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학년 대표로 입학한 닝과 짝이 된 보쿠토는 자기와는 달리 언제나 완벽한 그녀의 모습이 신기했다.
“너, 입학식에서 선서했던 닝, 맞지?”
신기함으로 가득 찬 그의 눈을 마주한 닝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응. 넌 이름이 뭐야?”
“난 보쿠토! 보쿠토 코타로!”
“안녕, 보쿠토”
닝의 인사 한 마디에 보쿠토는 얼굴이 터질 듯 붉어져 잠시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2
그때부터 보쿠토는 쉬는 시간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중학생때부터 배구했어!
포지션은 윙 스파이커인데..... 아 닝! 닝은 배구 좋아해? 내가 설명해줄까?!...."
높은 텐션으로 쉴 틈 없이 떠들어대는 보쿠토가 시끄러울만도 하건만 닝은 언제나 보쿠토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3
항상 보쿠토를 받아주는 닝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바로 쉬는 시간에는 쉴 새 없이 떠들어대던 보쿠토가
수업 시간만 되면 엎드려 잠드는 것.
닝은 공부부터 교우관계까지 모든 측면에서 완벽했기에 수업시간마다 잠든 보쿠토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깨워야 하는 건가...?
아니야, 닝.
공부에 관심 없을 수도 있는데 오지랖이야.
근데 보쿠토도 공부하고 싶은데 잠드는거면 어떡하지? 내가 책임지고 깨워야하나?'
이러한 고민이 일주일 쯤 반복될 쯤 닝은 결국 보쿠토에게 직접 물어보겠다고 결정지었다.
"보쿠토, 혹시 수업시간에 내가 깨워주는게 좋아?"
4
"아니!!!! 괜찮아!!!!"
자신이 머리를 썩였던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당찬 대답이 너무나 보쿠토다워서 닝은 웃음을 터뜨렸다.
"닝, 왜 웃는거야?"
갑작스런 닝의 웃음에 어리둥절한 보쿠토였다.
"그냥 너무 보쿠토 같은 대답이었어."
"나답다고?? 흠....."
무슨 뜻인지 알아내려는 듯 보쿠토는 짐짓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닝은 그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닝은 반장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오늘 종례까지 부활동 정하래!!!"
5
그 말에 정신을 차린 보쿠토가 다시 눈을 반짝이며 닝에게 물어온다.
"닝! 나는 당연히 배구부인데 닝은 뭐할거야??
닝이라면 설마 귀가부?! 나랑 같이 배구부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 아니 나랑 배구부하자! 배구부 매니저로 들어오는 것 어때? 같이 등교도 하고 하교도 하고..."
"잠시만, 보쿠토! 진정해!"
"알겠어!"
닝의 한 마디에 보쿠토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먼저 나는 귀가부쪽이야.
보쿠토는 계속 배구를 했고 앞으로도 배구를 할 예정이니까 배구부를 하는 것처럼 나도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그 시간을 쓰고 싶어.
등하교는 같이 못해도 지금처럼 교실에서 시간 날 때마다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6
“닝은 앞으로 뭐가 하고 싶은데?”
“그거 아직 미정이야. 앞으로 정해가려고.”
“엑?!?! 그럼 앞으로 닝도 배구랑 관련된 일을 할 지도 모르는거 아냐? 배구부 매니저도 분명 도움 될 거라구! 닝 중학생 때는 부활동 해봤어?”
“보쿠토, 그건 좀 억지 아냐? 난 중학교 때도 귀가부였어.”
“학창 시절 마지막 기회인데 아니면 임시로 해보는 건 어때? 내가 꼭 하고 싶게 만들어 줄게!”
“일단은 종례시간까지 생각해 볼게. 그전까지는 내가 생각할 시간을 줘.”
7
쉬는 시간마다 틈틈이 생각해 보았지만 보쿠토의 말의 대부분은 아무 의미없는 억지였다.
하지만 ‘처음으로 사귄 친구, 보쿠토와 함께하는 마지막 부활동’이라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종례시간이 되자마자 보쿠토는 주인이 놀아주기를 기다리는 강아지 마냥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와중에도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닝의 말은 지키려는지 닝에게 먼저 말을 꺼내지는 않는다.
