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우리 |
조금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아서 中편은 1,2 정도로 나누겠습니다. 혹시, 이거 조금 더 연재하길 원하시는 분 있나요? 조금 길게...... 스피드를 원하시면 그냥 스피드 하게 쓰고 조금 더 내용은 원하시는 분들이 많으면 조금 더 내용을 늘릴까 생각 중이라서요ㅠㅠ 혹시, 의견을 주시면 제가 그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습니다!!!! |
상상 진행中 |
* “어제 왜 그냥 갔냐?” “뭐?” “너 어제 우리 집 와서 라면 먹고 갔다며” “그냥” ‘널 보러 간 게 아니었으니까’ 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직은........
“왜 혼자야?” “그럼 혼자.....아, 이성종?” “끝났냐?” “관심 꺼 새꺄” 이성종이 김명수 곁을 지키고 있지 않는 다면 내가 김명수와 김성규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은 완전히 닫혀버린다. 이성종이 있어야 조금은 내가 들어갈 틈이 생길 테니 이건 내가 신경을 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온 사력을 다해 집중을 해야 하는 일이다.
“이성종 말이야” 또 다시 내 입에서 거론되는 이성종의 이름이 거슬렸는지 김명수가 소파에 기대고 있던 머리를 들고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런 김명수의 시선을 모른 척 하며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을 바라봤다.
“예쁘더라” “뭐?” “얼마 전에 여기 왔었거든” “이성종이 여길 왜 와?” “아마도 널 찾으러 왔겠지?” “근데?” “동아리 방에서 좀 잘까 하고 들어왔는데 누가 따라 들어오더라고 그게 이성종이었고.......근데 그 날 햇빛이 밝아서 그런가? 좀 예쁘더라고” 여유롭게 웃으며 김명수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역시나 김명수의 표정은 내 예상처럼 구겨질 대로 구겨져 있었다.
“기다려” “뭐를?” “나 아직 이성종이랑 안 끝났으니까 이성종이랑 자고 싶으면 기다리라고 새끼야” 아마 지금 이성종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한테 와서 고맙다며 날 평생 은인으로 모셔야 할거다. 내가 아는 김명수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성종한테 흥미를 잃었었고 그런 김명수에게 다시 불을 붙여준 건 나니까 이정도면 이성종이 평생 은인으로 모실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이성종이랑 잘해 봐” “너만 방해 안 하면” 내가 방해를 왜 해? 지금 난 오히려 김명수를 붙잡고 춤을 춰야 했다. 둘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더 넓어질 테니까
* “알지? 이성종” “응” “선배님 안녕하세요 13학번 이성종입니다.” “선배는 무슨 우리 형이니까 그냥 형이라고 해” 역시, 김명수는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옛날부터 김명수의 소유욕은 엄청났다. 그리고 난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마도 지금 김성규에게 이성종을 소개시켜 준건 김성규가 아닌 나를 향한 무언의 경고였을 것이다. 얼마 전 이성종을 탐내던 내게 가능성이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김명수의 무서운 경고 이걸로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김성규는 이제 김명수에게서 완전히 제외 됐다.
“내가 살게” 무엇을 먹을 건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항상 정해져 있기에 김명수는 거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걸어갔다. 몸을 살짝 젖혀 푹신한 의자에 등을 기대곤 앞에 앉은 김성규의 표정을 관찰했다. 내 옆에 앉은 이성종이 궁금하면서도 약한 김성규는 이성종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불안하게 이리저리 시선만 돌려대고 있었다. 역시 김성규 다운 행동이었다.
“성종이가 마음에 안 드나봐”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던 분위기에 뱉어진 내 말은 나와 함께 앉은 이성종과 김성규의 시선을 나에게 집중시키기 충분했고 덤으로 김성규를 놀려주기에도 적당했다.
