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
Pr.첫만남: 어색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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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거 진짜 괜찮을까요?”
걱정이 한가득 묻어나는 목소리로 경수가 앞자리에서 운전을 하는 민형에게 말했다.
과거에 비해 동성애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그라졌고, 아이돌간의 커플링을 엮는 것 또한 많았다. 그에 맞춰 원래는 남녀 커플의 ‘우리 결혼했어요’ 가 남남 커플의 ‘우리결혼 했어요’ 로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되었고, 생각 이상의 시청률과 호응을 얻자 결국엔 정규로 편성되었다. 경수와 같은 팀인 종대는 파일럿 당시 크리스라는 모델과 커플로 출연했고, 경수네 회사의 스타일리스트 실장인 민석과 그의 연인 모델 루한 또한 출연했었다. 정규로 편성 되며 경수에게도 제의가 들어왔고, 회사에는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팀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경수를 떠밀었다. 타인에 대해 낯가림이 심한 경수는 회사에 좋다 싫다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결국 오늘 촬영을 가고 있었다.
“괜찮아. 종대 파트너. 어…….크리스씨랑 친한 사이라고 했어, 설마 너 괴롭히겠냐.”
“그래도..”
민형의 말이 못 미덥다는 듯이 입을 불퉁하게 내놓았지만 이내 저를 찍고 있는 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경수가 고개를 살짝 흔들어 표정을 풀고 손에들려잇는 연분홍색 봉투를 열어 안의 내용을 확인했다.
‘EXO D.O씨 오늘부터 당신의 가상 결혼 생활이 시작 됩니다.삼청동 가로수길 카페로 가주세요.’
카드 속에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글자로 인쇄된 문장이 눈에 들어왔고 경수는 그 문장들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형, 그 지난번에 세훈 이랑 갔던 카페 기억해요? 거기래요.”
민형에게 카페의 위치를 알려준 경수는 제 큰 눈을 느리게 떴다 감으며 시트에 몸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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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김종인! 너빨리 안 기어 나와?!”
어젯밤 가을 시즌촬영이 늦게 끝난 종인은 흰색 침대 시트커버를 둘둘 만 채10분전 루한에게 붙잡혀 샵으로 연행되고 있었다.
“형, 나 어디 가는데요? 어제 집에 늦게 들어왔다고!”
나름 ‘우리 결혼했어요’ 의 선배라는 것을 들먹인 루한이 종인의 우결 촬영이 확정 되자 마치 자신의 일 인양 기뻐해 주었고 촬영날인 오늘은 룰루 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제 붉은 색 페라피를 끌고 아침부터 요란스레 종인을 데리러 왔다. 오늘이 우결 촬영 날인지 잊어버린 종인은 영문도 모른 채 루한에게 끌려가는 것 이였다.
이쯤이면 눈치 챌 때가 되었는데 김종인 저거는 진짜 넌씨눈이야 라며 속으로 곱씹은 루한이 짜증을 내고 있는 종인에게 혀를 차며 한심하다는 듯이 답했다.
“너는 오늘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디오씨 만나는데 꼴이 그게 뭐냐.”
“남이사야 김루한 ……. 뭐?!”
뒷자리에서 시트커버로 얼굴만 내놓고 팅팅 거리던 종인이 루한의 말에 소리를 빽! 하고 질렀고, 루한은 그런 종인이 웃겨 끅끅 거리며 웃음을 삼켰다.
“얼마 전에 나한테 신나서 그렇게 자랑하더니 ……. 그새 잊어버렸어?”
“화보 때문에 정신이 있었어야지!”
종인은 시트를 걷어내곤 머리를 헝클이기 시작했다. 그런 종인에 혀를 쯧쯧 차던 루한은 이내 곧 민석의 생각에 소리를 질렀다.
“김조닌! 가만히 있어! 네 머리털로 내차 도배하지 마 민석이 싫어해.”
‘움찔’
루한의 입에서 민석이란 이름이 나오자 종인은 제 머리를 흩트리던 두 손을 멈추고 쩍 벌린 두 다리를 곱게 모아 그 위에 가지런히 올렸다.
“루한형, 민석쌤한테는 이야기 하지 마 내가 잘못했어.”
종인에게 있어 민석은 그 누구보다도 공포의 대상 이였다. 종인이 모델을 일을 가 시작했을 무렵 저를 쇼 모델로 세우겠다며 캐스팅 한 것이 민 석이였다. 순하게 생긴 외모와 다르게 종인을 뭐 굴리듯 굴린 민 석은 종인을 단숨에 세계적인 모델로 올려놓았다. 그런 점에선 종인에게 은인이나 다름없지만 쇼를 서기전의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민석은 종인에게 있어 세계에 유일무이한 무서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이야기 안할게 대신 얌전히 있어.”
그런 종인이 귀여워 여전히 끅끅 웃으며 답을한 루한이 운전대를 부드럽게 돌려 샵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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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먹어 체할라.”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경수는 음악 방송을 급하게 끝내고 오느라 먹지못햇던 점심을 해결하던 중이였다. 누가 저를 쫓아오기라도 하는지 급하게 샐러드를 마시듯하는 경수를 본 민형이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
“웅..그래도..”
입안에 있는 케일을 씹으며 민형에게 대꾸한 경수가 입속에 남아있던것을 마저 씹으며 삼켰다. 카드속의 내용 중에는 파트너와의 만남이 자세히 몇 시에 만난다는 내용은 없었고, 장소만이 있었기 때문에 경수는 언제 저의 파트너가 올지 몰라 카페에 온 이후로 불안해 하고 있었다.