그런 맹목적인 기다림이 눈에 들어오자 닝의 마음 한구석에는 조금 더 애태워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보쿠토를 지켜본 바로는 곧 보쿠토가 삐질 것 같았다.
가방을 챙긴 닝이 의자를 끌며 일어나자 보쿠토의 얼굴에는 실망한 표정이 떠올랐다.
“닝........”
“가자, 보쿠토. 배구부 할 거라며?”
8
배구부에 입부하던 날,
닝은 저 말고도 매니저를 자처한 여학생이 두명이나 있는 것을 보고 ‘나까지 필요할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어차피 체육관까지 와서 안면을 튼 이상 제대로 활동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닝은 우선 임시로...”
“아니요. 정식으로 입부하겠습니다.”
“에에? 닝 진짜??? 진짜 나랑 배구부 하는거야??”
“그래, 보쿠토. 내가 졌어.”
“헤이, 헤이, 헤이-! 헙....”
닝 앞에서는 꼭꼭 숨기고 있던 자신의 말버릇을 무의식적으로 내뱉어버린 보쿠토는 쑥스러운지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덕분에 약간은 어색함이 감돌던 체육관의 분위기도 금새 풀어졌다.
보쿠토의 성격과 닝의 유명세 덕에 후쿠로다니 배구부 신입생 7명이 친해지는 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9
닝은 처음으로 배구부 연습에 참여했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아무리 똑똑한 닝이라도 생전 처음해 본 일이기에 중학교 때 이미 매니저 경험이 있는 유키에와 카오리에게 드링크 타는 법, 수건 나눠주기, 일지 기록 등 해야할 일을 배우는데 여념이 없었다.
"헤이, 헤이, 헤이-!"
어느 새 보쿠토도 배구에 흠뻑 젖어들었는지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도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일을 마무리하고 닝은 다른 매니저들과 코트 옆에 서서 마지막 연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보쿠토가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공을 시원하게 내리쳤다.
항상 옆에서 배구를 좋아하고 잘한다고 재잘대던 짝이 코트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아, 열정을 가지고 꿈을 좇는 사람은 이렇게 눈부시구나.
10
보쿠토와 닝은 하교길을 함께했다.
매 연습이 끝나면 닝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그날의 수업 내용을 복습하며 보쿠토가 씻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노트에 얼굴을 묻고 있을 정도로 열심인 모습을 보고있자면 먼저 집에 가서 공부 할 법도 하건만 입부 날 보쿠토의 등하교도 같이 하자는 말이 기억에 남아 닝은 항상 제 할일을 하며 보쿠토를 기다렸다.
하굣길의 시작은 잔뜩 신이 난 보쿠토의 질문공세로 시작된다.
"닝, 나 오늘 어땠어? 멋있었지? 나 스파이크칠 때 봤어? 오늘은 정말 감이 좋았다고!"
그런 보쿠토의 질문에 닝은 언제나 환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오늘도 멋있었어. 보쿠토. 보쿠토가 배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태양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보쿠토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꼭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응원하게 돼."
가끔 하굣길을 함께하는 코노하는 이 대화가 나올때마다 잔뜩 인상을 찌푸린다.
'도대체 닝은... 보쿠토 버릇 나빠지면 어떡하려고...'
11
종종 나타나는 '보쿠토 풀죽음 모드'에도 닝의 대처는 의연했다.
"어떡하지...... 스트레이트 어떻게 치는 건지 기억안 나......"
처음 보쿠토가 이 말을 내뱉었을 때 후쿠로다니 배구부는 경악했다.
"???"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거지?"
"너 지금 뭐라는 거야?"
"정신 차려!"
"하지만.... 진짜 모르겠는 걸... 오늘은 나한테 토스 올리지 말아주세요. 모브상."
한 마디를 던진 보쿠토는 본인도 충격에 빠진 듯 터덜터덜 닝을 향해 걸어왔다. 무의식적으로 닝을 향하고 있는 발걸음이었지만 동시에 보쿠토의 머릿속엔 걱정으로 가득했다.
'어떡하지? 안 멋있었을 거야. 닝한테 배구 잘한다고 잔뜩 자랑했는데 실망한거 아냐? 근데 닝한테 위로는 받고 싶다고! 지금은 닝이 필요한데... 그렇지만....'
