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 나 애인 생겼어. 하루 알지?"
2년 넘게 짝사랑해온 상대에게 까였다.
2년 동안 한 거라곤 친해져서 술친구 밥친구 고민친구 된 게 단데
대체 나 몰래 언제 만난 거냐고;
(들어보니 나도 오며가며 몇 번 마주쳤던 사람이란다. )
모두 끝나버렸다 난 시작도 안 해봤는데 xx...
"축하해줄 거지?"
보통 친구 사이에선 축하해줄 거냐 말 거냐에 대한 얘기는 안 하거든?
하지만 내가 무슨 힘이 있어
웃으면서 축하한단 말 한마디 던지고 먼저 가보겠다며 뛰쳐나왔다.
비다.
에이씨 우산 두고 왔는데.
방금 전 대화를 나누던 장소에 고스란히 두고 나온 우산을 떠올리며 망설였다.
"... xx"
장우산 하나 들고 하늘을 쳐다보고 있던 남자가 별안간 욕설을 내뱉었다.
나도 딱 x같은 순간이었는데 대신 욕해줘서 감사!
"저기."
"네?"
갑자기 말을 걸어온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A와 친하지 않냐고 물어온다.
제 짝남은 왜 궁금하신데요? 걔 애인 생겼다는데 혹시 짝사랑 중이었다면 유감입니다.
"하루가 A씨랑 사귄다는데, 맞아요?"
짝남 이름과 그의 여자친구라 하는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들으니 썩 기분이 좋지 않다.
"네, 맞다네요."
누군진 몰라도 그쪽 인상 한번 볼 만합니다.
내 표정 역시 그만큼 썩어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다시 앞을 바라봤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기를 한참.
다시 한번 그 남자가 말을 걸어온 건
끊이지 않고 내리던 비가 공백을 그리며 잦아졌을 때쯤이었다.
"우리도 사귈래요?"
정말 뜬금없고 개 같은 소리에 귀를 후비며 바보같이 반문했다.
"으에?"
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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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계약연애를 하게 된 닝과 누군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