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또 헤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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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좋아?"
다 알면서. 네가 좋다. 차고 흐르다 못해 넘치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괴로우면서도 너를 좋아하는 마음을 포기할 수가 없다. 너와 내 사이를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아, 그래. 나만 놓으면 끊어질 인연. 이게 맞겠다. 나만 널 놓으면 아무것도 아닌 사이. 내 마음을 알면서 생글생글 웃으며 나에게 묻는 너의 생각을 가늠할 수 조차 없어서 뭐라고 대답 해야하나 고민했다.
"아니."
내 대답에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지는 네가 보였다. 왜? 네가 왜. 울고 싶은건 난데. 네가 미우면서도 미워할 수가 없었다. 누가 그러지 않았나.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고. 내가 네 앞에서 항상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 결국 네 앞에서 한 번도 직접 내뱉지 못했던 말을 뱉었다.
"좋아해. 좋아서 미치겠어."
"근데 넌 아니잖아."
"왜 물어보는데."
"나도 좋으니까."
"왜 너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내가 그렇게 남자친구를 사겨도 한 마디를 안 해?"
"내가 뭐라고 해야 하는데."
지치고 지쳐서 더 이상 말하기도 힘들어서 무표정으로 간신히 뱉은 내 말에 너는 입술을 꾹 깨물다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럼 난 또 어쩔 수 없이 널 안아줘야겠지. 하지 말아야지, 안아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래, 내가 이래. 너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못 해.
"왜 울어. 나 화낸 거 아니야."
"끅,지원아."
"응, 나 여기있어. 울지말고,응?"
"좋아해- 좋아한단 말이야아-"
결국 오늘도 너에게 져서 널 안고 말았다. 울지 마, 난 정말 네가 울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너는 웃었으면 좋겠다. 온 힘을 다해 내가 울어줄 테니. 널 끌어안고 혹시 지치고 힘들어 지은 내 무표정에 네가 겁이라도 먹은 걸까 널 토닥였다. 그저 내 이름만 부르며 우는 너에 거의 돌아버릴 때 쯤, 울면서 네가 마지막에 뱉은 말은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좋아한다고 했다. 네가, 나를. 사귀자, 애인 해줘. 지원아, 네가 내 애인하면 안 돼? 그동안 장난처럼 뱉었던 너의 말은 모두 다 진심이었다고, 내가 본 남자들 모두 다 그냥 스쳐가는 사람이었다고. 단 한번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준 적이 없다고.
"미안해, 내가, 내가, 끅, 잘못했어어..."
"그치만 진짜야... 지원아, 좋아ㅎ-..."
너의 말을 듣자마자 벅차오르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울음으로 엉망이 된 너의 얼굴을 붙잡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 좋아해, 좋아한다. 너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예쁜 너를 내가 좋아해.
"좋아해, 많이."
그래, 결국 너였음을.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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