받던 메일도 뜸해지고,우린 점점,자연스레 멀어져 갔다. 그렇게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대학교에 입학했다. 스무살이 돼서 한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던,기다린다는 내 답장에 울음범벅이 되어 있었을 너의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도 너가 한국을 떠나기 전 날 처럼 비가 내리고 있다. 나는 아직 널 잊지 못 하고 있는데,넌 날 그리워 할까. 울컥 울음이 나오는 것을 애써 막으려 입술을 깨물곤 애꿎은 신발코만 바닥에 쿵쿵 찧었다. 혹시나 너가 내 앞에 나타날까,성인이 되고 하루도 빼먹지 않고 우리가 학교가 끝나고 손 잡고 자주 가던 너의 집 앞 공원에서 너를 기다린다. 툭툭,어깨를 치는 손에 설마 너는 아니겠지,뒤를 돌아보니,어느새 길게 자라 가슴께로 온 머리와,여전히 조그만 한 키로 나를 올려다 보고 있는 너가 보였다. "우산 좀,씌워줘." "..." "너 보려고 공항에서 우산도 안 가지고 택시 타고 왔어." "..." "많이 보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