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이면 한 호흡에 쉬지 말고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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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그런 생각을 한다.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면?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심장이 멈출 것만 같다.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식은 땀이 흘러내린다.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하늘의 구름들이, 아무것도 없는 푸른 빈 공간이 차가운 유리조각이 되어 머리위로 쏟아져 내린다. 장마철의 소나기, 폭우마냥 순식간에 대지를 푸른 빛으로 물들인다. 땅에 떨어지며 차갑게 푸른 소리를 내지를터다. 사람들은 무너져 내리는 하늘을 피해 건물 안으로, 나무 밑으로, 자동차 안으로 숨어든다. 푸른 유리조각이 되어버린 하늘은 건물을 두들기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른다. 차자작-하는 괴상한 소리가 건물을 뒤흔들고, 유리창을 산산히 부서트린다. 투명한 유리와 푸른 빛의 하늘이 뒤섞여 땅으로 떨어지고 나무 밑에 있던 사람들은 살갗에 자잘하게 박히는 하늘 유리에 붉은 피를 흘린다. 땅은 어느새 붉은 빛과 푸른 빛이 뒤섞여서 차가운 하늘 유리가 점점히 박혀든다. 자동차에 떨어진 하늘 유리는 차체를 두들기고 순식간에 차를 우그러트린다. 안에 들어있던 사람들은 무너져내린 하늘에 짖눌려 점점 작아진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정체모를 덩어리가 되어 차체와 함께 짖눌려버릴터다. 사람들은 모두 갑자기 왜 이런 상황이 생겼는지 의아해하며 빨리 이 상황이 그쳤으면 할터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하늘이 더 이상 무너져 내리지 않게 된 뒤에도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귀를 틀어막고 바닥에 얼굴을 묻은채 한참을 있는다. 이윽고 그 중에서도 겁이 없는 사람 -혹은 호기심이 더욱 왕성한 사람들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레 밖을 바라본다. 그리곤 밖으로 펼쳐진 풍경에 헛구역질을 해댄다. 또 그중에서 비위가 강한 몇몇은 치밀어오르는 욕지기를 참으며 주위를 살핀다. 바닥에는 푸르고 투명한 빛깔의- 그리고 붉은 물감이 뒤섞인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간혹 떨어져 있는 시체는 그들의 눈에는 장식품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잠시동안 그 풍경을 감상하다가, 뒤늦게서야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은 무너져 내려서 이미 푸른 빛깔을 잊은지 오래다. 하늘 유리가 되어 떨어져내린 뒤의 하늘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공허하게 펼쳐진 검은 빛의- 우주와 같은 그러한 빛만 보인다. 그들은 잠시 멍청하게 서 있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확히 말하면 이 황당무계한 사실에 뇌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리라. 그들의 세상은 순식간에 뒤바뀌어 버렸다. 예전부터 보아왔고 배워왔던 푸른 하늘은 이제 꿈 속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이제 푸른 하늘을 땅에서 밖에 볼 수 없게 되었다. 그것도 아름다운 하늘의 유리 조각으로만. 그리고 또 한참이 흐른 뒤에는 그들 중에 용기있는 한두명이 천천히 건물을 나선다. 문을 열고 나선 밖에는 눈부셔서 제대로 쳐다볼 수 조차 없는 하늘 유리가 빼곡히 땅에 박혀있다. 그들은 조심스레 발을 뻗어 하늘유리를 밀어본다. 차자작-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긴 흔적을 남기며 밀려나간다. 그들은 건물 안에서 빗자루 따위의 물건을 들고 건물을 나섰다. 빗자루로 천천히 길을 만든다. 차자자작- 하면서 밀려나간 유리조각은 땅에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고-, 그들은 멍청한 표정으로 작업을 반복한다. 잠시잠시 그렇게 길을 만들며 살핀 주위에는 몸에 하늘 유리를 빼곡히 박은 시체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너무나도 기묘한 것이어서 그들은 그걸 보고도 무섭다고 느끼지는 못한다. 그들 중에서 한명이 천천히 시체 옆으로 다가가 하늘 유리 한조각을 빼어든다. 그것은 아직도 하늘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유리 조각안에는 조그마한 구름이 스쳐지나간다. 그는 잠시 그 구름의 위에 손을 대어보지만 잡히지 않는다. 역시나-하고 그는 잠시 그렇게 소리를 내고는 땅에 하늘 유리를 내던진다. 차자작-하는 괴상한 소리가 귀를 찌른다. 그들은 그제서야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는걸-, 그것도 유리조각과 같은 모습이 되어 무너져 내렸다는걸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니 머리 속으로 이해했다는게 정확한 사실일 거다. 그들은 그렇게 조심스레 길을 만들어 나갔고, 잠시 뒤를 돌아보자 정신을 차린 수 많은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길을 만들고 있다. 모두 자신들이 했던 행동을 반복하는걸 보고는 그들은 고개를 돌리고 묵묵히 길을 만든다. 지나가는 도중에 아직 숨이 붙어있던 사람이 보인다. 괴로운 신음을 내며 살려달라고 소리를 낸다. 수 없이 질렀을 괴성에 완전히 쉬어버린 목소리가 그들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그러나 그 누구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 못본채한다. 그들도 두려웠던거다. 그렇게 모두들 검은 하늘아래 푸른 하늘유리를 치우며 묵묵히 길을 만든다. 간혹 신을 찾는 몇몇 무리만 자신들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셨는지 하늘을 향해, 검은 하늘을 향해 소리친다. 그러나 하늘은 까맣게 어두운채로 가만히 있다. 아무런 것도 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또 푸른 하늘 위에서 삶의 터전을 만들 것이다.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난 지금 당장이라도 푸른 하늘이 무너져 내릴까봐 움직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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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런 쓸데 없는 생각만 하니까 과제를 못하지...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