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효일] Goodbye, and Hello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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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다니게 될 대학 근처 자취방으로 이사 간 지도 어느 새 3주가 지났다. 태일은 재효를 볼 수 있을까 하며 자취방과 학교 주위를 꾸준히 돌아다녔으나 재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이쯤 되면 포기할 법도 한데, 태일은 제 첫사랑인 재효를 잊을 수 없는지, 근처에는 없을 재효라는 걸 알면서도 재효를 찾으려고 전전긍긍했다. "아... 뭔 놈의 사람이 몇일을 찾았는데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보여... 힝..." 태일이 불만이 가득 섞인 찡찡거림을 내뱉었다. 그때였다. 태일의 곁으로 키 큰 남자 하나와 아담한 여자 한 명이 지나간 게. 익숙한 향이었다. 저가 1학년일때 질리도록 맡아오던 그 바다향이였다. 그 어떤 누구에게서도 나지 않았었다. 코 끝이 간질간질 해 지는 걸 느낀 태일이 고개를 들어 남자와 여자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걷고 있었다. 분명히 저 남자는 재효였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보다 키도 훨씬 커진 채, 옆에는 아담한 여자 한 명과 다정하게 걷고 있었다. "씨... 안될 거 아는데... 왜 눈물이 나냐..." 태일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고이기 시작했다. 이내 길거리에서 끅끅 소리내 울기 시작하는 태일이었다. *** 흠칫, 재효가 뒤를 돌아보았다. 뒤돌아본 재효의 시선에는 왠 키 작은 남자가 끅끅 울고 있는 모습뿐이었다. '태일이 냄새 난다. 애기냄새.' 고운 애기냄새가 나던 태일이었다. 남자애가 고등학생이나 되서 무슨 애기냄새냐,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태일에게선 좋은 애기냄새가 났다. 베이비 로션같은 냄새가 아닌, 어린 아이들에게만 나는 그런 애기냄새. 아, 태일이도 키 저것보다 조금 더 작았었는데. 더 컸으면 저정도 됬겠다. 보고싶네. 재효와 같이 걷던 여자가 멀뚱히 서서 생각에 빠진 재효를 불렀다. "안재효, 왜 그래?" "ㅇ... 어, 아냐. 아무것도." "싱겁긴." "누나가 동생한테 하는 말이 그게 뭐야." "니가 언제부터 내 동생이었어- 내 놀림감이었지." "그것도 그렇긴 하다." "뭐야- 너 지금 누나 까는거야? 아는 누나도 아닌 친누나를?" "누나가 언제부터 내 친누나였어- 놀리는 사람이었지. 안 그래요, 안지혜씨?" "와, 웃긴다. 너 지금 나 따라하냐? 앙?" 재효와 같이 걷던 아담한 여자는 재효의 친누나, 지혜였다. 어찌 보면 재효에 대해서는 생일이나 혈액형같은 간단한 프로필 정도까지만 알고 있던 태일이라 재효에게 친누나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 그럼 지금 울고 있는 태일은 뭐 한거다? 지 혼자 김칫국 마시고 북 치고 장구 치고 아무튼 혼자 다 한 거다. 혼자서. *** 어느덧 벚꽃이 활짝 피는 봄이 왔다. 봄이 오는 것과 동시에 태일의 대학교 새내기 생활도 시작되었다. 워낙 뭐든 잘 깜빡깜빡 하는 태일이라 그 날도 강의가 없는 줄 모르고 학교에 와 버린 태일이었다. "아... 괜히 왔어..." 입술을 작게 삐죽이는 태일이었다. 학교 건물 밖 의자에 앉아 있던 태일이 무심코 하늘을 쳐다봤다. 나무에는 벚꽃이 피고 있었고, 태일은 재효의 생각으로 눈꺼풀이 점점 감겨왔다. 요 며칠간 잠을 자지 못 한 태일이었다. 서서히 밀려오는 졸음에 태일이 집에 가려는 지 의자에서 일어나는 순간, 볼에 무언가 차갑고 둥글둥글한 게 닿았다. "앗, 차가워!" "아, 미안... 많이 차가워?" "아녜...ㅎ...