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그리고 너의 웃음
01
w.코코넛
학교에 와서 하는 나의 첫 일과, 바로 그가 항상 앉는 벤치위에 바나나 우유와 포스트잇 한장을 붙여 놓는것.
'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 '
그리고 멀리 있는 나무 뒤에서 그의 반응을 보는것.
오늘은 남색 면바지와 위에는 파스텔톤 하늘색셔츠를 입고 검정색 스니커즈를 신었다.
그리고 깔끔한 은색시계와 가방은 몇일전 그가 고민하며 샀던 베이지색 가죽 가방을 맸다.
누가 봐도 단정하며 한번쯤 눈길을 갈만한 인상을 주는 그였다.
그런 그에게 나는 질투심을 느끼기 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눈길을 받길 바라는 마음이다.
마치 엄마같이 흐뭇한 기분이 든달까..
" 야, 또 우유있다 "
" 응 당연하지- 비가오나 눈이오나 항상 있다 "
" 넌 누가주는지도 모르고 먹는게 안찜찜하냐? 그리고 진짜 너한테 주는거 맞아? "
" 야 이 포스트잇 내용을 보면 뻔하지, "
" ..여자..겠지..? "
" 야 물어볼껄 물어봐라! "
" 안궁금하냐 ? 니가 아침에 좀 일찍와서 몰래 지켜봐 "
" 에이 그럼 재미없지- 걔한테도 사정이 있어서 이러는거 아니야, 이성열 넌 여자맘을 그렇게 모르니까 여자가 안꼬이는거야 "
다행히 오늘은 그가 기분이 좋아보인다.
어제는 그자리에서 우유를 마시지도 않고, 그냥 가방에 넣고 갔는데.. 오늘은 그자리에서 다 마신다.
너무나 기분이 좋다. 그에게는 바나나 향기가 날 것이다.
내가 준 바나나 우유 향기
" ㅇㅇ아, 너 오늘 동아리 회장이 보잰다 ? "
" ..네..? 왜요..? "
" 이제 곧있으면 축제니까 뭐 짤려고 그러는 거겟지 "
" ..그..근데 왜 제가.. "
" 너가 미술 잘하잖아. 우리중에는 미술 잘하는 애가 없으니까.. "
" 아.. 네.. "
어휴-, 정말 싫다. 딱 질색이다. 소극적인 나에게 축제,엠티 등등의 행사는 너무나 고통적이다.
게다가 동아리 선배 성규선배랑 단둘이 축제계획을 하다니..
그 선배는 항상 피곤하다고 나한테 다 떠맡길꺼 같은데.. 그래도 그나마 이 학교에서 성규선배랑 한시름 놓고 터놓고 대화를 한다.
왠지 사촌오빠같은 편한 느낌이 든다.
" 어, 왔어 ? "
" 네. 무슨일이에요? "
" 야 우선 밥이나 좀 먹자, 배고프다 "
" 네..? 아니 뭐 하실꺼 있으신거 아니에요..? "
" 배고프니까 먹고 좀 하자 쫌. 밥 아직 안먹었지? 가자, 쏠게 "
그렇다. 이 선배는 귀찮음도 많지만 지멋대로이다.
내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이제는 익숙해졌다는게 함정이다.
" 뭐먹을래? "
" 저그냥 아무거나 먹고 빨리 갈래요 "
" 왜, 나랑 축제 계획 해야된다니까 "
" 하.. 그걸 왜 저랑 선배랑 해야하는거에요..? 저는 그냥 동아리 임원이에요 "
" 아 나 배고파서 말할 기운도없어.. "
" 아 진짜 선배..! "
그때 가게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익숙한 향기가 난다.
이 향기는.. 그의 향기다..
그가 왔다......
그때 나의 시간은 멈춘 느낌이였다.
그리고 그와 나는 눈이 마주쳤다.
☆ 댓글로 먹고살아요 휴ㅅ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