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한 쪽 기운 자리로
느티나무 그늘 잠깐 앉았다 간 모양이다
아무도 앉아있지 않다는 것과
한 쪽이라는 말은 외롭다
풍선을 든 아이가 뛰어와 시소에 앉았다
느티나무가 윙크를 보내자
햇살은 안녕을 펄럭이며 솟아오른다
하늘에는 솜 이불이 널려있어
오랫동안 유머를 잃어버린 태양은 혼자이고
솜 이불은 침침한 눈동자를 뜨고 있다
아무도 웃어주지 않는 것과
혼자라는 말은 외롭다
시소를 타던 아이가 손에서 풍선을 놓쳤다
바람의 역할극은 훼방꾼이다
시소가 똑같이 누워있거나
시소가 다 같이 일어서거나
그래서 외롭지 않거나, 그렇지 않다면
카펜터스의 설탕 같은 목소리가
놀이터 스피커에 흘러나온다면
애완스럽고 달콤한 것은 외로움을 타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