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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여신 전체글ll조회 5294l 7



다들 사귀기 전에 있었던 썰들을 궁금해 하는 것 같아서.. 그치만 내가 기억력이 똥망이라서... 어떻게 시작하고 뭘 써야할지를 모르겠다..


그냥 사귀기 전이나 지금이나 선생님이랑 학교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어떤 큰 사건이나 막 설레는 대화들보다
선생님이 매번 수업시간마다 그 예쁘고 다정한 눈으로 나 쳐다봐주는 게 제일 먼저 생각나. 처음부터 늘 그래왔거든.
그냥 선생님이 판서하면서 뭔가를 설명하다가도 이해됐는지 물어볼 때는 나를 제일 먼저 쳐다봐주고, 그럼 나는 이해됐다는 뜻으로 선생님보고 웃으면서 고개 끄덕여주고.
내가 짝지랑 딴청 피우고 있으면 선생님이 나를 빤히 쳐다봐. 나는 선생님이 나 쳐다보는 거 모르니까 계속 떠들고 있는데 분위기가 뭔가 이상해서 앞에 쳐다보면
선생님이 막 입술 감쳐물고 인상 귀엽게 찡그리는 거 있잖아ㅠㅠㅠㅠㅠ 그러면 나는 미안하다는 눈치로 막 웃어보이고 내가 웃으면 선생님도 웃으면서 다시 수업하고 그랬지.

내가 제일 처음에 선생님한테 반한 게 뭐냐면 수업할 때 나 다정하게 쳐다봐주는 거랑, 선생님 판서할 때 손목 얇은 거..(ㅇㅅㅁ)
맨날 소매 걷고 판서하면 나는 칠판 안 보고 맨날 선생님 손목만 뚫어져라 쳐다봤어ㅋㅋㅋㅋ 그러다가 맨날 필기 놓치고 친구꺼 배껴 적고ㅋㅋㅋㅋ
선생님 손목이 엄청 얇은데다가 하얗고 손목뼈도 튀어나와 있어서 그냥 엄청 섹시했달까..ㅎ

그래서 내가 사귀고 난 뒤로 어쩌다가 선생님 손목을 잡게 됐는데 그때 내가 손목 쓰담쓰담하면서 "선생님 판서할 때 손목밖에 안 보여." 이러니까
선생님이 "왜?" 이러길래 내가 "섹시해서.." 이럼서 수줍게 말하니까
선생님이 처음에는 변태냐면서 수업에 집중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때까지내가 착각했던 거였냐면서 막 나 놀리고 그러더니
그 이후로는 수업시간에 나 보란듯이 일부러 소매 걷으면서 판서하고ㅠㅠㅠㅠ 그럼 나는 막 좋아서 끙끙 앓고 있고ㅠㅠㅠㅠㅠ


*


음 사귀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더라..
예전에 특강할 때? 야자시간에 하는 거라서 그런가 문학 특강 듣는 애들이 얼마 없어서 앞자리가 많이 빈단 말이야.
그래서 어느 날은 선생님이 수업하다가 애들이 문제 풀면 쉰다고 그 앞에 책상에 앉는데 선생님이 치마를 입어가지고 앉으니까 치마가 자꾸 올라가.
그래서 선생님이 처음에는 내리려고 꾹꾹 눌러서 내리다가 불편했는지 다시 책상에서 내려와서 교실 돌아다니고 그랬었거든.
그걸 내가 문제 푸는 척하면서 다 지켜보고 있었음..+_+

그래서 내가 다음 특강 때는 담요를 들고가서 안고 있었어. 내가 덮고 있다가 선생님한테 주면 선생님이 미안해서 그냥 책상에서 내려올까봐 그냥 안고 있었엌ㅋㅋㅋㅋ
근데 선생님이 치마를 진짜 좋아해서 맨날 입고 오는데 그 날도 H치마 입고 왔는데 애들 문제 풀 때 선생님이 또 그 책상위에 앉아.
내가 선생님 바로 앞에 있었는데 선생님이 그땐 긴 치마를 입고 와서 고민했어 완전. 담요 줄까.. 말까.. 언제 주지.. 하다가 선생님이 치마 내리려고 하길래
내가 이때다 싶어서 그냥 아무 말도 없이 담요 건네줬거든. 그러니까 선생님이 처음에는 내 담요 가져가더니 다시 책상에서 내려와서 교실을 돌아다니는거야.
그래서 내가 뭐지.. 왜 안 덮지..ㅠㅠ 이러면서 괜히 민망해지는 기분이 들길래 집중 안 되는데도 학습지에 얼굴 박고 있고 그랬거든.
근데 선생님이 다시 수업하다가 또 문제 풀라고하고 책상에 앉았는데 그때 내 담요 펼쳐서 덮었어..! 그때 나랑 딱 눈이 마주쳤는데
선생님이 입모양으로 '고마워' 하면서 웃어주길래 나는 그냥 고개 끄덕이면서 다시 문제 푸는데 마음 속으로는 막 함박웃음 짓고 있고ㅋ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맨날 특강 끝나고 나면 선생님이랑 같이 나가고 싶은 마음? 그냥 가까이라도 있고 싶은 마음에 수업자료 정리하는 척 하면서 제일 늦게 나간단 말이야.
그래서 그때도 천천히 나가려는데 선생님이 담요 예쁘게 접어서 나한테 주면서 "고마웠어." 하고 웃다가 "담요에서 쓰니 니 냄새 나더라." 이러길래
내가 "냄새는 또 언제 맡았어요?ㅋㅋㅋ" 하니까 선생님이 "그냥 담요 펼칠 때부터 확 나던데? 덮고있으니까 계속 좋은 냄새가 올라오더라." 이랬어.
그래서 내가 내 담요냄새 맡고 수긍하면서 고개 끄덕이다가 "선생님 담부턴 치마입고 책상 위에 앉지 마세요. 내가 다 불안해서 공부에 집중이 안 되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응큼한 표정? 같은 걸 짓더니 "집중이 안 됐어?" 이래. 그래서 내가 "당연하죠 바로 앞에서 불안하게시리.." 이러니까 선생님이 웃다가 내 담요 콕콕 가리키면서
"그럼 쓰니가 맨날 선생님한테 담요 덮어주면 되잖아." 이러는거야ㅠㅠㅠㅠ 그래서 내가 "아..." 하면서 괜히 장난식으로 떨떠름한 표정 짓고 있으니까
"왜. 싫어? 싫으면 말고~" 이래서 내가 활짝 웃으면서 "수요일 날 봐요~" 하면서 담요 흔드니까 선생님이 손인사해주면서 교무실 가고ㅠㅠㅠㅠ 뒷모습 계속 쳐다봤다..ㅎㅎ

