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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 X 백현
육아탐구생활
chapter. 13
중학교 입학
(찬율 찬현이 초등학교 입학한 게 몇 편 되지도 않았는데 정말 급 전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가 봐도 심하네요... 네.... 하지만 뒤에 쓸 내용이 무지막지하게 많기 때문에 급 전개 중...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ㅠㅅㅠ 이 편 만큼은 특별하게 백현의 시점에서 쓰여집니다. 오늘도 육탐은 고지를 향해-.)
아이들이 중학교 입학을 한다…라, 딱히 뭐. 초등학교 입학도 아니고, 백현과 찬열은 그려려니 했다. 그런데 초등학교보다 더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아닌가! 장래희망이 검사, 치과 의사인 아들들은 더욱 더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 문제집도 이것 저것 골라 사고, 종대(?)에게 과외도 받고, ㅡ 조금 그렇지만 종대는 정말 믿음직한 과외 선생님이다. ㅡ 그렇게 조금은 찬열네 가족 모두가 피곤하게 살고 있었다. 중학교 입학을 해서 조그만한 에피소드를 적어 보자면, 하루는 찬현이 고백 편지를 받았다길래 그것을 뺏어 들어(?) 읽어 보았다. 대충 내용은 이러했다.
'찬현아, 안녕? 나 너랑 같은 반인 수현이야. 혹시 모르려나? 1분단 3번째 자리 창가 쪽…,'
1분단 3번째 자리 창가 쪽이라니,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다음 문장을 차분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무튼, 내가 너한테 이 편지를 준 이유는, 내가 너를 입학식 날 처음 보았을 때, 첫 눈에 반했었…,'
첫 눈에 반했다…, 이것 역시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백현에게는 하나의 웃음 거리였다. 사실 생각해 보면, 첫 눈에 반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자신의 반쪽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저와 찬열도 서로 첫 눈에 반한 건 아니니까. 아닌가, 찬열은 저에게 첫 눈에 반했다고 했는데. 뭐 어쨌든, 그건 사람마다 다른 듯 했다. 다시 다음 문장을 읽었다.
'질질 끌지 않고 그냥 말 할게. 나 너 많이 좋아해, 찬현아. 너는 나 어때? 늦게 대답을 해 줘도 좋아. 어쨌든 대답은 해 주었음 좋겠다. 네 대답 기다릴게. 편지 읽어줘서 고마워.'
확실히 요즘 아이들은 당돌했다. 저가 그것을 깨닫는 것은 꽤나 쉬운 일이었다. 이 편지의 문구로 예를 들자면 나 너 많이 좋아해, 너는 나 어떠니?, 어쨌든 대답은 해 주었음 좋겠다…, 이런 문장들을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저는 소심한 편이라, 이 편지의 수현이처럼 당돌하지 못했다. 자신이 찬열에게 마음을 연 것도, 찬열이 자신에게 구애를 한 지 6개월 정도가 지나서야 마음을 서서히 연 것이었으니. 백현이 그렇다고 해서 찬열에게 아예 마음이 없었냐고?, 그것도 아니었다. 백현도 찬열이 백현에게 구애하기 전 부터 찬열에게 마음이 있었으나, 전전긍긍하며 찬열을 받아줄까 말까, 수백번은 더 고민하고 나서야 마음을 연 것. 그런 성격 탓에 백현은 이 편지 속 수현이라는 아이처럼 당돌해 지기를 바랐다. 물론 찬열 때문에 소심한 성격이 많이 적극적으로 변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부족했다. 편지를 다 읽고 고개를 들어 찬현을 쳐다보니, 찬현은 편지를 달라는 듯 편지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 그래서 고백 받아줄 거야?"
갑작스레 입에서 튀어나온 진심이었다. 찬현이 고백을 받았건, 고백을 했건, 초미의 관심사는 그 고백에 대한 대답이 아니겠는가? 찬현은 백현의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백현의 말을 받아쳤다.
"아니."
찬현의 대답을 예상했지만 조금은 의외의 반응이었다. 찬현은 찬열의 성격을 빼다 박았다는 게 맞지만, 때론 사소한 것에서 자신의 성격이 보여서 은근 기대했는데. 찬현이 그냥 미안하니까, 어쩔 수 없이 고백을 받아 며칠, 몇 주 사귀다가 헤어질 줄 알았다.
"왜?"
"걔 몇 주 전에도 찬율이한테 고백했어."
이건 또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워낙 자신의 학교생활에 대해 묻지 않으면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 찬율이라, 묻기도 조금은 조심스러웠는데. 이건 꽤나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였다.
"이렇게 편지로? 똑같이?"
"응. 내용도 비슷하네."
자신이 물어보고 싶은 건, '그래서 찬율이가 어떻게 했는데?' 라는 질문이었지만, 도저히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수가 없었다. 계속 말을 빙빙 돌리다, 이러다가 흐지부지하게 대화가 끝날 것 같아서 눈을 꽉 감고 말했다.
"그래서 찬율이 걔는 어떻게 했대?"
"뭘 어떻게 해. 미안해서 며칠 사귀다가 헤어졌지 뭐."
찬율은 역시 저에게서 얼마 벗어나지 않은 행동이었다. 모든게 소심하고, 소극적인 찬율을 누구보다도 백현이 잘 알기에 예상이 가는 행동이었다. 알다시피 찬현은 찬열의 외모와 성격 둘 다 빼다 박았고, 찬율은 백현의 외모, 성격을 모두 닮았다. 찬율에게 조금은 의외의 면이 있다면, 기타를 칠 때 만큼은 찬열처럼 기세등등해진다는 것이다. 정말 뜬금없는 행동에서 아빠의 성격이 드러나는 찬율이나, 정말 사소한 것에서 제 성격이 드러나는 찬현이나. 둘 다 신기하긴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박찬열 변백현 아들들 다웠다. 고개를 연신 끄덕끄덕 거리는 백현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찬현이 걸음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정신차려보니 눈 앞의 아들은 사라지고, 닫혀있는 아들들의 방 문만 보일 뿐.
생각해 보면 박찬열하고 저도 벌써 14년이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 서로 어린 나이에 시작해 벌써 30대 중 후반을 함께 달려가고 있는 사람. 처음엔 조심스럽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없으면 안되는 사람. 나의 찬란했던 20대를 전부 같이 보낸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평생, 함께 보낼 사람. 나의 반쪽. 박찬열. 찬현이 받은 고백 편지를 읽으며 짧았지만 그만큼 더 달달했던 찬열과의 연애를 생각해 본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사람이 있지만, 내가 찬열을 만났을 확률은 매우 적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 순간, 지금 옆에 있는 찬열이, 찬열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매우 소중하다. 당신도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길.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