"보쿠토"
자신을 부르는 닝의 목소리에 보쿠토는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잘 할 수 있을 거야.”
12
자신을 향한 신뢰가 담긴 그 한마디에 보쿠토는 마음에 무엇인가 가득 차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응!"
그 이후로 보쿠토가 풀죽음 모드에 들어갈 때마다 부원들은 보쿠토를 닝 앞에 데려다 놓는다고 한다.
그렇게 평범하면서도 약간은 간질간질한 봄을 지나 이들에게는, 정확히는 보쿠토에게 한 가지 시련이 찾아왔다.
고등학생으로서 첫 여름 방학을 앞두고 찾아온 기말고사.
부활동을 하면서도 틈틈이 공부를 해왔던 닝에게는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문제는 보쿠토였다.
중간고사까지만 해도 닝은 수업시간만 되면 항상 잠들어있는 보쿠토를 보고 당연히 믿는 구석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 믿음은 중간고사 성적이 나오자마자 산산조각났다.
이대로 가면 낙제가 분명한 성적에 닝은 잠시 보쿠토를 도와주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그저 같은 반 친구일 뿐인데 지나치게 오지랖을 부리는 것 같아 관두었다.
시험기간에는 부활동도 잠시 쉬어가기에 닝은 일찍 집으로 돌아가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보쿠토, 나는 당분간 학교 마치면 바로 집에 가려는데 너는?"
"나는 개인 연습이라도 더 하려고 하는데.."
닝은 조금 전까지 고민하던 자신을 후회했다.
"보쿠토, 정말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보쿠토가 챙겨야 할 일은 알아서 챙기고 있는거지?"
"....닝.... 나는 괜찮아....."
땀을 삐질 흘리며 내 눈을 피하는 보쿠토에 머리가 아파왔다.
잠깐 기대했었지만 보쿠토는 보쿠토였다.
13
"보쿠토, 아무리 너가 배구선수가 꿈이고 배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적어도 낙제는 면해야 될 것 같은데?
방학 때 합숙이나 연습 참여해야 하는데 보충수업 듣게 되면 보쿠토 배구도 못하고 부원들에게도 여러모로 민폐가 되지 않을까?"
"흠...."
이 정도 말로는 마음이 동하지 않는 보쿠토였다.
"보쿠토 수업 듣는 거 안 좋아하잖아. 생각해봐. 낙제하면 다들 노는 방학에도 혼자 교실에 앉아서 수업들어야 한다고.
나도 없고 친구들도 없는데 선생님과 단둘이. 졸지도 못하고 말이야."
상황에 이입할 수 있게 만들어줬더니 단번에 보쿠토의 인상이 찌푸려진다.
보쿠토는 상상만으로도 우울한지 어느새 축 쳐져서는 그 큰 덩치를 책상 밑으로 우겨넣고 있었다.
여기서 마지막 한 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닝은 울상이 되어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보쿠토를 붙잡고 말했다.
"보쿠토, 이제 공부하자."
그 날 보쿠토는 단호해진 닝의 모습에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고 한다.
14
“닝, 그럼 닝이 도와주는거지?”
한껏 올라간 머리와는 달리 축처진 눈꼬리의 보쿠토를 보자니 어떻게 거절할 수 있을까.
“흠.... 좋아. 대신 전과목은 안돼. 가장 자신없는 과목 2개.”
“3개는?!”
“1개로 해?”
“2개라...... 수학이랑 영어!”
단호한 닝의 대답에 보쿠토는 겨우 잡은 기회를 잃을까 냉큼 태세 전환에 들어갔다.
“당분간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학교 마치고 1시간 같이 공부하는거야. ”
“좋아! 그럼 이제 닝 선생님인거네?! 닝 선생님! 닝쌤!”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생생한 보쿠토를 보며 닝은 보쿠토의 뒤에 흔들거리는 꼬리가 보이는 듯 했다.
15
시험기간이 되자 닝은 공부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평소에도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었지만 시험기간이 되자 끼니를 거르기 시작했고
점심은 각자 친구들과 먹었기에 보쿠토는 뒤늦게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닝, 친구들이랑 싸웠어?”
“아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원래는 지금쯤 닝도 같이 나가는데 요즘은 나 밥먹으러 갈 때도 갔다 와서도 항상 닝이 자리에 있길래.”
