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리자키 고교에서 닝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야 그 뒤에 따라붙는 수식어가 보통의 것이 아니니까. 전교 2등은 몰라도 전교 1등은 아는 것 처럼, 전교 1등인 닝은 유명했다.
그녀와 같은 반이었던 A양이 말하기를.
"걔보다 먼저 등교해서 교실 불 켜본 애는 없을걸?"
지각 0번, 결석 0번, 하다 못해 반에 제일 먼저 출근 도장을 찍지 못한 적도 없다. 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설마 학교 지박령 같은거 아니야? 우리 눈에는 보이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거지."
같은 이야기도 돌았다. 그냥 전교 1등도 아니고, 예쁘고 성격 좋은 애가 공부도 잘하니 닝에 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게 다가왔다.
"쟤 하교할때 보니까 벤츠 타고 다니던데? 집도 꽤 잘 사나봄."
이런 이야기들까지 오갈 정도면 말 다했지.
닝이 전교 1등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퍼진지 오래고, 한창 뜨거운 감자였을 시기에 그녀의 반으로 전학생이 왔다. 그것도 아주 잘생기고, 기럭지도 무슨 혼자 포토샵 한 것 마냥 길쭉한.
같은 교복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냐며 닝의 반 남학생 B군이 입술을 비쭉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전학생은 그 우월한 기럭지를 뻗어 교실 안으로 들어와서는 눈매를 가늘게 접어 샐쭉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물론 목소리도 좋아서 같은 반 여학생들이 입을 틀어막는 것을 보곤 B군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아이치현에서 온 스나 린타로입니다. 효고 사투리 어려우니까 천천히 말해주세요."
스나 린타로가 까딱이며 고개를 숙이고는 비어있는 자리로 걸어갔다. 그러니까 닝의 옆자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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