“저, 디오씨. 파트너분이 한 1시간 뒤쯤이면 도착 한데요.”
스텝들중 한명이 경수에게 다가와 종인이 1시간쯤이나 뒤에야 도착 한다는 것을 알렸고 경수는 안도의 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텝은 박수를 짝하고 한번 치는 것으로 잠시 촬영이 휴식을 가졌고 경수는 그제야 조금 느긋하게 샐러드속의 살구색 연어를 집어 들어 입안에 넣고 오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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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은 어제까지만 해도 밝은 블론드였던 머리가 차분한 갈색으로 변한 것이 맘에 든 것인지 거울을 보며 씩 웃었다.
“형, 어때?”
옆에 앉아 머리에 컬을 넣던 루한이 ‘오-’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경수 형이 좋아 하겠지?”
“금발보다는 좋아할 것 같네.”
언젠가 경수의 잡지 인터뷰를 찾아보던 중 단정하고 차분한 스타일이 좋다고 한 것을 본적이 있었기 때문에 종인은 일주일전 화보촬영을 위해 물들였던 머리를 다시 갈색으로 염색했다.
“참 지극정성이다. 김종인.형한테 반만 그렇게 해봐.”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라며 삐졌다는 듯이 툴툴거리는 루한을 본 종인은 웃으며 루한을 한번 치고 웃으며‘ 형이랑 경수 형이랑 급이 달라’ 라고 말했고, 종인에게 등을 맞은 루한은 '컥- ‘ 소리를 내며 등을 쓸었다. 종인은 루한에게 ’아 미안‘이라고 말하고는 옷을 갈아입으러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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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이 피팅룸에 들어간 지 5분쯤 지났을 때 루한의 핸드폰이 ‘빠오즈가 루루 많이 좋아해요♡’ 라는 깜찍한 소리를 내며 메시지가 왔음을 알렸고, 루한은 얼굴을 무장해제한 채로 핸드폰의 홀드를 풀어 메시지의 내용을 읽고는 피팅룸을 향해 소리쳤다.
“김종인! 빨리 나와. 디오씨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대.”
“뭐라고?”
“디오씨 도착해서 너 기다리고 있다고!”
루한은 스탭중 한명이 보내준 경수가 샐러드를 먹으며 민형과 웃고 대화하는 사진을 피팅룸에서 나온 종인의 앞에서 흔들었고 종인은 루한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옆에 누구야?”
사진속의 민형에게 의미 없는 질투를 담아 루한에게 물은 종인에 루한이 종인의 정강이를 차며 ‘매니저잖아.’ 라고 말했고 종인은 다리를 감싸며 미간사이를 찌푸렸다.
“아! 진짜 김루한!”
“시끄러 얼른가자.”
종인이 불평 가득한 목소리로 루한을 형이란 칭호 없이 불렀고 익숙하다는 듯이 루한은 종인의 뒷덜미를 잡고 샵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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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씨 촬영 준비 해주세요.”
샐러드를 다 먹고 차에서 대기를 하던 경수는 잠시 단잠에 빠졌고, 종인이 카페에 도착해 촬영준비를 마치자 스텝이 경수에게 촬영준비를 알리러 왔다.
“아. 네에…….”
잠에서 덜 깬 것인지 하얗고 조그만 손을 펴서 눈을 살짝 눌렀다 떼었다. 조금 부스스해진 머리를 정리하고 경수가 차에서 내리자 밖에서 대기하던 스텝이 경수에게 작은 갈색 푸들 한 마리와 민트색 봉투를 안겨 주었다. 경수를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내곤 살짝 억눌린 웃음을 지으며 봉투를 열었다.
‘이 강아지는 D.O씨와 남편분의 인연을 이어줄 사랑의 큐피트입니다. 카페에서 남편 분을 찾아주세요.’
카드속의 내용 중 남편분 이라는 단어가 거슬리기는 했지만 경수는 강아지를 고쳐 안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강아지는 경수의 품을 뛰쳐나와 카페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갔다. 강아지에 놀란 경수가 ‘어?’ 라는 소리를 내곤 강아지를 쫓아 2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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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경수를 기다리던 종인은 귀에 익은 ‘왕!’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 보았고 제 강아지인 몽구가 헥헥 거리며 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종인은 반가움 반 당황 반으로 몽구를 안아들었고 곧 몽구의 뒤를 따라 올라온 경수를 보곤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 저기..”
강아지를 따라 2층에 올라온 경수는 저 보다 머리 하나는 큰 종인을 보고 놀랐고(바보같이 웃고 있어서 더 놀랐다.)잠시 주춤거리다, 종인이 저에게로 다가오자 어정쩡하게 서있던 자세를 고치곤 어색하게 웃었다.
“경수형 맞죠?”
이렇게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달달하면서도 아슬아슬한 결혼 생활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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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디어 글잡에.....어휴 쓰고쓰고 반 친구들한테 읽히고 난리쳤는데 어떻게 느끼실지는 모르겠네요ㅜㅜㅜ
(제 필력은 우주 찌끄래기 니까여 후후..)
메인은 카디고 아마 사이드로 루민 클첸....저는 다좋아하는 편인지라...
언제 돌아 올지 몰라요. 전 바람같은 닝겐이라 ㅎㅎㅎㅎ
아..암호닉..있으실지모르겠지만 신청해주시면 비록 이 나쁜 머리로 꼭꼭 기억 할게요!ㅜㅜㅜ(소금소금)
많이 부족하지만 너그럽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