그래서 그 날 하루종일 선생님이 내 냄새를 기억해주다니.. 하면서 괜히 샤워하고 나서 기분 좋아서 향수 뿌리고 자고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그 이후로 내가 맨날 담요 챙겨주고 그랬지.! 흐흐흐흐


*


지금 생각해보니까 썸 탈 때는 내가 막 선생님 대놓고 좋아하는 티 다 낸 것 같아.. 내가 만약에 남자였으면 학교에서 소문 꽤나 났을텐데 여자라서 다행이다 진짜ㅋㅋ
원래 친구들이 매점 같이 가자 해도 귀찮아서 잘 안 가는데 썸 타면서부터는 친구들이 매점 가자고 하면 따라나가서
매점에서 선생님이 좋아할만한 것들 이것저것 사놓고 체육복 주머니에 가득 넣어가지고ㅋㅋ 교무실에 찾아가가지고
선생님한테 매점에서 사온 거 와르르 쏟아내..고 싶었지만 그러면 부담스러울까봐 두 세개만 꺼내서 "선생님 혼자 다 드세요." 이러면 선생님이 고맙다고 하다가
갑자기 울상 지으면서 서랍을 열어. 그럼 내가 사온 것들 아직 잔뜩 있고ㅋㅋㅋㅋㅋ "아직 니가 준 거 반도 못 먹었는데ㅠㅠ" 이러면서 그만 좀 가져오라고 그러곸ㅋㅋ
내가 그래서 "그럼 선생님 보러 못 오잖아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성적상담하러 오면 되지~" 이러길래 내가 아~ 하고 고개 끄덕이면서 좋아하니까
선생님이 "똑똑한 머리 어따 두고 다녀? 응?" 이러고 막 고개 갸웃거리면서 나 놀리는데 나는 또 고개 갸웃거리고 나 쳐다보는 거에 반하고 있고ㅠㅠㅠㅠㅠㅋㅋ
그러다가 계속 놀리니까 내가 장난으로 급정색하잖아. 그러면 선생님이 "선생님한테 정색 하지마ㅠㅠㅠㅠ" 이러고 나는 다시 헤헤 웃고 선생님도 같이 헤헤 웃고ㅋㅋㅋㅋㅋㅋ
바보같다 우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것도 썸 탈 때 얘긴데.
(사실 썸 탄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데 그때 자그마한 일들이 기억에 잘 남나보다. 내가 기억도 다 하고..ㅋㅋ)
그때가 점심시간이었는데 선생님들이 가끔 급식당번? 같이 서는 게 있는데 그 날이 우리 선생님이 당번이었어.
보통 선생님들은 급식실 앞에 서서 통제하기만 하는데 우리 선생님은 열정적으로 새치기 하는 애들 다 잡아서 뒤로 보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막 그러는거야..ㅋㅋ
이건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랑 애들은 점심 먹으러 올라가자마자 새치기해서 그냥 앞에 섰거든. 근데 그걸 쌤이 본거야.
선생님이 바로 "너네 다 뒤로가." 이러면서 가라고 하는데 애들이 막 버티고 있으니까 막 등 떠밀어서 뒤로 보내고 그랬거든.
애들이 막 투덜거리고 선생님 보고 막 앙탈부리고 그러는데 선생님은 단호하게 "안 돼." 막 이러궄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아무 말 없이 웃으면서 뒤로 갔거든. 그러다가 돌아다니는 선생님이랑 눈 마주치면 막 서로 살짝 웃고.
선생님이 지도하니까 원래 막 급식줄 서는 거 엉망인데 정리가 잘 되고 그렇더라고? 그래서 선생님이 숨 좀 돌릴 시간이 있었나봐.
앞에서 지도 좀 하다가 뒤로 와가지고 내가 제일 뒤에 서 있으니까 내 어깨에 어깨동무 하면서 "그러게 누가 새치기하래 엉? 제대로 섰으면 지금 한참 점심 먹고 있었을텐데."
이러길래. 내가 "늦게 먹는 것도 좋죠 뭐~" 이러니까 막 나보고 헤드락 걸고ㅋㅋㅋㅋㅋ 차마 아프겐 못 하고 살살 하길래 나는 그냥 웃으면서 가만히 있고ㅋㅋ
그러다가 선생님이 헤드락 걸었던 건 풀었는데 팔은 그대로 놔뒀거든. 근데 선생님이 내 뒤에 서있어서 약간 백허그식?으로 된거야.
그때부터 나 쓰니는 떨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게 되고........... 흐아.....................
내가 선생님보다 키가 약간 크다보니까 선생님이 내 어깨에 턱을 괴고 내 앞에 있는 애들이랑 얘기했단 말이야.
애들이 배고파죽겠다면서 찡찡거리니까 "벌이야 벌. 그러게 왜 새치기를 해서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내 귀 옆에서 바로 얘기하니까 진짜 와.. 죽는 줄.....