“아.. 원래 시험기간에는 밥 안먹고 공부하는 편이야. 나 밤은 못새거든.”
그러자 보쿠토의 얼굴이 눈앞으로 훅 다가왔다.
“안 돼.”
“뭐?”
보쿠토의 큼지막한 손이 닝의 여린 손목을 휙 채간다.
“닝, 닝 아침도 안먹고 오지. 점심도 거르고 학교 마치고도 한 시간씩 나랑 공부하고 집에 가는데 그럼 닝은 하루에 한끼먹고 산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닝 손목이 요만한 거라고!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부러질까봐 걱정된다고!”
16
닝은 먹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평소에는 항상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고 있는 편이다.
다만 지금과 같이 정신없이 바쁠때가 되면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이 식(食)일 뿐이었다.
“나 먹는거 좋아하는 거 보쿠토도 알잖아! 하교길에도 맨날 카페 들리자고 하구! 그냥 요즘처럼 바쁠 때 한정이야.”
“안돼. 나 공부 도와주는 것 때문에 공부할 시간 없는거야? 그런거면 나 안 도와줘도 돼.”
도와달라고 졸라댈 때는 언제고 이젠 단호한 얼굴로 포기하겠다니 닝은 머리가 아파왔다. 며칠간 공부를 함께 한 결과 닝이 도와주지 않으면 보쿠토는 분명히 낙제할 것이 뻔했다.
닝은 적당히 간식거리라도 먹는 척 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먹으면 되는 거지?”
“닝 지금 대충 떼울 생각했지! 안돼. 시험 끝날 때까진 나랑 같이 먹어.”
닝은 오늘따라 눈치 빠른 보쿠토가 얄밉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를 걱정해주는 짝이 고마웠다. 평소 하굣길에 자신이 먹고싶은 것이 생기면 항상 가게에 같이 들러주던 것도 생각났다.
‘한번은 져줄까?’
“좋아, 같이 밥먹고 공부하는 걸로 하자.”
닝과 보쿠토는 어느새 하루를 온전히 서로를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
17
그렇게 공부를 시작한 지 2주째.
이제는 모두 하교한 뒤 적막한 교실에 둘만 남아 공부하는 시간이, 그 공기가 익숙해져 있었다.
어쩐지 조용하다 했더니 옆자리의 보쿠토는 잠들어 있었다.
배구 밖에 모르던 아이가 벌써 2주나 매일 공부를 하려니 지친 것도 이해가 가기에 닝은 잠든 보쿠토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옆자리가 조용하니 어색하네... 보쿠토도 잘 때는 조용하구나..아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치만 뭔가... 보쿠토라면 잘 때도 시끄러울 것 같았다구.’
혼자 괴상한 생각에 빠져들던 닝은 잠든 보쿠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문득 보쿠토의 얼굴을 이렇게 자세히 본 적은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활력 넘치는 보쿠토는 얼굴 표정마저도 쉴 새 없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보쿠토의 얼굴을 향해 내리쬐는 햇살에 닝은 살짝 몸을 틀어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아침마다 왁스를 사용하는지 바짝 올라간 머리에 짙은 눈썹, 고이 감겨진 두 눈과 날카로운 콧대 맨날 보던 제 짝의 얼굴에 닝은 새삼스레 얼굴을 붉혔다.
‘뭐야? 닝, 미친거야? 변태야? 보쿠토잖아! 왜 얼굴이 빨개지는거야? 정신차려. 이상해. 왜이러는거지? 뭐야?’
붉어진 자신의 얼굴에 닝이 소리없이 당황하며 몸을 비틀어대자 기웃거리는 햇빛 탓에 보쿠토의 얼굴이 순간 움찔거린다.
놀란 닝은 다시 그늘을 만들어 주고서는 보쿠토를 쳐다본다.
‘닝, 잘 봐. 보쿠토라구. 그냥 보쿠토야. 보쿠토잖아. 그렇지? 보쿠토다. 이건 그냥 보쿠토야..’
그 때 보쿠토가 눈을 떴다. 반짝이는 금안이 마치 방금 전까지 자신의 생각을 꽤뚫어보는 듯했다.
“보쿠토, 오늘은 집에 가자!”
그 날 밤, 닝은 갑작스레 찾아온 감정을 해석하느라 잠을 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