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래?"
"안 펴요."
"그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련 없이 거둬지는 손이 묘하게 밉살맞다.
넓은 캠퍼스 내 유일한 흡연 공간으로 저를 데려온 남자를 쳐다보았다.
비흡연자 데려다 담배 피우는 거 구경하라 하는 게 재미있나.
"안 피우는거 알면서 왜 맨날 물어봐요."
"꼬박꼬박 대답하는 게 재밌잖아."
"아, 네."
"혹시 알아. 내가 빠는 거 보고 땡길 수도 있지."
이 좁은 흡연구역에서도 제일 구린 독특한 체리 향 담배는 결코 사절이다.
비흡연자인 저를 담배친구로 삼은 선배의 취향을 존중해주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체리 향은 좀..."
존중해주려던 게 아닌가 보다.
솔직하게 별로라고 말한 닝이 인상을 찌푸렸다.
생과일을 으깨다 못해 묻어버린 듯 텁텁한 향은 평생 제 취향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것도 나름 괜찮지 않아?"
"네, 별로."
"담배 냄새 싫어하는 것 같길래 바꿔봤더니. 취향 까다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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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랑 다른 분위기의 본문 등장 ㄴㅇㄱ
괄호없는 선착순 시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