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원래 다 작가님이라고 불러요?
와...
신기하네.
암호닉은 나중에 따로 받겠습니다.
그럼, 잘 자요.
[방탄소년단/랩슈] 남준이가 대형견인 썰 80부터 내용이 이어집니다.
Livin Out Loud-I Can't Stop
귀신의 집을 나오고 어둑해진 겨울 하늘에 목도리 위로 얕은 호흡이 흩어지는게 보일 즈음
윤기와 남준이는 조금 늦은 저녁을 먹고 실내의 어느 구석
벤치에 앉아 잠시 뻐근한 몸을 풀었으면 좋겠다.
남준이의 손에는 따듯한 핫초콜렛이
윤기의 손에는 따듯한 커피가
하나씩 든 채 언 손을 녹이고 언 볼을 녹이며 윤기가 남준이의 어깨에 기댄 채 잠시 정신없는 사람들을 바라보기만 하면서
체온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너무나 다양해 한 모양으로 뭉그러져 들리는 소음보다
서로의 옷깃이 스치고, 맞닿은 곳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일정한 두근거림이
남준이와 윤기에게 더 크게 와닿았으면 좋겠다.
나름 가졌던 쉬는 시간이 끝나고 천천히 일어나 남준이가 윤기에게 손을 뻗으면
윤기는 그 손을 잡고 일어나 빈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주위를 둘러봤으면.
주인아, 저거 예쁘다.
남준이가 바라본 곳에는 놀이동산의 마지막 코스라고 흔히들 알려져있는
대관람차가 환한 빛을 보이며 천천히 운행되고 있었으면 좋겠다.
높은 곳은 서로 싫어하지 않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놀이기구도 아니고
앉아있기만 해도 된다는 사실에 윤기는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으면.
생각보다 빨리 줄어드는 줄에 금방 관람차에 올라탄 남준이와 윤기가 약속이라도 한 듯 관람차 창으로 보이는 바깥의 풍경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서서히 떠오른다는게 느껴지는 부유감 속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남준이가 먼저 작게 감탄을 터뜨렸으면.
은하수가 내려온 것 같아, 주인아.
하늘의 은하수가 땅에 내려온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사람들이 점점 작게 보이고 오로지 놀이동산이 보이는 빛들만이 남준이의 시야를 가득 빼앗았으면.
윤기는 도리어 그 은하수를 그대로 눈에 담아버린 남준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웃고 있었으면.
정상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 남준이가 고개를 돌리다
저를 바라보고 있던 윤기와 눈이 마주치고
언제나 그렇듯
남준이는 씩 웃었으면 좋겠다.
고마워, 주인아.
뭐가.
그냥, 모든 것이.
네가 내 주인이 되어주었다는 그 사실 하나와, 그로부터 뻗어나오는 모든 추억, 감정들이 모두
고맙다고.
남준이는 더욱 환하게 웃으며 윤기를 바라보며 나긋하게 제 마음을 보였으면.
그리고 그 마음에 화답하듯이 윤기가 자리에서 반쯤 일어나 남준이의 허벅지를 손으로 짚고
그대로 먼저 입을 맞췄으면 좋겠다.
나도 고마워.
뭐가?
네 모든 것이.
윤기의 대답에 남준이가 다시 웃어버렸으면.
둘의 입술은 금방 또 맞붙었으면.
관람차의 운행이 끝나 둘이 내렸을즈음에는
오늘 내내 손등을 스치기만 했던 두 손이
처음으로 손바닥을 맞대고
단단히 깍지를 낀 채
둘의 모습은 다시 사람들 틈으로 녹아들어갔으면 좋겠다.
화려한 빛 속에서 달큰한 추억을 각자 품에 안은 채 아직도 빛나고 있는 놀이동산을 뒤로 하고 천천히
둘만의 집으로 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