*


우리 학교에 원어민쌤이 남잔데 선생님이랑 내가 썸 타기 전부터 그 원어민쌤이 우리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우리반에서 막 돌고 있었거든.ㅋㅋ
우리가 학교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물어보면 우리 선생님이라고 답하고 막 수업시간에 가끔 애들이 원어민쌤 놀린다고 영어로 문학쌤이 쌤 핸섬하대요! 막 이러면
원어민쌤이 진짜 진지해지면서 진짜로 그랬냐면서 그러고ㅋㅋㅋㅋㅋ 수업시간에 가끔 우리 선생님 예찬하는 소리하고 자기 도와줬다면서 친절하다면서 막 그러고...ㅂㄷㅂㄷ

그러다가 어느 날에 내가 복도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우리 선생님이랑 원어민쌤이 복도에서 막 웃으면서 얘기를 하고 있는거야.
내가 저 멀리서 그냥 지켜봤거든. 근데 선생님이랑 내가 눈이 마주친거야. 그래서 내가 막 썩소 비스무리하게 짓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원어민쌤이랑 대화 급마무리하면서
나한테 총총 걸어와서 "왜 그런 표정 짓고 있는데!" 이러길래 내가 "저 원어민쌤 선생님 되게 좋아해요." 이렇게 말했거든.
근데 선생님이 "나도 알아ㅇㅇ" 이러는 겨...... 내가 막 놀라가지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선생님 쳐다보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나 좋아하는 티 팍팍 나던데?"
이러면서 나 가리키고 "너처럼." 이렇게 말하고 싱긋 웃는데........ 내 심장 살아있어..? 죽었지? 그런거지ㅠㅠㅠㅠㅠ 으앙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내가 막 선생님 쳐다보고 "어뜨케 알아찌?" 이러니까 선생님이 웃으면서 장난이라고 그러고 막 다른 애들한테 내가 이런 얘기했다고 말하지 말라고 그러고ㅋㅋㅋㅋㅋㅋ

그런 얘기하다가 내가 선생님한테 "근데 선생님은 원어민쌤이 쌤 좋아한다는 거 알면서 그렇게 웃으면서 대화해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왜? 대화하면 안돼?" 이러는 거야. 근데 내가 할 말이 없어져서 "아니.. 뭐.. 그냥.. 선생님이 웃으면서 잘 대해주다가 원어민쌤이 쌤한테 더 빠지면 어떡하게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막 웃으면서 그럴 일 없다고 그러길래 내가 "아니 진짜 심각한 일이라니까요 이건." 이렇게 열 내면서 말하니까
선생님이 "뭐가 심각해ㅋㅋㅋㅋㅋ 선생님 영어 못 해서 대화도 제대로 못 하니까 그냥 웃음으로 무마하는거야. 오해하지맠ㅋㅋ" 이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이 웃으면 끝장이라니까요?" 이렇게 맞받아치니까 선생님이 완전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그럼 정색하고 말해?" 이러길래 내가 "당연하죠! 선생님 웃는 게 얼마나 예쁜데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어머?" 이러고 내 어깨 퍽 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그런 말도 할 줄 아는 애였냐며 신기해하다가 선생님이 씨익 웃으면서 "선생님 지금 예뻐?" 이러길래 내가 이 쌤 뭐지.. 하는 표정으로 자기 쳐다보고 있으니까
선생님도 부끄러웠는지 "미안~" 이러고 고개 숙이는데 내가 "예뻐요." 하고 말하니까 선생님이 또 고개 들고 씩 웃으면서 내 어깨 감싸고 팔 쓸어내렸다가 올렸다가 하면서
"역시 쓰니밖에 없다." 이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앙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쥬금...... ㅇ<-<


*


맨날 댓글로 적어놔서 우리가 어떻게 사귀게 됐는지 모르는 독자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 제대로 써놓을게.
미리 말해두는데.... 정말정말로
우울주의. 답답주의.

그때 생각하니까 내가 감정 조절하느라 매일을 힘들어 했던 게 생각이 난다..ㅠㅠ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크게 좋아해본적이 없단 말이야. 남자를 사겨도 그냥 연락하는 거 다 귀찮아 했고.
내가 사귀는 사람한테 찾아가기보다는 늘 사귀는 사람이 나한테 찾아왔었어. 그냥 약간 일방적으로 사랑을 받는 그런 연애를 많이 한 것 같아.
근데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이 너무 좋아진거야. 진짜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 내 삶에 점점 스며들었다고 하면 말이 되려나.
그냥 어느 한 순간에 탁! 하고 꽂혀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거라면 내가 그 순간부터 차근차근 지워서 선생님을 쉽게 멀리할 수 있었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순간이라는 게 없는거야. 내 매일매일에, 모든 순간에 선생님이 스며들어있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거?
그냥 내가 선생님이랑 사귀는 상상따위는 하지도 않았고 매일 내 감정을 부인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
그래서 매일 밤마다 제발 내일은 선생님 보러 교무실 찾아가지 말자 쓰니야. 수업시간에 공부에만 집중하자. 막 이런 생각하고 그랬어.
근데 막상 학교 가면 나도 모르게 교무실에 와 있고 선생님이 눈에 띄면 선생님한테 발걸음 옮기고 있고 밤마다 선생님한테 카톡하고 있고.
근데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나 완전 다정하게 받아주고, 틱틱거려도 애교부려주고 같이 장난쳐주고 아껴주고. 맨날 둘 다 썸 타듯이 꽁냥꽁냥거리고.
선생님이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데 내가 어떻게 선생님을 바로 멀리해ㅠㅠㅠㅠㅠ

