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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때가 있었다.


아이들이 제 것을 봐주라며 심술을 부리듯. 별것도 아닌 것을 뽐내고 내세우려 노력한적이 있었다.

 

관심을 갖지않는 아이들은 더욱더 건드리며 말했었지, 날 좀 보아달라고. 날보라고.

 


그래도 그아이들은 끝까지 내게 관심이 없는듯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아이들은 내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제 것이 더 중요하고 잘났다고 생각하고 있던게 아니였을까.

 

제가 하고있던 일이 더 중요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던게 아닐까.

 


지금에 와서야 말하는거지만, 난 참.

못났다.

 


남에게 뽐낼것이 그리 없었나, 집에 가는길에 떨어져있는 동전하나를 들고 정성들여 닦아댔더라지. 그 누구의 것보다 반짝거리도록.


그렇게 뽐내기를 좋아하던건 초등학교 뿐만아니라 중학교도 여전했다.

 


조금더 성숙해진 중학생때는 말도안되는 허언증에 휩쌓여 거짓말을 늘어놓고 내 거짓말을 내가 믿으며 말을해댔지.


그것이 주로 남녀관의 성관계라던가, 애정표현에 관한 것이였지만 말이다.

 

내 거짓의 주요 타깃이 되었던 여자아이들은, 그 소녀들은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었을까.

 


지금에 와서야 다시 생각하는 거지만, 난 참.

나쁘다.

    

 

 

도둑질, 거짓말.


모든 나쁜짓을 하고 다니며 선생님한테 대들고, 몇년이 되었을까.

 

난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나를 돌아본다.

 

 


안녕, 백현아.
난 백현이야 넌 여전하니?
제발 여전하지말아줘, 지금의 난 뚱뚱해서 너는 지금 날씬하니?
너는 미래에 가수가 되어있을까?
내꿈은 가수거든.
난 네가 꼭 가수가 되어있었으면 좋겠다.

이 편지를 볼쯔음에 꼭 꿈을 이루었기를.

 


삐뚤빼뚤한 글씨를 보던 눈에서 자꾸만 눈물이 쏟아졌다.


미래의 저를 상상하며 희망이 가득찬 편지를 끄적였을 어린 저를 회상하며 백현은 울고있었다.

 


원했던 가수는 커녕, 방탄하게 청소년기를 지내온 덕분에 저는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 준비를 할수밖에 없었다.

 


이 눈물의 의미가 과거의 저에게 미안해서 우는걸까, 아님 현재의 제가 불쌍해서 우는걸까.

 

제가 울고있으면서도 당최 이해가 되지않는 눈물이였다.

 


 

백현아, 힘내.

 

 


손으로 입을막고 끕끕대던 백현은 이윽고 보여진 마지막 문장에 눈물이 분수처럼 터져나와 손을 떼고 어린아이처럼 큰소리를 내며 울어버렸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제 미래를 생각하며 힘내라고 끄적였을 터인데, 저는 그것이 힘든 제 자신을 위로하는것만같아 눈물이 흘렀다.

 

 

학교조차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무곳에서도 저를 뽑으려하지않았고, 저는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며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야했다.

 


미안함. 죄책감.

 


저 자신이 너무나도 창피했고, 혐오스러웠다.

 

심지어 거울에서 마주하는 저의 눈마저도 너무나 혐오스러워 거울을 모두 검은 천으로 덮어버렸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나 늦어버린 나이.

 

백현은 무릎사이로 제 얼굴을 묻고 그렇게 한참을 울어댔다.

 

 

미안해, 미안해.

 

누구한테 하는것인지도 모를 사과를 계속해서 내뱉으면서.

 

 

 

 

-

 

제가 쓰면서도 참 많이 울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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