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은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조금은 쌀쌀해진 새벽공기가 썩 맘에 들었다
더위를 많이 타 이리저리 몸을 굴리며 땀에 촉촉히 젖은 셔츠를 벗고 이불을 걷어 차고 선풍기를 틀어도 그놈의 더위는 가시질 않았었는데
셔츠와 반바지를 훌렁 벗고는 백현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브리프를 내리고 거울앞에 서서 몸을 찬찬히 훑어 보던 백현의 눈에 띄인건
쇄골에 새겨진 거의 지워진 붉은 얼룩이었다.
아저씨랑 만나지 않은것도 일주일은 채 된거같다.
아저씨와 처음 만난건 열여섯의 백현이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것도 아니고 추적추적 내리던 그날, 백현은 같은반 찬열이에게 실컷 두드려 맞은 날이었다.
키도 크고 덩치도 컸던 찬열에게 빌빌 기던 반 아이들과는 달리 백현은 자신의 덩치를 믿고 맘대로 행사하고 다니는 찬열의 그 꼴이 거슬렸다. 그것도 무지
찬열에 말에 대꾸 한번 했을 뿐인데, 그것도 엄청 착한 목소리로 ' 니가해 ' 라고
그날 백현은 비오는 날 먼지날리게 맞았다. 백현은 아직도 그 일이 자기전에 회상되면 이불을 차곤 한다. 변백현 미친새끼 그냥 눈 딱 감고 달려들지 거기서 맞긴 왜 맞아!
하지만 그렇게 맞고 백현은 걸어갈 힘도 없었다. 온몸이 멍투성이에 우산도 망가진지 오래였다. 그렇게 골목길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비만 맞으며 있을 참이었다.
' 너 거기서 뭐하냐? '
하얀 와이셔츠에 자켓은 손에 들고 있는, 그리고 멋지게 넘긴 머리에. 백현이 10년후의 바라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한 한 아저씨가 나타났다.
동그란 얼굴에 흰자가 꽤 많이 보이는 눈에 정말 묘한 귀여움을 주는 얼굴이었지만 목소리나 발로 백현을 툭툭 차는 그 모습은 상당히 남자다웠다.
' 신경꺼요 '
백현은 입에 고인 피를 뱉었다. 으 씨발 얼마나 때린거야 이래뵈도 학교에서 꽤 먹혀주는 얼굴인데
그건 사실이었다. 남자여자 불문하고 백현은 학교에서 정말이지 스타라고 불릴정도의 인기의 소유자였으니까. 사실 비밀인데 백현은 남자에게도 수차례 불려가 고백을 받았었다.
백현은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 꺼져 '
하며 뻥 차버리곤 했지만.
아저씨는 그런 백현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손을 내밀었다. 잡으란 뜻인가 아님 널 살려줬으니 돈을 내놓으라는 뜻인가
' 일단 우리집에 가자. 비도 오는데 거기서 그렇게 궁상떨고 있을거야? '
백현은 또 무슨 오지랖이냐며 뿌리칠려고 했지만 아저씨의 손목에서 빛나는 시계를 보았다.
은 테두리가 빛나는 하지만 안의 시계는 굉장히 낡은, 그런 값비싸 보이는 시계였다. 그리고 아저씨가 입은 수트도 값싼 수트가 아니라 정말 유명한 매장에서 만드는
그런 고급스러움이 풍겨져나왔다.
백현은 망설임 없이 아저씨의 손을 잡았다. 축축하면서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자 백현은 기분이 묘했다. 마음이 간질거리기도 하고 말이다.
백현은 3년전의 자신을 회상하면서 비식비식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었다.
그때 아저씨 말야 되게 귀여웠는데, 지금이랑은 좀 달랐었지?
몸에 바디워시를 주욱 짜내고는 타올로 문질렀다. 백현이 좋아하는 딸기냄새였다. 이것도 아저씨가 좋아해서 산건데 말이다
씻고 나오면 아저씨가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는 백현의 옆구리를 살살 간지럽히며 애기라고 부르곤 했었고 백현은 그에 얼굴이 붉어졌었다. 마치 꽃이 핀듯이 말이다.