근데 어느 순간 딱 아, 이건 아니다. 싶은거야. 선생님과 제자인데. 거기에다 난 여자고 선생님도 여잔데. 아니다 싶었어. 그래서 그때부터 선생님을 좀 멀리했어.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데도 같이 안 마주치려고 집에만 박혀있고, 학교 등교하고 하교할 때 자주 같이 버스타고 그랬는데
선생님이 연락와도 오늘은 같이 못 갈 것 같다면서 괜히 오만가지 핑계대서 피하고 그랬었어. 학교 수업할 때도 선생님 눈 못 보고 짝지랑만 얘기하거나 아님 엎드려 자고.
그러다가 학교나 오피스텔에서 마주치면 딱 내가 이 사람을 너무나도 좋아하고 있구나, 이런 감정이 계속 떠오르고 심장은 뛰고 그러니까
저절로 웃게 되고 다가가게 되고뒤돌아서면 계속 자책하고 있고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한심하지만..ㅎㅎ
그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계속 시간이 지나다보니까 선생님도 눈치챈거지. 어느 날에 내가 야자하다가 물 뜨러 혼자 복도 지나가고 있었는데 선생님이랑 딱 마주쳤거든.
근데 선생님이 나한테 오더니 "쓰니야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자." 이래서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이랑 정수기 있는 곳으로 갔어.
가니까 선생님이 내 눈을 계속 쳐다보는데 눈을 못 마주치겠는거야. 그래서 다른데로 눈 돌리고 "무슨 얘기 하실 건데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선생님 눈 봐봐." 이러면서 내 손을 잡아. 그래서 쳐다보니까 아 그 와중에 선생님이 너무 예쁘고 내 손 잡아줘서 심장은 떨리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내가 눈 쳐다보니까 선생님이 "쓰니야 왜 나 피하는거야? 선생님이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 이러길래 내가 "아니요.." 이랬거든.
"요즘 니가 선생님이랑 눈도 안 마주치려고 하고 피하는 것 같길래 내가 걱정이 돼서. 진짜 아무 일도 없는 거 맞제." 하고 묻는데
그게 내 딴에는 뭔가 그냥 선생님이 제자가 걱정되서 묻는 것 같은? 진짜 딱 선생님과 학생. 뭐 이런 벽이 갑자기 느껴지는거야.
그래도 선생님이 그렇게 물어봐주고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니까 그때 이후로 며칠 어색하다가 곧장 평소처럼 잘 지내게 됐거든.
근데 그때는 내가 선생님이랑 대화한 이후로 선생님과 학생의 벽을 딱 느꼈다고 했잖아. 아, 이 사람은 나한테 이성적인 감정이 없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서
선생님을 멀리하기 수월했다고 해야하나. 여전히 어려웠지만 그때 이후로 선생님이랑 마주치면 평소같이는 지내는데 내가 교무실엔 잘 안 찾아가고
어쩌다가 복도에서 선생님 보면 원래는 바로 선생님한테 총총 걸어가는데 선생님 봐도 그냥 지나치고 친구한테 가고 그랬어.
근데 또 모순적인 게 학교 같이 등교, 하교 할 때나 특강에서 볼 때나 아무튼 마주칠 때는 내가 선생님을 좋아하는 건 아무리 그런 벽을 느꼈다고 해도 변함없으니까
웃으면서 장난치고 어쩌다가 선생님이 내 손 잡으면 설레여서 어쩔 줄 몰라하고 아무튼 막 복잡했어.
마주치지 않더라도 카톡하게 되면 원래 썸 타듯이 하트랑 이모티콘 막 보내고 보내고 나서 내 머리 완전 퍽퍽 때리면서 후회하고 막..ㅋㅋ

그러다가 어느 날에 선생님이 학교에 안 왔어. 심부름 때문에 교무실에 갔는데 선생님 가방이랑 옷 같은 거 하나도 없길래
선생님 반애들한테 슬쩍 물어보니까 오늘 안 왔다고 하더라고. 왜 안 왔냐니까 자기들도 모른대.
궁금하잖아. 근데 내가 그렇다고 선생님한테 오늘 왜 안 오셨어요? 하고 연락하기도 좀 우습고. 그냥 선을 넘는 것 같아서 좀.. 안 내켰어. 용기도 안 났고.
그래서 다음 날에 문학시간에 선생님 들어오는데 딱 봐도 얼굴이랑 손이랑 다 부어있고 아픈 게 눈에 다 보이는거야.
들어와서 말을 하는데 아예 말을 못할 지경이라고 선생님이 오늘은 수업을 제대로 진행 못 할 것 같으니까 영화 보자고 하고 애들은 신나서 막 좋아하는데
나는 너무 걱정이 되는거지. 보라는 영화는 안 보고 교탁에 엎드려서 계속 기침하고 힘들어 하는 선생님만 계속 쳐다봤어.
그래서 그때 바로 점심시간에 밥 안 먹고 외출증 끊어서 편의점 가서 꿀물 따뜻한 거 두 개 사가지고 바로 교무실에 갔어.
선생님들 다 밥 먹으러 가셨는데 선생님 혼자 교무실 책상에 엎드려서 기침하면서 막 힘들어하고 있는거야.
나랑 반대쪽으로 고개 돌리고 있어서 선생님 괜히 깨우기도 그렇고 교무실 중간 탁자에 있는 포스트잇 빼내서
'선생님 이거 마시고 조금이라도 기운내세요. 얼른 낫길 바라요.' 이렇게 적고 꿀물 두 개에다가 붙여서 선생님 책상에 살살 놓았는데
두 개가 살짝 부딪혀서 병소리가 났어. 그때 선생님이 고개 들어서 나 보자마자 "어 쓰니왔나.." 이러는데 목소리 완전 다 갈라져있고 아예 소리를 못 내는거야.
그러다가 내가 들고온 꿀물 딱 보고 포스트잇 떼서 보는데 선생님이 막 작게 웃어.
소리도 제대로 못 내서 귓속말 하는 것처럼 작게 "그냥 선생님 깨우지.." 이러는데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쌤 말하지마요 목 더 나빠질라."
이러니까 선생님이 자기 포스트잇 꺼내더니 펜 들고 막 뭘 써. 그래서 보니까 '이렇게 몰래 놔두고 가면 닌 거 모를 줄 알았나' 이렇게 적혀있어ㅋㅋ
그래서 내가 고민하다가 "모를 수도 있죠." 이러니까 다시 글 쓰더니 '글씨부터가 딱 닌데 내가 어떻게 몰라.' 이러고 다시 '고마워 잘 마실게^^' 이렇게 적어놓고ㅠㅠㅠㅠ

그리고 선생님이 한 일주일을 앓았던 것 같아.
근데 이상한 게 선생님이 괜찮아지려 하는 동시에 나를 피하는 거 같은거야. 아니 피했어 완전.
내가 아무리 눈썰미가 없고 눈치가 없어도 하루아침에 나를 대하는 분위기가 확 바뀌는데 내가 모를수가 없지.
아침에 일어나면 일찍부터 선생님한테 카톡 와 있어서 보면 '선생님이 오늘 학교 일찍 출근해야 돼서 오늘은 쓰니 혼자 가야겠다. 미안해.' 이런 식으로 와있고,
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나 쳐다도 안 보고 복도나 급식실에서 마주치면 나 피하려고 어디 급하게 가는 거 눈에 다 보이고. 카톡도 일부러 안 읽는 것 같고.
그게 3일, 4일 지나가는데 내가 너무 답답한거야. 솔직히 내가 선생님 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하게 선생님이 나 피했을 걸.
주말 지나고 월요일부터 선생님이 그랬던 것 같은데 그게 금요일까지 쭉 계속 되다 보니까 내가 답답함을 넘어서서 이제는 완전 화가 난거지. 사실은 화낼 입장도 안 되지만.

