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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너 혹시 저주받은 늪에 대한 소문 아니?"
"마을 뒷 산에 아주 스산하고.. 커다란 늪에 저주가 걸렸다는 소문 말이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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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에 뒷산의 오두막에 살던 마법사가 있었는데,
그 마법사는 아주 포악하고 욕심도 많은 사람이었지.
하루가 멀다하고 강령술만 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걸 좋아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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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오두막 근처의 늪에서 여느때와 다름 없이 강령술을 하는데,
아주아주 큰 실수를 해버려서 징그럽고 무서운 괴물이 되었다고 하지 뭐니?
그래서 그 괴물은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을 죽이고 잡아먹고 다녔대.
"..."
결국에는 마을의 신녀님께서 그 괴물을 소멸시켰지만.
그 때 만약 신녀님이 없으셨다면...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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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상상만 해도 끔찍해.
아무튼 그 괴물은 이제 없어졌으니 아주 잘 된 일이야.
"..."
".. 응? 그 이후로 늪은 어떻게 됐냐고?"
글쎄.. 저주받아버린 늪에는 이제 아무도 안 살려고 하겠지만,
...
제발,
그 늪에 갔다온 사람들은 모두 저주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일주일도 안 되서 목숨을 잃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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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절대.
누군가, 살려주세요.
절대로. 그 늪에는 안 가는 게 좋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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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지루하진 않았지?
어라, 혹시 무서웠어?
하하, 나쁜 괴물은 이미 죽었는걸?
더군다나 지금은 저주가 많이 약해졌다고 하니까 늪에 가까이만 가지 않으면 무서울 건 없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난 신녀님께서 부르셔서 이만 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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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당신은 눈을 뜹니다.
머나먼 날의 꿈을 꾸었던 것 같아요.
아직 자신을 숨기지 못한 달이 창 너머 먹구름 사이로 흐릿하게 보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대변하듯 흐린 창 밖을 바라보며, 늦가을의 날씨를 몸소 느끼던 당신은,
1. 좀 더 잔다.
2.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