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베원과 제로즈의 무한한 시공간으로, 함께 가실까요!" (이하 성한빈)
오프닝과 함께 무대가 암전됐다.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공연장을 가득 울렸다. 초침이 멈춘 시간은 0과 1 사이. 굉음과 함께 초대형 화면에 송출된 창틀이 깨졌다.
제로베이스원의 '타임리스 월드'(TIMELESS WORLD) 문이 열렸다. 강렬한 폭죽과 함께 9명의 소년들이 화면을 뚫고, 무대 중앙 공중 스테이지에 섰다. 흔들림 없는 라이브와 퍼포먼스 퍼레이드가 터졌다.
제로베이스원이 지난 20~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첫 번째 해외 투어 '타임리스 월드'를 열었다. 3일간 3만 명이 함께 울고 웃었다. 공연 타이틀(타임리스 월드)처럼 영원한 추억을 서로에게 선물했다.
꿈 같지만 생경하고, 판타지 같지만 뜨거웠던 170분이었다. 멤버들은 정열부터 청량, 에너지, 관능까지, 모든 매력을 꺼냈다. 박건욱은 "우리는 서로가 없는 내일은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디스패치'가 환상적이었던, 그 마지막 플래닛의 밤을 함께했다.
◆ "제베원과 제로즈의 무한한 시공간"
이번 공연은 멤버들에게 특별했다. 제로베이스원이 데뷔 후 처음으로 갖는 해외 투어, 그 서막이었다. 서울 3회차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 전석 매진됐다.
올림픽 체조경기장 입성도 뜻깊다. 데뷔 1년 만에 K팝 아이돌의 '꿈의 공연장'으로 꼽히는 무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김태래는 공연 전 취재진에 "꿈을 이룬 것 같아 행복하다"고 밝혔다.
인트로부터 남달랐다. 제로베이스원의 대표 힙합곡 '솔라 파워'가 흘렀다. 와이어를 단 공중 무대에서 멤버들이 깜짝 등장했다. 색다른 오프닝에, 팬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정열의 무대가 펼쳐졌다. '로드 무비', '테이크 마이 핸드' 등의 곡을 열창했다. 특히 '뉴 키즈 온 더 블럭'에서는 막내 한유진의 독무가 눈길을 끌었다. 장하오는 "후회 없이 노래해달라"며 응원을 유도했다.
'We can be run away♬'
탄탄한 보컬과 랩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킬 더 로미오'에서는 석매튜의 호소력 짙은 고음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크러쉬'에서는 박건욱의 파워 래핑과 제로즈의 떼창이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었다.
성한빈은 "오늘 열기가 너무 좋다"며 제로즈의 응원에 만족했다. 박건욱 또한 "오늘 함성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한유진은 "마지막 날인 만큼 더 재미있게 놀아보자"고 외쳤다.
◆ "제로베이스원의 시작"
스테이지 2막은 청량했다. 그 시작으로, '인 블룸'은 딱 맞는 넘버였다. 꽃이 가득 핀 대형 스크린을 뒤로, 제로베이스원의 밝은 음색이 만개했다. 제로즈는 응원법에 맞춰 피처링을 더했다.
"MY DAY! 시작과 끝은 너!" (제로즈)
한 편의 꿈 같은 무대였다. 멤버들은 '인솜니아', '굿 나이트' 등의 무대로 감미로운 음악 색깔을 드러냈다. 360도 회전하는 돌출 무대에 올라, 달콤한 가사 말을 팬들에게 전했다.
다음 플레이리스트들은 제로베이스원의 시작을 떠올리게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 출연 당시 경연곡들을 스타크리에이터들 앞에 다시금 총망라했다.
먼저 장하오는 솔로곡 '올 웨이즈'로 팬들을 추억에 젖게 했다. 무대 중간 "제로즈 사랑해요"를 말하며, 깜짝 고백까지 했다. 솔로 무대를 마치고서는 "울컥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유닛 스테이지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코너였다. 박건욱과 김지웅, 리키, 그리고 석매튜가 '오버미'로 관능의 끝을 선보였다. 석매튜와 김지웅의 깜짝 복근 공개에, 함성은 더 격해졌다.
