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시뮬은 '도쿄 리벤저스'와 외전 '바지 케이스케로부터의 편지' 가 합쳐진 세계관입니다. 원작과는 다른 설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스포주의) *
* 유혈/트리거/트라우마 등 각종 불편한 소재 주의*
코 끝은 빨개지고 손발은 얼어붙어 움직이는 것조차도 버거웠던 어느 겨울날의 밤.
세월이 흐른 가로등이 제 기능을 잃어가며 시야를 방해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부스러지는 눈더미에
마치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밟고 있는 것만 같아
그 감촉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서.
헤실 헤실 웃으며 새하얀 눈길이 빨갛게 물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그 자리에 멈춰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딸기 맛 아이스크림을 짓밟고 올라서서 우유 맛 아이스크림을 맛보지만,
입 안에 퍼지는 건 언제나 딸기 맛일 뿐이라서
매일 질리도록 맛보던 그 딸기 맛일 뿐이라서,
그저 턱 아래로 흐르는 딸기 시럽을 닦아내고만 있다.
추운 겨울날, 훤히 드러나는 팔을 감싸며 가로등 아래로 몸을 숨겼다.
딸기 맛보다는 우유 맛이 좋은데
딸기 맛보다는 우유 맛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싶은데
내가 만들어 내는 것은 온통 딸기 맛일 뿐이어서
이제 우유 맛이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지긋지긋한 딸기 맛을 끝낼 수는 없을까.
언제쯤 나는 딸기 시럽을 맛 보지 않아도 되는걸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던 겨울의 그 날에,
"어이."
나는 너를 만났다.
"안 춥냐"
바지 케이스케를 만났다.
정말 지독히도 아름다운
겨울 밤의 피안화였다.
* 오늘 밤 11시 2,30분 경 출몰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 호출을 누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