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어요. 예보에도 없던 비 때문에 전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고요. 전 이 골목길을 지나가고 있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어둡기도 하고, 비도 와서 조금 무서웠지만 평소에도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그리고 이 모퉁이를 돌려고 몸을 움직이던 그때,
지이익, 지이익,
바로 앞에서 무언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났어요. 전 순간 섬뜩한 마음에 걸음을
멈췄고 가만히 서 있었었죠. 지이익 지이익 하며 바닥에 끌리는 소리는 그 뒤로
몇 번 더 나더니 이내 끊어졌어요. 이제 나가도 괜찮겠구나 싶은 생각에
다시 앞으로 움직이는데,
"......"
마치 저를 기다리고 있기라도 했다는 듯이 바로 앞에
어떤 남자가 서 있었어요.
제 앞을 가로막은 남자는 우뚝 선 상태에서 고개만 숙이며 저를 내려다봤어요.
아무런 짓도 하지 않고, 빤히.
그리고는 검은색 장갑을 낀 손으로
쉿-
.
.
.
오늘은 고시원에 입주하는 날이다.
고시원 생활 3년차 친구가 말하기를,
다른 입주자들이
정상이기를 빌어라.
*
11시에 시뮬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