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과 헤어진 히나타가 평소처럼 지내다가 갑자기 눈물 흘리는 게 보고 싶었던 건데 서론이 너무 길어져서 두서없고 개연성도 없고 노잼입니다 노잼주의
이 양손에서 넘쳐흐를 정도로
너에게 건네줬던 사랑은 누구에게 줘야하는 거야?
어느 한 분야의 천재라고 불리는 닝과 작은 거인이 되고 싶은 히나타의 이야기.
닝은 공부든, 그림이든, 운동이든 어느 한 분야의 천재였으면 좋겠다. 노력으로 따라잡으려면 엄청 오랜 시간이 걸릴 만큼, 압도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닝은 언제나 모두에게서 부러운 시선을 받을 거다.
하지만 카라스노의 천재, 최연소 천재 등등 거창한 타이틀을 따라가면 그 끝에 보이는 건 그런 타이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은 체구의 귀여운 모습이었고 거기에 성격마저 좋은 닝이었지.
닝과 히나타는 1학년 때 스치듯 만나, 그게 인연이 되어 서로에게 눈길이 갔을 거야.
닝의 눈에 보이는 히나타는 작은 거인이 되려는 말 그대로 작은 거인. 한 부분의 천재니까 통찰력도 좋지 않았을까 싶네. 매번 카게야마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모습이나, 아니면 부활동에 진지하게 임하는 그런 모습에 닝은 이미 히나타에게서 작은 거인의 모습을 봤을 거야.
히나타의 눈에 보이는 닝은 남들과는 차원이 다른, 카게야마와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그런 천재였어. 거기에 그런 자신에게 맞추라며 윽박지르거나 자만하는 것도 아닌, 타인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지.
남들 눈에는 햇살과 햇살, 둘 다 똑같아 보일 만큼 분위기는 비슷했으면..
하여튼 그런 히나타에게 끌린 닝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를 쫓아다녔어. 무의식중에 눈이 가고마는 밝은 태양 같은 머리카락에, 고개를 돌려 머리카락에 시선을 두면, 그 시선은 금세 아래로 내려가 활짝 웃는 히나타를 보고, 그 미소를 따라 짓게 만들겠지.
그리고 닝은 알게 될 거야.
자신의 첫사랑의 시작을.
연인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지. 닝은 히나타와의 거리를 좁혀갔고 히나타 또한 닝과 함께 조금씩, 거리를 좁혀오기 시작했어.
일부러 히나타와 같이 돌아가기 위해 배구부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둘이서 돌아가는 길에 조용히 고백을 하겠지. 저돌적인 닝의 고백에 히나타의 얼굴은 화르륵 불타올랐지만, 부끄러움에 시선을 피하기만 할 뿐 고개를 끄덕였지.
그렇게 시작된 풋풋한 닝과 히나타의 사랑이야.
닝은 표현하는 것도 거침없었어. 보고 싶기 때문에 히나타에게 보고 싶다 말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늘 히나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달고 살았지.
넘쳐흐르는 닝의 사랑에 히나타는 매번 심장이 터질 듯해.
보고 싶은 부분을 쓰기 위해 끄적이는데 서론이 너무 기네 하여튼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전국 예선전이 다가왔겠지. 히나타가 연습 경기나 시합을 통해 많은 천재들, 또는 자신은 절대 이길 수 없는 커다란 장신의 사람들을 만나 스스로의 한계를 느낄 때였어.
"야, 너 공모전 얘기 들었어? 그거 이번에는 학교 내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전국에서 하는 거였는데, 이번에도 닝이 1등 했다더라. 진짜 대단해."
"닝 남자친구도 있지 않았나? 걔도 이번에 전국 대회 예선도 나간다며, 끼리끼리 만나는 것 같네."
"야, 끼리끼리는 무슨.. 키 봤었냐? 그런 거 한순간이지. 그런 신체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그 명성이 평생 가겠어."
"?? 그럼 닝은 뭔데. 닝도 똑같은 거 아냐? 닝의 명성도 평생 안 간다는 말이잖아."
"솔직히 닝은 다르지. 진짜 모두가 다 인정할 만 한데."
"음.. 그런데 진짜 그건 인정."