그래서 내가 금요일 저녁에 야자 마치고 집에 가면서 선생님은 먼저 퇴근한 거 아니까 버스 타고 가면서 전화 했거든.
근데 안 받아서 카톡 했어. 얘기 하고 싶은데 나중에 잠깐 밑에 내려와줄 수 있냐고. 보내고 얼마 안 지나서 1 없어지더니 한 5분 지났나?
선생님이 알겠다고 카톡 와서 내가 그러면 내가 카톡하면 내려와달라고 하고 일단 버스타고 오피스텔 가서 바로 밑에 도착하면 카톡하려고 갔는데
선생님이 먼저 밑에 내려와 있는거야. 그래서 선생님 얼굴 보는데 너무 울컥해서 일단 선생님 손목 잡고 바로 앞에 공원 있어서 거기로 데려갔거든.
데려가자마자 손목도 안 놓고 "선생님 저 왜 피해요?" 하고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니까 선생님이 당황해서 막 어쩔 줄을 모르는거야.
내가 "혹시 저번에 제가 선생님 피해서 이러는 거예요?" 하니까 선생님이 바로 고개 저으면서 그건 아니라면서 오해라고 그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그럼 왜 피하는데요. 내가 이때까지 엄청 고민해봤는데 나 잘못한 거 없잖아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내내, 피할거면 좀 제대로 피하던가 다 티나서 사람 마음 아프게 해놓고 뭐예요 지금. 솔직히 말해서 차라리 이름도 모르는 사이일 때가 더 나았던 것 같아요. 이게 뭐야." 하면서 내가 막 완전 화나가지고 생각없이 막 뱉어냈어.
그러니까 선생님이 엄청 당황해하길래 내가 손목 잡은 거 놓고 한숨 쉬면서 둘 다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선생님을 보는데 너무 화가 나는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해서 사이가 아예 틀어지는 것보다 그 당시에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불편한 분위기가 너무 싫었어 그냥.
그래서 내가 막 울먹거리면서 "왜 자꾸 피해요.. 나는 선생님 이렇게 많이 좋아하는데도 참고 선생님 제자사이로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는데 선생님은 뭐 때문에 저 자꾸 피하는데요. 왜 저 괴롭게 하세요?"
하고 끝에 완전 울먹여서 목소리 다 흔들리고.. 아무튼 그렇게 생각없이 또 막 뱉어냈어. 그때 처음 좋아한다고 고백한거지.
고백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감정을 드러낸 거잖아.

그러니까 선생님이 눈 크게 뜨면서 완전 놀란 눈치로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거야. 나는 선생님 눈 못 쳐다볼 것 같아서 그냥 땅만 쳐다보고 있었거든.
그렇게 우리 사이에 정적이 조금 흐르다가 선생님이 먼저 입을 떼더라고.
"나는 쓰니 니가.. 선생님한테 그런 감정이 있을 줄 몰랐다.." 이렇게 목소리 다 떨리고 울먹이면서 말하길래
나는 그냥 선생님 얼굴 볼 면목도 없어서 땅만 쳐다보고 있었어 계속.
근데 갑자기 앞에서 갑자기 울음 참는 소리라고 해야하나.. 끅끅 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는 거야.
그래서 내가 놀래서 고개 들고 쳐다보니까 선생님이 막 손으로 자기 얼굴 덮으면서 막 울고있어. 그때 나 엄청 당황해가지고 말도 안 나오고 그냥 선생님이 계속 울길래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그냥 우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서 울지말라면서 안아줬거든. 근데 선생님이 더 크게 막 엉엉 우는거야ㅠㅠㅠㅠ
선생님 진정될 때까지 토닥여주다가 조금 괜찮아졌길래 선생님이 몸을 살짝 뗐는데 그때 선생님이 "선생님도 사실 너 많이 좋아해." 이러는데
진짜... 그때 숨을 못 쉴 뻔 했어. 그래서 놀래서 내가 선생님 팔 잡으니까 선생님이 또 울먹이면서 "근데 선생님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서 억지로 피하고 그랬는데.."
막 이렇게 다시 울려고 하면서 말하는데 나도 같이 울컥하는거야. 그래서 나도 막 눈에 눈물 다 고이고 선생님 쳐다보는데
선생님이 나 안아주더니 "선생님이 쓰니 맘고생하게 해서 미안해." 하면서 다시 막 울고 나는 고맙다면서 이제라도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계속 그러고..

그렇게 한바탕 울고나서 같이 오피스텔 옆에 산책길 돌면서 얘기하다가
내가 먼저 선생님 손 잡고 "선생님 나랑 사겨요." 하고 선생님은 막 수줍게 웃으면서 고개 끄덕이고
아무튼 그렇게 파란만장하게 사귀게 됐어! 참 길다 길어..
우리끼리도 사귀기 전에 서로 헤맸던 거 생각하면 치를 떨고 어떻게 그렇게 엇갈릴 수가 있냐면서 막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고 그런다ㅋㅋ
그리고 이건 사귀고 나서 선생님이 말해준건데, 선생님이 일주일동안 앓고 그런 건 나 때문에 맘고생해서 그런 거였대ㅠㅠㅠㅠㅠㅠ
그거 듣고 나니까 내가 더 잘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더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그때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우리 선생님한테 고맙기도 하고.
좀 있다가 선생님 우리집에 올라오면 꽉 안아줘야 겠다.


*


자주 온다고 해놓고 한동안 또 글 못 쓰러 와서 미안해ㅠㅠ
자꾸 쓰다가 어디 나갈 일 생기고 막 그래서.. 맨날 임시저장만 해놓고 어디 나가고 그랬던 것 같다..ㅋㅋ
일주일동안 되게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거 다 쓰려면 밤을 새야할 것 같기에 그냥 위에다가 사귀기 전에 있었던 썰들 좀 많이 적어놨어.

