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안겨있던 누나는 잠시 뒤 민망했는지 창피했는지 내 가슴을 살짝 밀어내며 나에게서 떨어졌다.
더 안고 있었으면 했지만 누나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조심스러웠다.
공기마저 분홍빛으로 물든 듯 달콤했다.
누나와 함께 우리집에 있다는 이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근데 준회야."
"네 누나"
"나 배고파"
배고프다고 말하며 울상을 짓는 누나의 모습에 냉장고를 열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빼내 이것저것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뒤에서 느껴지는 누나의 시선이 신경쓰였지만 일주일이나 아팠던 누나를 생각하면 더 맛있는 걸 해서 먹여주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로 맛있는 음식. 김치볶음밥. 진작 요리 좀 배워놓을 걸 하며 후회해봤지만 이미 늦었다.
"누나 이리와서 이거 먹어요"
이제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구경거리도 없는 집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신기한 듯 쳐다보던 누나는 내 한마디에 식탁으로 쪼르르 달려와 앉았다.
"이거 너가 한거야? 맛있겠다"
라는 말을 끝으로 다 먹을때까지 한마디 없이 맛있게 먹어준 누나가 너무 예뻤다.
그닥 맛있지도 않았을 텐데 한톨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준 누나에게 고마웠다.
아이 키우는 엄마의 마음이 이런걸까. 먹지 않아도 배불렀다.
"고마워, 준회야. 잘먹었어!"
"이제 즉석식품 먹지말고 밥 해서 제대로 먹어요. 잘 먹어야 안 아프죠."
"나 요리 못하는데, 그럼 앞으로 밥 계속 너가 해주면 되겠다!"
밥 계속 너가 해주면 되겠다! 밥 계속 너가 해주면 되겠다! 밥 계속 너가 해주면 되겠다! 메아리 처럼 그 말만 계속 맴돌았다.
배가 부른지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배를 붙잡고 내 침대로 가서 벌러덩 누워버리는 누나는 졸린지 배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누나, 여기서 자면 어떡해요."
"잠깐만, 5분만.."
누나의 피곤한 목소리에 일어나 집에 가라는 소리를 차마 입 밖으로 낼 수가 없었다.
5분만 이라는 누나의 말에 그동안 저녁먹은 그릇들을 빨리 치우고 누나의 곁에서 누나의 얼굴을 보고있었다.
예뻤다. 눈도 코도 입도 다 예뻤다.
그런 누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자고 있는 누나의 볼에 빨려 들어가듯 쪽 하고 입을 맞추고
정신을 차리니 누나도 놀랐는 지 벌떡 일어나 붉어진 얼굴로 날 빤히 쳐다봤다.
그 눈을 보고 있자니 아까의 조심스러운 마음은 사악 사라지고 내 안에 있던 늑대의 본성이 나와버렸다.
"누나 그러니까 내가 우리집에서 자지 말라고 했잖아요. 왜 사람 말을 안들어."
내 말을 들은 누나가 침대에서 빠져나가려고 몸을 일으키는 순간, 팔을 내쪽으로 끌어당겨 누나가 내 다리 위에 앉는 꼴이 되어버렸다.
"저기.. 준회야.."
"네 누나. 그러니까 아까 집에 갔어야지. 난 한번 경고했어요?"
말이 끝나자 마자 누나의 목을 끌어당겨 서로의 입을 맞추자 누나는 놀란 듯 내 가슴팍을 쳐댔지만
아랑곳 않고 누나의 입술 사이로 내 얇은 혀를 집어넣고 누나의 입 안을 헤집었다.
그러자 내 가슴팍을 쳐 대던 누나의 팔목도 어느 새 내 목 뒤를 감싸안았다.
한참동안 좁은 우리집엔 우리의 가까워 진 소리만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