형?" "태일아, 나 기억해?" "와! 당연히 기억하죠! 이게 얼마만이에요? 와, 대박!" 태일이 차가운 무언가에 찌푸린 미간을 폈을 때는, 그토록 찾아 헤메던 재효가 제 볼에 차가운 캔커피 하나를 들이 대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태일은 온 세상을 다 준대도 이만큼 기쁠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을 기억하기까지. 태일은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그때보다 키도 컸네?" "네! 형도 더 크셨네요... 진짜 크다..." 둘은 나란히 길을 걸었다. 걷고 걷다가 어느 새 둘은 태일의 자췻방에 도착해 있었다. "형! 여기가 제 집이에요! 형도 집 잘가요!" "응. 다음에 또 보자, 태일아!" "넵. 형아, 잘가요!" 태일이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열여섯 수줍은 소녀처럼 꺄악꺄악 소리를 질러댔다. 재효와 만나서 말도 주고받고 재효가 손수 잡까지 데려다줬다- 라는 생각을 한 태일의 얼굴이 사과처럼 빨개지기 시작했다. 그때, 태일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으씨...누구야... 스팸이면 가만 안둘꺼야..." 태일의 핸트폰 액정에는 모르는 번호가 찍혀있었다. 태일은 늘 그랬던 것 처럼 여보세요? 라는 말을 했고, 반대편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태일이야? 나 재효형인데..." 재효의 목소리였다. 태일은 놀라서 멍을 때리다가 이내 재효의 태일이 핸드폰 맞아? 라는 질문에 "네! 형,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응? 아, 지호가 알려줬어. 물어보니깐 그냥 알려 주던데." "아, 지호가요? 아... 그랬구나..." 지금 이 순간 태일은 지호에게 달려가서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재효가 태일에게 먼저 전화를 한 계기를 제공해 주었으니, 이 세상 누구보다 예쁘고 우쭈쭈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했다. "어... 태일아." "네! 형, 왜요?" "ㅇ, 아냐. 잘자." "네! 형도 안녕히 주무세요!" 이내 전화가 끊기고 오늘밤은 꿀잠을 잘 것만 같은 태일이었다. 형이 나보고 잘 자랬어! 재효형이! 등의 외침을 울부짖던 태일은 곧이어 온 문자메세지에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문자메세지의 내용은 '태일아내일볼수있어?' 였다. 번호도 아까 전화가 걸려온 그 번호였다. 태일이 행복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답장을 보냈다. '재효형이에요? 만날 수는 있는뎅!! 왜요?' '그냥오랫만에만난애맛있는거나사줄까해서' '아싸!! 내일 만나요만나만나만나!!!' '내일2시까지학교정문앞에서있어데리러갈께' '넹넹넹!! 형아도 안녕히 주무세요!!!' '응너도잘자' 재효와의 문자가 끝나고 태일은 침대에 누웠다. 방금 전 재효와의 문자가 그렇게 좋았는지 한 손에는 핸드폰을 고이고이 꼭 쥐고 말이다. |
잉잉ㅠㅠㅠㅠㅠㅠ 혹시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기다렸을 여러분 미안해요ㅠㅠㅠㅠㅠ
목요일이나 금요일날 올리려고 했는데 그때 몸 상태가 장난없어서ㅠㅠㅠㅠㅠ
절 때리셔도 되요ㅠㅠㅠㅠㅠ 나같은게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중편으로 온 것도 아직 몸이 다 낫질 않아서ㅠㅠㅠㅠㅠㅠ
하편에서 달달터지는 이야기 후딱 써가지고 들고올게여ㅠㅠㅠㅠㅠㅠㅠ
독자님들 미안해요ㅠㅠㅠㅠㅠㅠㅠ
제 첫 암호닉이자 단 한분이신 태형이형님!!은 제사랑먹으세영ㅠㅠㅠㅠㅠ
엉엉ㅠㅠㅠㅠㅠ 하편은 언능언능 길게길게 많이많이 써갖고 올게요ㅠㅠㅠㅠㅠ
효일행쇼!!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