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에 관한 기분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내게 휴가는 언제나 여행이었고 여행일 것이니, 지난 여름의 바닷가와 오름 등을 떠올려 봤습니다. 언젠가, 익숙했던 골목을 벗어나 옆 동네를 처음 방문한 날. 어느 겨울 꾸따비치에서 첫 서핑을 시도했던 짧은 여름. 이곳을 벗어난 다르고 생소한 경험들.
내가 ‘휴가’ 를 원하는 이유는 늘 일상 밖에서 나를 발견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기억이 났습니다. 여행의 끝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터미널, 공항에서 느꼈던 까닭을 알 수 없는 찝찝하고 더러운 기분. 한바탕 일상을 배설하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을 마주했을 때 역설적이게도 나는 복잡해졌습니다. 내가 휴가를 갈망하는 맥락에는 분명, 현실의 나를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손에 닿지 않는 별빛을 목놓아 바라보다 항상 내게 살을 맞대고 있던 볕의 즐거움을 놓쳐버린 느낌. 완벽하게 휴가를 즐길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매일매일 집요하게 욕망하던 마음들. 그러다 하나 둘 내게 ‘휴가’ 인 것들이 생각났습니다.
이 곡은 주말, 낮잠, 연인과의 산책, 오늘 우리 둘만의 '휴가'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다워지는 시간에 대하여.
글 – 함병선 (WE ARE THE NIGHT 보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