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요즘 일이 안풀리고 뭘 자꾸 잃어버리고 가지고 있던 물건, 특히 전자기기 같은게 고장난다 싶으면 그건 여시 팔자 때문이 아니라 날씨 때문임...!
날씨라고 말하면 너무 없어보이니까 절기탓 이라고 하겠음.
절기가 뭐냐면 태양의 각도를 재서 만든 달력이라고 보면 됨.
그래서 우리가 지금 쓰는 달력인 양력(그레고리력)이나 음력과 달리 날씨에 관해서는 적중율이 높은 편임
여튼 그 절기에서 지금 이맘때를 지정하기를 삼복날로 지정했단 말임?
그게 무슨 이야기냐면...
이맘때 몸보신하고 쉬지 않으면 진짜 죽는다는 소리임
지금이야 집집마다 에어컨이 있고 제습기가 있고 냉장고가 있으니까 삼복을 그냥 치킨 사먹는 날로 우습게 여기는데 옛날에는 정말 삼복더위에 사람이 죽어나갔음.
단순히 더운게 문제가 아니라
하지를 지나면서 태양열에 데워진 땅이 본격적으로 열기를 방출함. 겁나 더워짐 -> 비가옴-> 습하고 더움-> 곰팡이나 세균이 증식 -> 장염을 비롯한 식중독 + 열사병 = 사망
이런 루트였단 말임 그래서 이시기에 영양가 많은 음식을 꼭 '끓여서' 먹도록 권장한거임. 죽지말라고
근데 과거처럼 대놓고 힘들면 다들 자각이 있단말이지 '아 지금 힘든 때구나 쉬엄 쉬엄해야지' 이런 자각...!
거기에 누가 쓰러져도 '아이고 삼복더위가 사람잡네' 하면서 이걸 시기적으로 이해해주는게 있었는데
지금은 다들 에어컨 아래서 일하고 삼시세끼 잘 먹을 수 있으니 자기 신체가 얼마나 피곤한지 자각이 없음.
낮동안 이동하면 미치게 덥거나 비가와서 젖고 그게 실내 들어가면 에어컨 바람에 차게 식고 그 와중에 모든 공기중과 음식에 평소보다 세균이 많고...
거기다 더 환장하는건 낮에 이렇게 온도가 널뛰듯 하면 갑상선이 과로해서 밤에 열이 올라와서 잠이 안와
기온이 높으니까 또 아침에 일어나긴 일찍 일어나지는데 피로가 풀리지 않으니까 계속 졸립고 정신이 없어
정신이 없으니까 뭘 자꾸 잃어버리고 까먹고 자괴감드는 무한 루프 생성...
거기에 나만 그런게 아니고 남들도 그러니까 서비스업, 대인관계 관련해서 트러블이 계속 생겨
예약해 주겠다던 사람이 실수로 까먹고 날 누락시키거나 줘야 될걸 안주거나, 시간에 늦거나 등등...
+ 장마라 습기차고 과열되서 전자기기는 계속 고장나게 되어있음 삼복은 물건도 고장나기 쉬운 시기임
이 와중에 '오 안되겠다 쉬어야 겠다' 이렇게 가면 좋은데
원래 여름의 화기운은 사람을 안절부절하게 하고 조급하게 하거든...
그래서 '아 요즘 되는게 하나도 없어! 이 악물고 뭐라도 해내야 겠어!!' 라는 식으로 자꾸 뭘 더 하려고 하게 됨
(물론 한국인은 농번기가 반년뿐인 하드코어 국가라 여름에 더 조급한 국민성이 있긴함)
그러면 뭐...이제 쓰러지는거지
그러니까 요즘 되는일이 하나도 없고 몸이 아프고...자꾸 뭘 잃어버리고
중요한걸 까먹는 여시가 있으면 너무 자괴감 가지지말았음 좋겠어
요즘이 진짜 모든 생명에게 살아간다는게 힘든 시기인 거거든
그냥 살던 대로 살아가고 하던일 하는 것 만으로 대견하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거야
뒤쳐진다는 생각 말고, 만회해야 된다는 조급함 가지지말고 맛있는거 먹고 틈 날때마다 자고, 쉬어
이제 제일 힘들다는 중복은 지났으니까 엉켜있는 일들도 입추(8월 8일) 다가오면서 하나씩 하나씩 수습될거야
뛰어간다고 고비가 더 빨리 지나가는게 아니니까 조금은 느긋한 마음으로 보름만 기다리자
주변에 아픈 사람들도 이해해주고 실수하는 것도 너그럽게 봐주면서 아이고 복날 더위가 사람 잡는구나 하면서 넘어가줘
요즘 주변에 갑자기 아파지고 일이 꼬인다는 사람이 많아져서 한번 써봤는데 이런것도 도움이 되려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