댓글로 '수학애인' 님이 (암호닉 거론해도 되나..? 되겠지..?) 학교에서 내가 질투폭발한 썰을 듣고 싶다고 해서..
그거랑 어제 있었던 작은 일화만 얘기하고 얼른 글 올려야겠다...ㅋㅋㅋㅋ


*


평소에는 질투할 만한 게 있으면 내가 질투나서 기분 안 좋은 걸 표현해내기 보다는 그냥 선생님 놀리려고 장난식으로 질투하고 그런단 말이야.
원래 내가 무뚝뚝한 편이기도 하고, 그래서 엄청 심하게 질투나는 거 있으면 속으로 잠시 앓다가 잊어버리는? 그런 스타일이거든.
근데 선생님이 담임이다 보니까 자기 반 애들을 더 잘 챙기고 그런 게 있잖아?
나는 그래서 선생님이 자기 반 애들 챙긴다고 걔네 반에 있으면 복도에서 몰래 선생님 뭐 하나 쳐다보고 그러거든.
근데 그 반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여자애들 무리가 있어. 싫어한다기 보다는 그냥 원래 별로 친해지고픈 마음이 없었던 애들?
근데 걔네가 자꾸 선생님한테 치근덕 거리는거야. 걔네가 또 싹싹해서 선생님한테 입에 침 바른 말들 잘 하고 우리 선생님한테 팔짱 끼는 것도 서슴없이 하고..
선생님은 또 착해서 그거 다 받아주고 오냐오냐 해주고 걔네가 장난 치면 장난 같은 거 다 받아주고 나한테 웃어주는 것처럼 환하게 웃어주고..ㅂㄷㅂㄷ

원래 내가 나한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상은 남 싫어하고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맨날 급식시간에 밥 먹으면서 우리 애들이 걔네 무리 욕 하고 있으면
나는 그냥 듣기만 하고 외모나 화장 가지고 이상하다고 뭐라 하면 "에이 뭐 그럴수도 있지~" 하고 원래 뒷담화 자체를 싫어해서
애들이 내 앞에서는 누구 뒷담화 하려고 그런 거 잘 안 한단 말이야.
근데 어느 날에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있는데 어쩌다가 걔네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도 모르게 인상 찌푸리면서 "아 걔네 존나 싫어." 이렇게 말해버린 거야.
말하고도 나도 놀래가지고 뜨끔 했는데 애들이 왜 뭔일 있나 걔네가 뭐 했나? 하면서 막 물어오는데 나는 난감... 음.. 뭐라하지.....
그래서 아 그냥 걔네 행동이 요즘 맘에 안 든다면서 얼버무려서 넘어가긴 했는데 아무튼 그런 일도 있었거든.ㅋㅋ

그러다가 언제 빵 터졌냐면 내가 선생님 보려고 교무실에 갔는데 걔네 무리 중에 한 명이 선생님 앞에 서서 막 앙탈을 부리고 있는거야.
"아 선생니임~" 하면서 콧소리 내는데 보자마자 빡이 확..ㅂㄷㅂㄷ
멀리서 들어보니까 치마 때문에 걸렸나봐. 그래서 선생님이 늘려오라고 했는데 걔가 이게 뭐가 짧은 거냐면서 늘릴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면서 그러는데
선생님이 단호하게 "안 돼. 부모님한테 문자 넣어놓을 테니까 주말에 늘려와."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뒤에서 역시.. 우리 선생님.. 하면서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걔가 막 나오대? 그래서 선생님은 그때 나랑 눈 마주쳐서 서로 웃고 있는데 걔가 내 옆에 지나가면서 "아 씨발 존나 좆같네." 이러고 지나가는 겨.
순간 표정이 확 굳으니까 선생님이 막 눈썹 꿈틀 거리는데 이걸 선생님한테 말하긴 좀 그래서 얼굴 펴고 선생님한테 가니까
선생님이 세상에서 애들 혼내는 게 제일 힘들다면서 울상 짓는데 속상해가지고 내가 더 기분이 나빠지는 거야.

그러고 또 그것 때문에 하루종일 화나있다가 복도에서 선생님을 봤는데 원래 내가 선생님 보면 바로 "쌤!" 하고 불러서 선생님한테 가는데
갑자기 걔네 무리 애들이 내 앞에서 "선생님!" 하고 선생님한테 가더니 막 팔짱 끼고 그러는거야.
근데 내가 뒤에 있었으니까 선생님이랑 내가 눈이 바로 마주쳤거든. 그래서 선생님이 어쩔 줄 몰라하는데
원래 같으면 내가 장난식으로 째려보다가 나중에 선생님 보면 "이제 선생님이랑 팔짱 안 껴야지." 이러면서 질투하면 선생님은 순둥이라서 어떻게 풀어줘야할지 몰라가지고
옆에서 끙끙거리고 막 어쩔 줄 몰라하고 그런단 말이야. 그럼 나는 그거 보는 재미로 놀리고 그러는데 그때는 뭐 장난이고 뭐고 생각도 안 나서
그냥 선생님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바로 걔네 떼어놓고 나한테 와서 우리 반 복도 쪽으로 데려가면서
"화났어?" 이렇게 묻는데 분명 화난 건 아닌데 나도 내가 화난건지 뭔지 모르겠어서 그냥 "모르겠어요." 이랬거든.
근데 선생님이 막 나한테 팔짱끼면서 자기 얼굴 들이밀고 내 얼굴 쳐다보고 계속 내 팔 쓸어주고 그러는데 내가 속으로는 걔네랑 같이 있는 거 보기 싫다고 말하고 싶은데
말하기가 너무 쪽팔려서 그냥 앞니까지 튀어나온 말 꾹꾹 삼키면서 참고 있었거든.
근데 선생님이 먼저 "걔네가 선생님한테 저렇게 붙어오면 선생님이 쉽게 떼어낼 수가 없다ㅠㅠ 내가 쓰니한테 먼저 달려왔어야 하는건데 선생님이 미안해.." 이러길래
그냥 그때 바로 화가 풀렸거든?ㅋㅋㅋ 나도 단순쟁이라섴ㅋㅋㅋ..
선생님이 먼저 그렇게 미안하다고 말해주니까 내가 장난식으로라도 걔네 맘에 안 든다고 말할 거리가 생겨가지고 내가 짐짓 화난 표정 지으면서
"선생님 걔네랑 붙어있는 거 보기 싫어요." 하니까 선생님이 "알아요. 미안해요." 이래서
"자꾸 걔네랑 팔짱 낄 거예요? 안 낄 거예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안 낄게요. 쓰니랑만 낄게요." 하면서 팔짱 더 꽉 힘줘서 끼는거야.
근데 선생님이 갑자기 "근데 계속 존댓말 쓸 거야..? 자꾸 쓰니가 존댓말 쓰니까 내가 꼼짝 못 하겠다.." 이러길래 내가 "여긴 학교잖아요." 이러니까
선생님이 "그렇긴 해도.." 이러면서 혼자 중얼중얼..... 나는 귀여워가지고 계속 딴 데 보면서 웃음 참고 있고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내가 "그럼 나한테 웃어주는 것처럼 걔네한테도 계속 웃어줄 거예요?" 이러니까 "아니.." 이러고 막 눈썹 찡그리면서 "이러고 다닐게." 이러길래
내가 귀여워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게 뭐냐고 몬나니 같다면서 그렇겐 안 해도 된다고 하다가
사람 아무도 없는 2층 복도로 내려가서 내가 볼에 손 콕콕 집으니까 선생님이 사람 없나 눈치보다가 볼 잡고 입에 뽀뽀해줬다ㅋㅋㅋ
그 이후로 내가 하루종일 헤헤 거리고 다녀서 반 애들이 얘는 기분파가 분명 하다면서 놀리고 그랬엌ㅋㅋㅋㅋ큐ㅠㅠㅠ


