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
w.1억
"아, 정말요? 다행이네요.. 같은 동네에 사셨구나.."
"네. 어쩌다보니. 가죠, 막쌤."
가자며 그냥 쌩- 하고 교무실에서 나가버리는 주쌤에 나는 해인쌤에게 감사하다며 과자와 팔찌가 든 종이가방을 흔들어보이며 교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다른 쌤들이 느꼈다는 그 느낌을.. 나도 느끼게 되었다.
굳이 나서서 자기가 같은 동네 산다고 데려다준다고 하는 거.. 그건 50퍼.. 아니!? 99퍼.. 나를 좋아하기 때문인 거지? 그치???
제6화
쓸모없는
취중진담
99퍼라고 확신을 했었다. 근데 이놈의 주쌤은 뭐가 이렇게 어려운 거야. 어른이라서 그런가.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요."
나를 붙잡기는 커녕 조심히 가란다. 99퍼였던 마음은 어느새 1퍼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항상 내 또래 애들과 연애하던 나는 내 또래 애들에게 익숙해졌고, 나 좋다는 사람들과 만나서였을까.
이렇게 어렵게 나오는 주쌤에 나는 연애고자가 되는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있다보니까 그런 걸까?
"……?"
안 내리냐는 듯 나를 바라보길래 나는 급히 내리려고 했고.. 힐끔 주쌤을 보면 주쌤은 정말 무심하게 나를 바라본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괜히 기분이 나빠져서 혼자 삐져서는 차에서 내렸고.. 차는 금방 사라진다.
"허.. 아니 진짜 뭐야...? 아닌가??? 아닌데.. 그럼 거기서.. 굳이 해인쌤이 데려다준다는데! 왜 나서서 자기가 데려다준다고 그래...?"
진짜 어이가 없어서.. 어장도 아니고 무슨!! 혼자 쒸익 거리며 혼자 집으로 향하다가도 괜히 아까 상황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전형적인 나쁜남자 스타일이신가? 나 그런 거 싫은데에에엥~ 혼자 몸을 베베 꼬면, 내 옆을 지나던 아줌마들이 대놓고 귓속말을 한다.
그래요! 나 이상한 사람이다요!!!
교무실에 도착하면, 오늘은 내가 첫빠따인가보다!! 처음으로 교무실에 도착한 건 처음인데.. 괜히 기분이 좋아서 웃으며 자리에 앉으면..
내 책상 위로 매점 빵이 아닌, 빵가게에서나 파는 빵과 우유가 있는 것이다.
엥.. 이게 뭐지.. 싶어서 한참 보고 있다가도 타이밍 좋게 손쌤이 막쌤 하이이~^^하고 옆자리에 앉는다.
"뭐야? 아침 안 먹었어^^?"
"아, 네에.. 근데.. 이건 제가 가지고 온 게 아닌데.."
"응?? 그럼 누가 준 거야?"
"네에.. 있던데요...?"
"오잉? 누구지? 주쌤이 준 거 아니야 ㅎㅎ~~?"
"아아아 진짜아아..쌤!!"
"왜애~ㅎㅎ."
쌤은 여전히 신났고.. 난 어제 생각하면 또 혼자 심각하다.
아니 진짜 뭐 그런 사람이 다 있어!! 내가 평소에 바보같았지? 그래서 막 그런 거지?? 두고봐! 내가 오늘 완전 차갑게 대할 거니까.
차갑게 대하기는 개뿔
"뭐 할 말 있어요?"
"네?? 아니요!!"
복도에서 마주친 주지훈 앞에 우뚝 서놓고서는 아무 말도 안 하는 등신이 어디있냐고.
여전히 멍청하게 서있는 날 내려다보는 주쌤에.. 지나가던 학생들이 갑자기 막 요오오오오! 하고 장난을 치는 것이다.
"두분 뚜루뚜~~~??><"
바로 주쌤한테 깨갱- 하고 가버리긴 했지만..
꾸벅- 고갯짓으로 대충 인사를 하고선 주쌤을 지나쳐 걸었다. 하.. 진짜 왜 항상 나한테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겁니까.
오늘은 배쌤네 반 수업이 있는 날이라서 교과서를 들고선 반으로 향하는데.
누군가가 내 교과서를 가져가는 것이다. 또 누구일까.. 어떤 싸가지일까.... 긴장하며 고갤 돌렸는데.
"무거우시겠다. 들어드릴게요."
"어? 아! 아니야!! 줘!..."
"팔 부러진 거 아니예요?"
"야아..ㅋㅋㅋ"
"ㅎㅎㅎ."
"점심은 맛있게 먹었어?"
"네! 쌤은요?"
"나두!"
"아, 근데 요즘 애들 엄청 시끄러운 거 알아요?"
"응? 어떤?"
"주지훈 쌤이랑 정해인 쌤이랑 주하쌤이랑 셋이 엮으면서 자기들끼리 소설 써요. 유치해 죽겠다니까."
"아.."
보민이가 도착! 하고 교과서를 내게 건네주길래 고마워- 하고 웃으면 문을 열어준다.
아, 증말.. 이 센스쟁이.
"그럼 오늘 여자쌤들 끼리 회식 확정이죠?"
"아, 전 오늘 안 돼요. 급하게 지방에 내려가봐야 돼서."<- 김서형 쌤
남자 쌤들은 여자들끼리 뭔 재미로 마시냐고 혀를 찼고, 손쌤은 해맑은 얼굴로 말한다.
