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대 중반. 일곱살 딸아이 하나 있는 아줌마입니다. 퇴근 후 아이의 발레학원에 들러 장을 보고 집으로 데리고 와 저녁을 먹고 가끔은 사먹고 그럽니다
오늘 딸애와 딸친구같이 (딸친구엄마의 사정으로 저녁먹이고 세시간 정도 데리고 있어주기로 했어요) 학원 밑에 있는 국수나*에서 국수두개 돈까스 하나 이렇게 시켜서 밥먹이는데 옆 테이블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앉아있더라구요
딸애는 춤을 추고 노래하는걸 좋아하고 해서 발레학원에 다니게 했어요. 아침저녁 쌀쌀해 위에는 가디건을 입히고 밑에는 학원에서 연습할때 입는 발레복 치마와 레깅스를 신고있었는데 워낙 뽐내는걸 좋아하는 딸내미라 집에와서도
겨우 갈아입히고 그래요. 유모차 타던 어릴때부터 지하철을 타도 노약자석 어르신들의 예쁘다 칭찬 소리 들을려고
그 앞에 알짱알짱 예쁜짓 도리도리 박수 배꼽인사
할수 있는 애교 총 동원 해 다 하고 그런 아이입니다.
저희의 옆테이블엔 대학생 커플이 앉아있었고
서서 밥을 먹던 우리 딸아이를 보고 여학생이 먼저 혼잣말로 다들리게 귀엽다. 치마가 귀여워 라고 먼저 하더군요.
과복입은걸 봐선 예술쪽 학생인거 같았구요.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입는 긴 과잠바 아시죠.
지역에 예대가 유명한 학교가 있습니다.
겨울엔 특히 자주 보이구요.
문제는 그 여학생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남학생 이었어요
제가봐도 텔레비전에 아이돌 보다 왠만큼 잘생긴 얼굴에
깜짝 놀랐어요. 딸아이도 남학생 얼굴을 보고 관심이 가는지 자꾸 자기를 봐다라고 서서 주변을 맴돌면서 학원에서 배운 동작을 하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이리와라 밥먹자 했는데 그 남학생이 딸애한테 주는 눈빛에 저도 무안해서 혼났어요.
저희 애가 관심? 받고 싶어하는 마음도 크고 그 남학생의 외모 풍기는 호기심에 다가간건데
꼭 그래야 하나 싶어 저도 내비뒀습니다. 딸친구는 가만히 있더군요 딸애는 그쪽 테이블에 있는 돈까스를 보고
나도 돈따스 먹고싶다라고 하며 계속 은근히 말을 걸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앉아서 먹으라고 했는데 저도 은근 그 대학생 커플이 예쁘다~ 한마디만 해주길 바랬던거 같습니다
그래야 만족하고 얌전히 있을것 같았구요.
저희테이블에도 돈까스 있는데 거기서 그러고 있으니 말이죠. 그 남학생은 정말 한번도 안쳐다보고 묵묵히 밥만 먹더군요. 애기가 앞에서 쳐다보고 말걸고 하는데도 말이죠.
보통 귀엽다 해주고 말걸어주고 사탕도 주고 그러면 저도 감사합니다 얘가 까불이에요~라고 말하고 감사해했을텐데 굳이 아이에게 그래야 하나 싶었어요
기가 죽어서 제 옆에 앉은 딸이 밥도 안먹고 그 남학생만 쳐다봐서 저는 마음이 안좋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딸은 저한테만 귀여운거 저도 아니까요.
그러면서 먼저먹고 나가는 남학생이 일어나 계산하러 가자 맘이 급해진 딸아이가 남학생을 쫒아가다 무슨 말을 직접 들었는지 사색이 되서 다시 돌아와 앉더라구요.
그리고 남학생은 안쪽 저희 테이블까지 다 들리게 말을 던지고 나갔습니다
우리애 못생겼다고. 겁나 추근덕 거리네 이런식으로요.
조금 수정하자면 자리가 멀리 떨어져 있던것이 아니라 바로 옆 테이블이라 막 동작을 하고 그런건 아니라
벽에 붙어있는 의자에서 조금 더 그 남학생쪽으로 방향만 튼 정도 였습니다... 딸애도 노인분들 앞에선 춤도추고 까불까불 거려 저도 평상시에 우리부부둘이서 어떻게 저런애를 낳았을까 싶을 정도로 끼가 넘치는 아이인데 기가 팍 죽어서 그쪽을 쳐다보고 그런건
그 학생들이 너무 잘생기고 예뻐 관심이 갔던 모양입니다
막 그 테이블쪽으로 아예 가서 발레를 한건 아닙니다
일어선건 여학생이 치마가 예쁘다 귀엽다 한소리에 예쁜옷 자랑하고자 반응한거 겠지요
그건 저도 잘못한걸 알기 때문에 그랬다면 바로 못하게 했을 거구요.... 저희 자리에서 다른 식당분들은 눈치도 못챌정도로 였습니다. 대신 딸애가 집요하게 쳐다보고 들으라는 식으로 말걸고 했던건 인정합니다...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요 ..
예술이고 그쪽에서 오래해 나중에 언젠간 성공한다면
그남학생 얼굴 똑똑히 기억한다고
그인성 어디 갈까 싶네요
뭘 바라고 있던것도 아닌데 딸이 충격을 먹은것 같아
저도 마음이 아파 글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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