한유진과 김규빈, 성한빈, 김태래는 '스위치'로 귀엽고 파워풀한 군무를 완성했다. 완전체의 '앙가드'와 '세이 마이 네임'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시그널송 '난 빛나'에서는 팬들이 전곡을 따라 불렀다.
김태래는 "보이즈플래닛 무대라서 그런지 제로즈도 좋아하고 우리도 준비하며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성한빈은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다"며 추억에 젖었다.
◆ "꿈 같은, 이 순간"
3막은 몽환적이었다. 다시 분위기가 180도 전환됐다. 멤버들은 뱀파이어로 변신, '디어 이클립스'로 유연한 칼군무를 자랑했다.
제로베이스원의 열창과 제로즈의 함성이 점차 격렬해졌다. '핫 서머'는 그야말로 뜨거웠다. 박건욱은 "아직 가지 않은 여름처럼 뜨겁게 달려보자"고 소리쳤다.
다시 숨 가쁘게 수록곡들을 이어갔다. 멤버들은 '스웨트', '키즈 존', '필 더 팝' 등 땀으로 샤워할 정도로 온 몸을 불싸질렀다. 중간중간 제로즈를 향해 중앙 무대를 질주하기도 했다.
터지는 컨페티 사이로 제로베이스원의 라이브는 더 깊어졌다. 김규빈은 "뜨거운 열기를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며 멤버들과 함께 돌출 무대 모서리까지 향했다. 남다른 팬사랑을 표현했다.
진광경이 더해졌다. 성한빈의 깜짝 파도타기 유도에,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푸른 바다 같은 광경이 펼쳐진 것. 멤버들은 화려한 불빛과 일렁임에 관객 석을 한참 바라봤다.
성한빈은 "제로베이스원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지 1년이 지났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서로에게 애정 어린 말들을 전하며 팬들 앞에 우정을 나눴다. 제로즈에게도 "사랑해"를 남발했다.
팬들의 마음을 질주했다. 가장 최근의 신곡 '굿 소 배드'를 3번을 연달았다. '온 우주가 말해 그녀를 놓치지 마, IT'S YOU' 등 깜찍한 고백과 함께 하이라이트 구간을 반복하며 아쉬움 없이 모든 걸 쏟았다.
◆ "우리의 이야기는 네버엔딩"
다시 암전된 공연장. 팬들의 "앵콜" 외침이 체조경기장을 채웠다. 3분이 지날 무렵, 제로즈는 팬송 '이터니티'를 부르며 제로베이스원의 재등장만을 기다렸다.
'내 생애 가장 반짝이는 지금을 간직하고 싶어~ 영원이랑 꿈을 믿어볼래' (제로즈)
마지막 코너까지 특별했다. 제로베이스원이 다시 등장한 곳은 2층. 직접 2, 3층 팬들에게 인사하고 손을 마주 잡으며 '우주먼지' , '선데이', '라이드', '유라유라' 등의 달콤송을 불렀다.
'제베원과 제로즈의 반짝이는 지금을 간직하고 싶어'
제로베이스원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제로즈의 플랜카드 이벤트에, 박건욱은 "제로즈와 제로베이스원의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고마워했다.
성한빈은 "1년 만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며 "여러분 덕분이다. 우리의 자부심이다"고 했다. 장하오는 "잊지 못할 추억 쌓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이야기했다.
제로베이스원과 제로즈의 이야기는 네버엔딩이었다. 라스트 트랙은 '헬로', 마음을 꾹꾹 담은 넘버였다. 박건욱은 "저에게 안녕은 '바이'(bye)는 없고 헬로(hello)만 있다"며 눈물을 쏟았다. 객석 곳곳에서도 눈물 바람이 일었다.
한편 제로베이스원은 첫 해외 투어의 여정을 시작한다. 오는 28일 싱가포르부터 방콕, 마닐라, 자카르타, 마카오, 아이치, 가나가와 등 8개 지역에서 총 14회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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