*


어제 일 말하기 전에, 예전에 선생님이 다른 반에 갔었는데 그때가 막 글 쓰는 시간이었나봐.
아침에 쉬는시간에 나한테 찾아와서 "쓰니 니가 썼던 글 다른 반 애들한테 읽어줘도 돼?" 이러고 내가 "ㅇㅇ." 하면서 내 공책 빌려갔던 기억이 난다..ㅇㅇ

아무튼 그때 선생님이 내 글 읽어주기 전에 걔네 반 애들한테 "이게 X반 박쓰니가 쓴 글인데~" 하는데
거기 반 남자애들이 갑자기 "오~~" 하면서 "김응응(가명)~" 하고 난리를 쳤나봐. 김응응이는 1학년 때부터 나 좋아하던 남자애였거든.
근데 선생님은 모르니까 "왜? 응응이가 왜?" 이러는데 어떤 남자앤진 모르겠는데 막 "응응이 미래여친이요~" 이랬나봐.
근데 나는 그 난리를 떨었다는 거를 몰랐었는데 점심시간에 애들이랑 같이 밥을 먹는데 그 반에 있었던 친구가 나한테 말해주더라고?
근데 나는 선생님이 그걸 들었을 생각을 하니까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아서 잊고 있다가
같이 학교 마치고 버스 타고 가는데 내가 폰 하고 있었거든. 근데 선생님이 갑자기 "O반에 김응응 알아?" 이러길래 "응." 하고 대답하니까
"걔가 너 좋아해?" 이래서 "응." 하고 폰 보면서 대답했거든. 근데 내가 너무 뻔뻔하고 담담하게 대답을 한 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폰 닫고 선생님한테 오늘 친구한테 얘기 들었다면서 또 남자애들이 난리쳤다매? 이러고 신경 쓸 일 아니라고 막 그러니까
선생님이 처음엔 안심하길래 나도 안심하고 폰 켜서 막 하고 있으니까 선생님이 다시 내 팔 막 흔들면서 근데, 아 근데~ 막 이러길래 쳐다보니까
"남자애들이 막 니가 응응이 미래여친이라면서 그랬단말이야ㅠㅠㅠㅠ" 이러는거야.. 아 졸귀.......... 씹귀....................
그러길래 내가 선생님 또 안심시켜줄라고 두 손 잡으면서 눈 크게 뜨고 "누가 그랬어 누가! 나는 선생님 여친인데? 내 미래여친도 선생님인데?" 막 이렇게 오버하면서 말하니까
선생님이 막 웃으면서 "그러치~ 요있네~ 내 여친~" 하면서 훈훈하게 끝났었거든.

근데 문제는 오늘 선생님이랑 낮에 같이 집에서 홈데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잠시 소파에 폰을 두고 안방에 갔는데 그때 카톡이 왔나봐. 선생님은 진동이 울려서 봤는데 카톡창에 보낸사람이 '김응응' 이렇게 돼있으니까 놀랜거지.
근데 김응응이 연락 온 거는 갑자기 쓸데없이 학교 보충 하냐고 하길래 아니라고 대답하고 그거 잠깐 연락한 거였거든.
근데 내가 안방에 계속 있으니까 걔가 계속 카톡을 보냈나봐. 그래서 선생님이 "카톡 왔어." 이러는데 내가 "누구?" 이러니까 "김응응." 이러는데
나 혼자 괜히 찔려가지고 인상 찌푸리고 "김응응~?" 이러면서 나갔는데 선생님이 막 화난 표정같은 거 지으면서 "그래 김응응!" 이러는데
내가 귀여워서 볼 잡고 흔들면서 "오해다 오해~" 이러니까 "걔가 니한테 왜 카톡을 하는데?" 하고 묻는거야.
그래서 내가 카톡내용 보여주면서 "학교 보충 하냐고 물어봐서 답장해준 것뿐!" 이러니까
선생님이 "선생님 생각에는 걔 니랑 연락하고 싶어서 이런 쓸데없는 거 물어보고 그런거다." 하고 얘기하는데
그때 마침 김응응이가 카톡으로 '주말인데 뭐해?ㅎㅎ' 보내서 내가 "헐 소름!!!! 선생님 돗자리 깔아라!!!!" 하면서 막 웃으니까
선생님이 웃을 일 아니라고 그러면서 내 폰 뺏어가더니 자기가 답해줄거라면서 그러길래 내가 "걍 씹어~" 하니까
선생님이 "그러면 또 다시 이렇게 연락이 온다니까? 틈을 주면 안 된다고오." 이러고 카톡으로

나 쓰니 엄만데
쓰니 지금 공부하고 있는데 응응이 니가 카톡 계속 보내면 방해가 될 것 같아

하고 막 쳐서 보내는 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선생님 뭐해!?" 하면서 놀래서 묻다가 카톡 내용 보고 막 배잡고 웃으니까
선생님이 또 뭐라고 보내냐면서 막 손톱 물어뜯고 고민하는 중인데 걔가 다시 카톡이 왔어.

