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랩슈] 남준이가 대형견인 썰 86부터 내용이 이어집니다.
과연 이 썰은 언제 끝을 낼 것인가!
Jeff bernat - pillow talk
펜션 구경을 끝낸 남준이와 윤기는 다시 풀어놨던 목도리를 단단히 두르고
손에는 장갑까지 챙겨서 낀 뒤에 펜션을 나섰으면 좋겠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바닷가에 괜히 설레어 계단을 내려와 바닷가의 모래를 밟는 순간
남준이가 먼저 바닷물이 밀려오는 근처까지 뛰어갔으면.
그리고 뒤를 돌아 윤기를 바라본 채 환하게 웃으며 외쳤으면 좋겠다.
주인아, 바다야.
지금은 온전한 사람의 모습이라 보이지 않는 귀와 꼬리가 만약 보였다면 꼬리는 엄청 흔들리고 있었겠다라고 생각한 윤기가
남준이의 들뜬 외침에 저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으면 좋겠다.
응. 바다야.
배를 타고오면서부터 내내 본 것이 바다임에도 이제야 바다에 온 것이 실감이 나는지 남준이가 감탄하고 있는 사이
하얀 거품을 내는 바닷물이 밀려와 마치 인사를 하듯 남준이의 신발코를 툭, 건드리고 밑창을 적신 뒤 다시 밀려내려갔으면 좋겠다.
순간 철썩 하고 밀려들어오는 물에 놀란 얼굴을 하는 모습,
입술을 오므려 하얀 입김을 내뱉는 모습,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얼른 오라고 웃으며 손짓하는 모습.
그 모습을 윤기는 챙겨온 카메라를 들어 하나씩 찍어 남겨놓았으면 좋겠다.
잘 찍혔는지 확인도 하기도 전에 남준이가 윤기의 옆으로 다가와 자신의 핸드폰을 주섬주섬 들었으면.
주인아, 나 이거 티비에서 봤어.
뭐를? 카메라?
아니, 이거.
핸드폰의 카메라를 셀카모드로 전환시킨 남준이가 자연스럽게 윤기의 옆으로 가
어깨를 끌어안고
볼을 맞댄 뒤 핸드폰을 들어올려 웃었으면.
그리고 처음에 빤히 핸드폰 카메라의 렌즈를 바라보던 윤기가 자신의 무표정과 상반되게 보조개가 깊이 파일만큼 웃고 있는 남준이의 얼굴을 보고
덩달아 웃어버렸으면 좋겠다.
서로 가장 좋아하는 표정을 남기고 그 자리에서 몇 번 더 손가락을 이용해 셀카를 남기고 난 뒤에
둘이서 이마를 맞댄 상태로 셀카를 확인하며 키득였으면.
너 눈 감았다.
일부러 감은거야. 실수 아니야.
아니기는. 이건 너무 흔들렸다, 준아.
그럼 삭제.
뭐야. 쓸데없이 단호해.
목도리 위로 삐죽 튀어나온 코와 귀가 발갛게 어는 것도 모르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진이 모두 정리가 되면
둘은 바닷가를 따라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갔으면 좋겠다.
비록 파도가 한 번 휩쓸려 들어와 둘의 발자국을 지워버려도 계속, 모래사장에 두 쌍의 발자국을 새겨나갔으면.
그리고 그 발자국이 처음에는 책 하나를 둘 정도의 거리를 두었다가
끝에 달할 수록 조금씩 사이를 좁혀나갔으면 좋겠다.
추워?
조금. 근데 더 걷고 싶어.
그럼 이번에는 저 쪽으로 걷자.
오가는 말은 짧고, 금방 끝나도 계속 묵묵히 걸어가는 그 걸음 속에서 충분히 많은 감정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둘만의 대화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산책을 끝내고 돌아온 남준이와 윤기에게 바닷바람의 짠 내와, 겨울 바람의 찬 기운이 가득 풍겼으면 좋겠다.
옷을 벗어 놓고 단 번에 욕실로 들어간 윤기가 짠 내에 힘들어하는 남준이 덕에 결국 둘이 같이 가벼운 차림으로 욕실에 들어갔으면.
생각보다 더 널찍하고 처음보는 물 마사지 기능이 딸린 욕조에 남준이는 어느새 내보인 꼬리를 살랑거리며 윤기가 물을 틀기도 전에 욕조에 앉았으면 좋겠다.
욕조에 물이 채워지고 따듯한 김이 욕실을 뿌옇게 만들고 나서야 윤기도 온천욕을 한다는 생각으로
욕조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부글부글 거품이 일어나는 소리, 누군가 움직일 때마다 찰박거리며 나는 물소리로만 가득한 공간 속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
윤기가 물에 젖은 손을 들어 남준이 쪽으로 손가락을 튕겼으면.
그리고 그 짧은 행동을 신호로
둘은 어느새 바다에서 못한 물놀이를 하듯 한참을 첨벙이며 서로에게 물을 뿌려댔으면 좋겠다.
아, 주인! 그거 반칙이잖아!
반칙이 어딨어, 인마. 먼저 잡은 게 임자지.
그러다 윤기가 샤워기를 들어 남준이에게 그대로 온수를 잔뜩 퍼붓고,
남준이는 고개를 도리질을 치며 이리저리 욕조를 누비다 결국 양 손을 들어 항복을 외쳤으면.
배를 보인채 욕조에 기대 젖은 얼굴을 쓸어내리는 남준이를 보며 뒤늦게 샤워기를 끈 윤기가
아이같은 웃음을 지은 채 제 젖은 얼굴도 쓸어내렸으면.
그리고 다시 욕조 안으로 들어가 벅찬 숨을 골랐으면 좋겠다.
너 때문에 나까지 어린애가 된 기분이야.
나 어린애 아니야, 주인아.
아니기는.
어린애가 되어도 뭐 어때. 우리 둘 뿐인데.
... 하긴.
남준이의 말에 젖은 앞머리를 손으로 털어낸 윤기가 작게 웃었으면.
그리고 윤기야, 너는 두 다리를 뻗은 채 편히 기대어있는 남준이에게 다가가 허벅지 위로 올라타 앉고
두 팔을 남준이의 목에 둘렀으면 좋겠다.
어린애랑 이런 거 못하잖아.
윤기의 말을 끝으로 둘은 뜨거운 수증기 안에서 그만큼 뜨거운 호흡을 나누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