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짜증나게 하잖아."
"왜, 또. 이번엔 뭔데."
"아, 몰라. 자꾸 어디녜, 뭐하녜. 구속하는 거 완전 별로야."
보고싶다는 말로 사람 심장 떨리게 해서 부르더니 다짜고짜 술이 마시고 싶다던 너에게 못이겨 술집에 왔다. 입을 삐쭉삐쭉대면서 하는 너의 말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그게 참 너다워서 헛웃음을 뱉었다.
"구속하는 게 싫으면 애인을 왜 사귀어?"
"외로운 거 싫단 말이야."
"지원아, 그냥 네가 내 애인 할래?"
"싫어. 넌 내스타일 아니야"
"치. 차갑다, 김지원."
"너 뒷바라지 하기도 바쁘다-"
"아, 그럼 넌 왜 애인 안 사귀는데??"
"내 맘이다, 왜."
넌 죽어도 몰라. 네가 그동안 사귀어 온 수많은 남자들과 같은 꼴이 날까봐. 무서울 거 하나 없던 내가 고작 너한테 버림 받는 게 무서워서.
"나랑 사귀자, 응? 응?"
"자꾸 장난치면"
일부러 그러는 걸 거다. 저렇게 예쁘게 웃으면서 말하면 내가 껌뻑 죽는다는 걸 알고. 오늘도 말 한마디로 작은 행동 하나로 내 심장을 움켜쥐고 흔드는 너에 오기가 생겼다. 안 그래도 날 놀린답시고 가까이 와 있는 너의 얼굴을 감싸 가까이 다가갔다.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경직된 네가 이와중에도 예쁜 걸 보면 중증인가. 내 심장이 뛰는 반만큼만 네 심장이 뛰었으면 좋겠는데. 아니 반의 반이라도.
"진짜 키스할거야."
"너, 너야말로 장난치지마!"
"난 장난아닌데?"
일단 글을 던지고 도망간다...(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