"^^남자들 당구치고, 볼링 치는 것보다 여자들 떠드는 게 100배 더 재밌네요~~^^~"
멋있어어... 혼자 굿- 하고 웃는데. 턱을 괸 채로 우리 얘기를 듣던 주쌤과 눈이 마주친 나는 바로 고갤 돌렸다.
아니.. 저봐! 자꾸 저렇게 쳐다보는데! 막 둘이 같이 있을 때는 엄청 답답하게 군다니까!...?
"호감 아니면 그냥 모든 여자들한테 그런 사람인데.. 근데 주쌤이 모든 여자들한테 그런 사람은 아닌데. 아니면.. ##막쌤이 어리고 그러다보니까 조심스러운가?"
"뭐 그럴 수도 있긴 한데.. 근데 어제 상황을 쌤들이 봤어야 했어요. 진짜 멋있었다니까. 바로 가로채서는 막.. 어우.. 주쌤 그런 모습 처음 봤잖아."
"아니면 여태 좀 주쌤이 막쌤을 헷갈리게 했으니까.. 이젠 막쌤이 주쌤 헷갈리게 하자. 눈 마주쳐도 정색하고 피하지도 말고~ 막 그래봐.
자꾸 막쌤이 눈 피하고~ 그러니까 더 그러는 거일 수도 있잖아?"
맞아맞아- 하고 배쌤이 빵을 먹으며 고갤 끄덕였고.. 전쌤이 웃으며 빵을 반으로 쪼개 내게 건네준다.
하아.. 전 진짜 모르겠네요. 제가.. 나이 많다고 해봤자 2살 연상만 만나봐서요...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고요.. 행동도 되게 조심스러워진다구요...
그러다 갑자기 전화를 받는 배쌤에 모두가 배쌤에게 집중을 한다.
"에???? 다 취했다구요? 아니 그래서 우리더러 어쩌라는..."
- …….
"에에에!?!?!??!?!"
여자쌤들 술 마신다는 말에 남자쌤들도 술을 마셨단다.
근데 아쉽게도 우리는 저녁 먹고, 후식 먹으면서 영화만 봤을 뿐.. 술은 안 마셨다는 것...
이선균 쌤이 배쌤에게 sos를 청했다. 쌤들이 다 취했는데. 자기들끼리 해결하기가 힘들어서 우리보고 도와달랜다........
그래서 무슨 상황일까 싶어서 왔는데. 도착한 곳은 술래방이었다. 손쌤은 다른 남자쌤들이 있는 술집으로 향했고.. 나는 전쌤과 함께 노래방 문을 열었다.
근데.
"……."
되게 못 볼 걸 본 느낌이었다. 열자마자 취한 조쌤이 막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당황했는데.....
"……."
조쌤이랑 성쌤, 유쌤 셋이서 술래방에서 5병이나 마셨으며.........................
세분이서 신나서는 우리보고 빨리 앉으라고 하는 것이다.
아니 잠깐...............
일단 앉기는 했는데.. 한참 지났을까... 조쌤과 성쌤이 울면서 발라드를 부르길래 어색하게 박수를 치는데.
갑자기 손쌤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내 손목을 잡고 나오는 것이다.
"얼른 1층 술집 가봐."
"네?"
"얼른 가봐. 난리났어.."
얼른 가보라고 손짓을 하고선 나 대신에 노래방 안으로 들어가는 손쌤에 고개를 갸웃하며 1층으로 향했을까...
문을 열자마자 진짜 헉했다.
"……."
주쌤이랑 눈이 마주쳐버렸고...
4
"어 우리 막내쌤 잘왔어. 안 그래도 노래가 부르고 싶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이 두분께서 주쌤 죽이려고 엄청 먹였댄다."
배쌤이 화이팅- 하고 이쌤과 하쌤이랑 같이 2층으로 가버렸고.
나는 허공에 손을 뻗어 그들을 잡으려고 하지만............. 이미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또 어색한 시간이 왔다. 술에 잔뜩 취한 주지훈이 내 앞에 앉아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주쌤에게 튕겨야한다는 생각에 입술을 꽉 문 채로 주쌤을 바라보다 간신히 입술을 떼었다.
"저기 주쌤!!"
"…아냐 필요없어."
"?"
나더러 어쩌라고!!!!!!!!!!!!!!!!!!!!!!!!!!!!!!!!!
술에 취해서도 저렇게 막! 자기만 생각하고!!!
"저기요 주지훈 선생님..!"
"……."
"술에 취하셨으니까! 말하는데요!.. 어제 왜 그러셨어요?"
"……."
"어제요! 어제..! 왜 정해인쌤이 저 데려다준다고 했는데! 가로채고 쌤이 데려다준다고 그랬어요? 그거.."
"……."
"…그거! 저한테 마음 있어서 그런 거 맞죠?"
"…어제?"
"…어제요!"
"…모르겠는데."
"술에 취하셨으면! 진심 정도 말해줄 수 있잖아요오.. 저도 진짜 창피한데..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자꾸 혼자 쇼하는 것 같고..."
"…글쎄."
나도 너무 답답해서 터지긴 했는데. 주쌤이 내 말에 술 한잔 더 마시더니 한참 허공을 보다가 작게 웃었다. 왜? 왜 웃지?
"주하쌤은."
"……."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이 서로 이성으로 보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
"난 모르겠는데. 그냥 신입이라서, 걱정이 돼서 챙겨주고 싶은 건지.. 아님 정말 좋아하는 건지."
저 말에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저런 말을 하는 거 자체가.
내겐 기회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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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컷!!!!!!!!!!!!!!컼ㅎㅋ섯ㅋㅅ섯컷ㄴ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