아.......
죄송합니다...
쓰니한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전해주세요ㅎㅎ

이렇게 카톡이 와서 선생님이 막 흐뭇하게 웃으면서 "공부 열심히 하래~" 하고 나한테 폰 주면서 막 고개 흔들거리고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언제부터 제 엄마셨어요?" 하니까 고민하는 척 하더니 "우리 애기 이리와." 이러고 나 끌어안고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이렇게 귀여워서 어떡하냐면서 막 여기저기 뽀뽀하고 깨무니까 선생님이 아프다고 막 울상 지어서 내가 다시 깨문 곳 뽀뽀해주면서 달래주고ㅠㅠㅠㅠㅠㅠ
그러다가 내가 선생님 소파에 눕혔는데 선생님이 내 얼굴 잡더니 "예쁜 것도 죄야 그치?" 이러길래 "그럼 선생님은 사형당해야 돼." 이러니까
선생님이 막 놀라는 척 하면서 "헉.." 이러면서 눈 굴리고ㅋㅋㅋㅋㅋ 나는 그거 귀여워서 눈에다가 뽀뽀하고ㅠㅠㅠㅠㅠㅠ
선생님이 또 내 목에 팔 감으면서 "그래도 방학이라서 다행이다. 이 예쁜 얼굴 나만 볼 수 있어서." 이러길래 "근데 저번에 선생님이 나보고 학교 보충하라고 그러지 않았나?"
이러니까 "그건 내 실수." 이러고 내 입술에 쪽쪽쪽 뽀뽀하면서 "그리고 우리 애기랑 뽀뽀도 나만 할 수 있어." 막 이랰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또 뭐 더 할 수 있는 거 없어?" 이러고 장난스레 물으니까 선생님이 "음.. 모르겠는데?" 이러고 모르는 척 하길래
내가 고개 내려서 키스 작게 하고 살짝 떼서 선생님 눈 보면서 "우리 선생님은 좋겠다. 나랑만 키스 할 수 있어서. 그치." 이러니까
선생님이 막 고민하다가 고개 끄덕이면서 "인정." 이러길래 또 고개 내려서 그 이후론 폭풍 키스....ㅎ헿



*



오늘은 여기까지! 한동안 안 썼던 만큼 꽤 길게 썼다 그쵸! (자기합리화)

다음에 또 올게요 ^_______________^



♥암호닉♥

국어/악어/기린/퐁퐁이/북극곰/뿡뿡이/라이츄/22cm/쿠쿠/60/용용/고삼/널사랑하디오/둑흔/스무디/수학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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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구오구 둘다너무귀여워 ㅋㅋㅋ 달달하다
10년 전
독자2
대박........
10년 전
독자3
분량 ㅠㅠ 어찌이렇게 달달하게 사귈수 있죠 ㅠㅠ
10년 전
독자4
우와~ 달달~
9년 전
독자5
쓰니글보면 넘 달달해서 나도 연애하고싶다ㅠㅠ
9년 전
독자6
징짜.달달~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헐ㄹㄹㄹㄹㄹ 달달해; 너무 달달해서 화날 기세 ..ㅋㅋㅋㅋㅋ큐ㅠㅠㅠ
9년 전
독자8
연!!!!!애!!!!!연애!!!!!!연애!!!!!!!!애에에에에!!!!!!!!나!!!!!도!!!!!!!하!!!!!!고!!!!!싶다....흑
9년 전
독자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악 달달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럴스기ㅠㅠㅠㅠㅜㅠㅠㅠㅜ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외로워
9년 전
독자10
신기해 ㅠㅠ 진짜 소설같아...설렘 ㅠㅠ
9년 전
독자11
ㅎ... 초콜렛먹고칼로리를본기분ㅣ야ㅠ ㅜ너무달달해ㅜ부럽씀다
9년 전
독자12
아 진짜 설렌다 ㅠㅠ 쓰니 부러워 ㅠㅠ
9년 전
독자13
둘이 진짜 알콩달콩 너무 보기좋다ㅠㅠㅠ
9년 전
독자14
사귀는 썰에서 내가 다 눈물이 나고 그러네..ㅠ... 너무 귀엽게 사겨서 너무 좋다ㅠㅠ
9년 전
독자16
팬픽보다 쓰니 썰이 더 설레고 부럽닼ㅋㅋㅋㅋㅋ 힘들게 마음확인한만큼 오래오래가새요ㅜㅜ
9년 전
독자17
헐 손목 얇은거 격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우리 쌤 수업하시는거 볼때 손목밖에 안보여 진짜 그게 되게 설레고 좋지않아?ㅋㅋㅋㅋ
9년 전
독자18
아증말로ㅋㅋㅋㅋㅋㅋ두근두근ㅋㅋㅋㅋ심장이근질근질
9년 전
독자19
우와ㅠㅠㅠㅠ진짜 설렌다 으아어엉 쓰니 글은 30포인트라고 하기엔 무색할만큼 알차고 길고 사랑스러운 글이야 고맙게 잘 읽고있어!ㅎㅎ
9년 전
독자20
긴만큼 더더더 달달하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쥬금
9년 전
독자2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2
복습댓글 다시 읽어도 행복한글이야 좋아좋아 히리리릴헤헤헤레우우룰
9년 전
독자23
와 지금 정주행하는데 너무 달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ㅎ 허우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4
헤헤 쓰니 글은 언제봐도 넘나 좋다 ㅠㅠ
8년 전
독자25
넘 달달하다... 교무실 가지 말자고 매번 다짐했다는 부분 나랑 똑같아서 넘 공감하면서 읽었어 ㅜ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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