저들끼리 낄낄거리며 이야기하던 학생들은 곧 복도 끝으로 사라졌어. 히나타는 부들거리며 떨리는 제 손을 꽉 쥐었지. 스스로도 알고 있을 거야. 지금 이 분노는 아무것도 모르는 저 학생들에게 난 거지, 이걸 닝의 탓으로 돌리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애초에 닝이 한 말도 아닌데
당연히 말도 안 되는 거겠지.
스스로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만큼 자신에게 한계라는 벽이 왔다는 것 또한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지.
물론 닝도 노력하고 있어. 재능이 있으니 당연히 더욱 열심히 노력할 거고 히나타 또한 닝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봤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자신이 뼈빠지게 노력해야 닝의 발끝에 겨우 닿을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던 것을, 히나타의 정신력에 한계가 찾아왔을 때 터지고야 말았어.
천재였던 닝을 부정하거나 질투하거나 밉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
오히려 자신의 연인인 닝이 천재라니, 멋있으면 멋있었지 단 한 번도 그런 닝을 질투한 적은 없었지.
누구보다 햇살 같고 밝은 히나타였으니까.
하지만 제 한계를 느끼며 좌절할 때, 거기에 제3자인 타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원망이 터져 나왔지.
그런 닝에게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지금 감정이 어떤지 솔직하게 내뱉는 용기조차 없었어. 스스로가 겁쟁이 같다는 걸 알면서도, 천재인 닝에게, 닝은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라 스스로 결단 내린 채 차갑게 대했지.
갑자기 변한 히나타의 태도에 닝은 당황하면서도 노력했어.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연인인걸.
하지만 그런 닝의 표현에도, 사랑에도, 히나타의 원망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히나타를 붙잡고 버티던 닝의 입에서 이별의 말이 힘겹게 나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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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 홀가분함을 느끼며 히나타는 평소처럼 배구에만 올인하며 다시 한번 한계를 딛고 일어나려 노력하겠지.
닝의 헤어지자는 말을 덤덤히 받아들인 히나타는 울지 않았어.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기에, 그 머릿속은 다시금 배구로 가득 채워질 거다.
정말 괜찮았어. 괜찮다고 스스로 느꼈어.
닝과 헤어지고서 단 한 번도 닝 생각이 난 적도 없을뿐더러 그립다고 느낀 적도 없으니까.
평소와 다름없는 부활 시간에, 다시 한번 날아오르는 히나타의 모습에 3학년들은 놀랄 거야.
"역시 쇼요!!"
'역시 쇼요-!'
어라, 그런데 뭔가
처음으로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어.
"신장은 배구에 있어서 중요하지. 하지만 넌 우리 팀 최고의 미끼니까!"
'신장은 배구에 있어서 중요하긴 하지. 그런 스포츠니까. 하지만 쇼요는 카라스노 최고의 미끼잖아?'
아,
"멋있어, 히나타!"
'멋있어, 쇼요.'
지금 자신에게 쏟아지는 3학년들의 말은, 매번 누군가에게서 듣고 있던 말이었는데.
이미 누군가에게서 충분히 듣고 있던 말이었는데도,
히나타는 스스로 모른척하려 했지.
가슴에 응어리가 지는 듯한 느낌과 동시에, 눈앞이 흐려지며 땀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어.
아니, 정확히는 어느샌가 차올라 흘러내려 땀과 섞인 히나타의 눈물이.
내 한계였는데, 내 스스로의 문제였는데,
언제나 한결같이 넘쳐나는 사랑을 주던 너에게
나는 무슨 짓을 했던 걸까.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몰아쉬는 히나타는 그저 멍하니, 바닥을 내려다볼 뿐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어.
서로가 서로에게 꼼꼼히 엮어주던 인연의 끈을, 스스로 잘라냈다는 걸 히나타는 그제서야 깨달았지.
그리고 사무치게 그리운 닝에게 다가갈 수도, 보고 싶다고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나아가는 너와 멈춰버린 나의
좁혀지지 않는 빈틈을 무엇으로 채울까?
아직 솔직하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나는
천성의 겁쟁이야.
Akie님의 천성의 약함을 듣다가 떠올라서 썼어요!u/u
너무 두서없는 내용이지만 편하게 스윽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당..〈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