' 아저씨 이름이 뭐에요? 난 변백현 여기 뒤로 좀 만 돌아가면 나오는 중학교에 다녀요 '
' 진짜 애기네. 난 도경수야 '
도경수 도경수 도경수.. 백현은 머리에 묻은 물기를 탈탈 털어내며 다시 그 이름을 되내었다.
물기를 다 털어낼 즈음 백현의 머리속엔 도경수란 이름이 가득 차 있었다.
정말이지 보고싶다. 날 왜 찾지 않아요?
백현은 방으로 달려가 서랍장을 열어 경수와 평소에 만날때 매일 입던 교복을 꺼내었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 입었던 그 와이셔츠에는
경수의 향수냄새가 묻어 나는 듯 했다. 백현은 와이셔츠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비가 세차게 쏟아져도 백현은 우산 하나 제대로 쥘 틈 없이 달렸다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찾아 간 곳은 열여섯 백현과 경수가 갔던, 바로 경수의 오피스텔이었다.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을까? 백현은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수 없었다. 주제넘는 짓이지만 경수가 궁금했다.
우리 서로 사랑했던 사이였음이 틀림없었다. 행여 경수의 마음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그날 경수와 맞춘 입맞춤이 백현의 다리를 잡아끌었다.
떨리는 손으로 비밀번호를 눌렀다
비밀번호는 백현의 생일이었다
문이, 열렸다
경수의 흔적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깔끔한 경수의 성격 답게
재떨이는 언제나 비워져 있었다. 경수가 제일 좋아하던 쿠션도 소파에 그대로 있었다.
백현의 슬리퍼도 한쪽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었다
경수가 좋아하던 핫케이크 냄새는 여전히 거실에 진동했다. 몇시간전에 먹었는 모양이다
백현의 얼굴에서 물이 떨어졌다. 빗물인지 눈물인지는 알턱이 없었다
그냥 그대로 백현은 우뚝 서서 물을 쏟아내고있었다.
이곳은 차갑고도 따뜻했다.
그리고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멈췄다
백현은 뒤로 돌아보았다.
까맣게 빛나던 머리는 붉은 와인색 머리가 되어있었다 그 하얗던 눈동자도 도톰한 입술도 경수의 정장차림도 전부 변한건 없었다. 하지만 변한건 경수의 눈빛이었다.
" 아저씨..? "
경수는 한숨을 내쉬더니 그대로 들어갔다. 백현은 신발장에 우두커니 서서 경수를 눈으로 쫓았다.
경수는 그대로 정장자켓의 단추를 풀고 와이셔츠의 단추를 한두개 풀었다. 넥타이가 졸렸던지 푸는데 조금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곤 소파에 털썩 앉아 몸을 기대고는 신문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아무렇치 않게 신문을 본다
백현은 마치 투명인간이었던 것 처럼, 알지 못했던 것 처럼
백현의 와이셔츠와 머리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눈에도.
저는 원래 주로 이런 분위기의 글을 선호하고 좋아하는편이에요 sm솔로여자아이돌도 물론 좋아하죠 제가 애정을 많이 갖고 쓰는 글이에요~ 소재도 안떠오르고 글이 잘 안써져서 심심하고 손도 풀겸 팬픽하나 써봤어요 저는 원래 백도를 밉니다만 이번 오백은 저번 꿈을 모티브로 쓴 글이에요 꿈 내용은 아저씨 경수와 고등학생 백현이었어요 교복을 입은 백현이는 경수를 바라보며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고 경수는 그런 백현이를 외면한채 신문을 보고 있던..그런 내용의 꿈이었어요 제가 글로 써보고싶어서 써봤다만 제가 원하는 스토리는 이게 아니었는데..ㅎㅅㅎ 산으로 가네요 점점 sm솔로여자아이돌은 곧 들고오겠습니다~ 암호닉은 그때 다시 적을게요! 그럼 이만~작가say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