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도련님께.
닝 도련님, 히토카입니다. 마티나 제도에서의 새로운 하루들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여전히 답장이 없으신 걸 보니 감히 짐작컨대 그런 듯 싶기도 해요. 도련님 무사하신 줄 알고 있긴 하다만, 저희는 언제든 도련님을 모실 준비가 되어 있으니 돌아오고자 하심에는 결코 망설임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사실 도련님이 빨리 돌아오셨으면 좋겠어요. 제 작은 투정입니다, 부디 함께 했던 날들을 생각해주셔서라도 그저 가벼이 넘겨주시어요.
쿠니미 경 께서는 아직도 투덜거리시면서도 도련님의 남은 자리들을 묵묵히 지키시고 있으십니다. 정 서신에 답장하기가 귀찮으면 화살이라도 날려주던가... 라는 영양가 없는 핀잔에도 다들 웃으며 넘기면서도 도련님을 나름대로 그리워 하고 있어요.
히루가미 경은 한번도 답이 오질 않는 연서를 써본 적이 없었다며 매번 헛헛한 웃음을 지으신 채로 중얼거리시면서도 항상 도련님께 따로 편지를 써 내리실 때 마다 글자는 흐트러지 않았는지, 인장은 흘러내리지 않고 정갈하게 눌렸는지 꼼꼼히 확인하신답니다.
보세요, 도련님. 이 작은 종이에 다 담기도 벅찬 도련님의 사람들이 멀리에서도 항상 도련님의 건강과 행복을 매일 빌고 있습니다. 부디 도련님 자신의 몸을 먼저 살피시고, 그 다음이 남의 안녕인 것 아시지요? 도련님의 그런 모습이 좋지만, 때로는 걱정되기도 한다는 것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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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말 줄이겠습니다,
부디 평안하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