“나 말하는 거야?” “그럼 여기 형 말고 누가 있어요” “그, 그런 거 아니야” “난 또 뭔가 숨기는 사람처럼 성종이를 힐끔 거리 길래 형이 성종이를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내가 언제!!!” “선배님 제가 부담스러우세요?” 예상치 못한 이성종의 질문에 나도 김성규도 한곳으로 시선이 모아졌고 그곳엔 조심스럽게 내 뱉은 목소리와는 다르게 너무나 당당한 표정을 짓고 김성규를 똑바로 쳐다보는 이성종의 표정이 보였다. 이성종의 표정이 얼마나 당당한지 이성종을 쳐다만 보고 있는 나조차도 약간은 움찔 할 정도였다.
“아, 아니 난 그게 아니고.......” “선배님 동생이 남자랑 사귀는 게 마음에 걸리세요?” “아니 나는 그게 아니라.......오해야 정말, 난........” “그게 아니면........” 살짝 말끝을 흐린 이성종이 고개만 살짝 돌려 잠깐 나를 쳐다보더니 다시 김성규에게 고개를 돌렸다.
“명수형 애인 상대가 저라는 게 마음에 안 드시는 건가?” “아........”
“자, 아이스티” “아- 고마워요 형” 김성규의 입에서 대답이 나오기 전에 돌아 온 김명수 때문에 우리의 대화는 여기서 멈춰졌다.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김명수를 형이라 부르는 이성종의 모습에 김명수가 미소를 지으며 김성규의 옆에 앉았고 그와 동시에 김성규의 표정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형은 레몬에이드지?” “안 먹을래” “뭐야 어제 레몬에이드 먹고 싶다며” “그건 어제잖아” “변덕은” 김성규의 변덕에 손에 들었던 레몬에이드를 짜증스럽게 탁자 위에 올린 김명수때문에 김성규의 표정은 더욱 구겨졌다. 하지만, 난 지금 김성규 보단 내 옆에 앉아선 자신과 마주보고 있는 김명수를 향해 웃음을 짓고 있는 이성종을 바라봤다. 분명, 이성종은 아까 김성규와 말을 하던 도중 나를 쳐다보며 입 꼬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지금처럼 김명수를 향해 환하게 웃는 미소가 아닌 그건 필시 조소였다. 하지만 나를 비웃는 조소는 아니었다. 시선은 나를 향해 있었지만 그 조소는 김성규를 향하고 있었다.
“하-” “왜 웃냐?” 내 웃음에 김명수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그 앞에 앉아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보고 있는 이성종의 얼굴을 보자 내 입에선 계속 어이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더위 먹었냐? 남우현 너 왜 그래” “하-.........이성종” 내가 자신을 부른 게 놀란 일인지 아님 김명수 앞이라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건지 이성종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아무것도 모르는 김명수는 내가 이성종에게 흑심을 내 비칠까 두려운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우현이 형.......왜요?” “든든하다” “네?” “혼자는 너무 외로웠거든” 내 상상 속에선 항상 나만의 것이었던 김성규가 현실에선 언제나 김명수의 것이었다. 이성종이 나타나기 전까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은 조금도 없었는데 그런 나에게 김명수가 애인이 생겼다는 것 그것도 여자가 아닌 남자 이성종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도움이 됐었다. 근데 오늘 보니까 이성종은 그냥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내 편이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김명수를 김성규에게서 더 멀리 격리 시킬 수 있는 현실의 김성규를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숨어있는 내 아군이었다.
“김명수랑 오래 만나라는 말이야” “걱정 마세요 저도 오래 만나고 싶으니까” “형 우리는 이만 가죠?”
당돌한 이성종의 모습에 더 이상 여기 있어봐야 김성규만 죽어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이성종이 내 아군이라도 내가 원하는 건 김성규였으니까 그래도 뭐 한 가지 확신은 생겼다. 이성종이 돌아서지만 않으면 김명수가 먼저 이성종을 놓을 리는 없다는 걸 만약, 김명수가 다시 김성규를 원한다 해도 김명수는 이성종의 손을 놓지 못할 거다. 내가 이성종에게 관심이 있는 줄 아는 김명수는 절대 자신의 소유인 이성종을 나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이성종을 놓아주지 않을테니까 그럼 난 그 틈을 노리면 된다. 제멋대로인 김명수에게 지칠 대로 지쳐있는 약한 김성규를 내 것으로 만들면 된다.
바로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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