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 공부를 본격적으로 좀 가르쳐 주려고 걔네 집엘 가게 됐는데,
여동생과 어머님이 계셨음. 나는 낯선사람에게도 말을 잘 하는 편이라 친한 형이라고
어쩌다보니 공부좀 봐줄까 해서 왔다고. 어디어디 대학 다니고 있고 곰이랑은 인터넷으로 알게 됐다고 어머님께 인사를 함
내가 생각해도 난 말을 참 잘함. 어머님 고맙다고 나 잘생겼다고 좋아하셨음..
그리고 얘 여동생이 하나 있었음 갑자기 오빠아는사람이 들이닥치니까 놀란듯 뻘쭘하게 인사를 건네는데...
이뻐~ㅎㅎㅎㅎㅎ애가 참 이~뻐~ㅎㅎㅎㅎㅎ 곰이랑 하나도 안닮아서 애가 토끼상임 ㅎ ㅑ.. 이뻐....ㅎㅎㅎㅎ
토순이를 어떻게 해 볼 생각은 없었지만 나이에 관계 없이 이쁜애있으면 업되는게 남자사람 아니겠음
"곰 동생이야? 와ㅋ 곰이랑 하나도 안닮았네. 이쁘다."
씨익 웃으면서 인사를 했음. 표정관리가 안됐음. 아이유가 앞에있는듯.... 군대가 오빠를 아저씨로 만듬ㅋㅋ;
뭐 그렇게 1~2주일에 한번씩 같이 공부를 하게 됨. 가끔 토순이 공부도 봐주고.
돈받고 하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곰네 어머님이 나를 굉장히 반기셨음. 토순이도 날 편하게 대해주고ㅋㅋ
내가 뭐 가르치는데 소질이 있는 건 아니었음. 단지 얘가 날 좋아한다는 걸 이용해서 잘 조련했을 뿐...
문제집에 밑줄 잘 그어져있고 외우라고 한거 달달 외우면 씩 웃어주고 열심히 안하면 혼자 공부하게 냅두고 토순이 공부 봐줌ㅋ
그렇게 몇 번 왔다갔다 하니까 사귀니 뭐니 했던게 무색해짐 동네 친한 형이 됨.
그러다가 어느날 어머님이 내 손을 꼭 잡으시며..ㅋㅋㅋ 애들 성적이 폭풍 올랐다고 그렁그렁하시는겈ㅋㅋㅋ
이 멍청한게 부모님 속 많이 태웠나봄. 난 왠지 걔를 수석으로 만들고싶은 의지가 솟아났음
우리집이 아버지가 바람나서 집 나가고 엄마 혼자 남매 다 키우셨거든.. 성적 올랐다고 좋아하시는 모습 보니까 왠지 찡했음.
과외비를 20만원 주셨는데 안받았음ㅋ 가끔 반찬 좀 싸주시면 감사하다고 부담을 덜어드림.
울 어무니가 일을 하셔서 반찬 밖에서 사먹는 건 레알ㅋ; 딱히 반찬을 노린 건 아니얔ㅋ
그렇게 진짜 괴외선생님처럼 애 공부를 봐줌. 난 동생이 없었는데 남동생도 생기고 여동생도 생긴 것 같았음
얘도 처음엔 열심히 하면 내가 칭찬해주니까 공부하다가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자 신기해하며 스스로 ㅈㄴ열심히 했음.
토순이는 원래 중상위였는데 토끼같이 소심소심 귀여운 성격때문에 학원에선 질문을 많이 하지 못한것같음ㅎㅎ
우리 누나가 왜 나한테 그렇게 옷을 골라주려고 했는지 좀 알것같았음. 귀여운것들ㅋㅋ
이렇게 해서 공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곰은 게임덕후에서 점차 모범궤도를 타게 됨.
자,
참고로 여기서부턴 나랑 얘가 사귀고 있는 중인걸 내가 다 까먹음.
어느날 건전한 대학생인 내가 과제에 매달려있는데 친한 후배한테 연락이 옴
나 소개팅시켜준 여후배임..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얘가 술을 마셨는지 뭐라는지 모르겠는 말을 우물우물 하더니 빼애애액!!!!!!!! 하고 움; 여자는 훌쩍훌쩍하고 울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겁나 우렁참; 깜짝놀라서 전화기를 귀에서 떼고 얘 왜이러지 하는데 누굴 바꾼거임
"여보세요?"
"아 예..;"
"이 학생 좀 와서 데리고 가. 여기가 어디냐면..."
왠 남자가 받아서 위치를 알려주는데 왜 나한테 연락이 된건지 지금도 알 수가 없음...
그래도 걱정되니까 택시타고 나가봤음 술집많은 거리였는데 쓰레기 쌓여있는 가로등 근처에 여자애가 널부러져 있는거임.
사람들 지나다니면서 힐끔힐끔 보는데 치마입고 다리 벌리고 엎어져있었음.
혹시 뭔짓당했나 싶어서 살펴봤는데 웬놈이 같이 술먹다가 버리고 간 듯 했음. ㅡㅡ;
머리는 산발에 옷에 흙범벅이고 죽은듯이 미동도 없었음. 흔들어 깨워도 소용이 없었음
진짜 지옥에서부터 올라오는 한숨이 나왔음... 하아...........
여자애 핸드폰을 찾아서 집에 전화를 하려는데 없ㅋ음ㅋ 없엌ㅋㅋㅋ 잌ㅋㅋ 핸드폰이 없엌ㅋㅋㅋ
얘 번호로 전화를 해보니까 전화를 받을수 없어 소리샘으롴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신이시여...
그와중에 여자애는 자다가 우웁!!이러고.. 미치는거임
어쩔수없이 여자애를 우리 집에 데려옴 엄마랑 누나가 뜨악했음; 난 상황을 설명하고 애를 내방에 눕히고 거실에서 다시 과제를 함..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고 아침이 밝았는데 여자애는 엄마랑 누나한테 상황설명을 대충 들은듯 세상이 무너진듯한 표정이었음
대학로에서 그러고 있었으니.. 그럴만도했음 기억도 안나는듯 혼돈 파괴 종말 청산가리... 이런 표정이었음..
나는 대충 '너 그냥 테이블에 엎드려 자고있었어. 별일없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달래고 보냄.
그 이후로 딱 그 여자애가 나를 좋아하는걸 느끼게됨. 귀신같은 눈치
고마웠다면서 밥을 사주겠다는데, 대놓고 거절하는건 여자애 너무 무안주는거니까 같이 먹음.
눈치 빠르고 말만 잘 하지 난 여자 딱 한번사귀어본 찐찌였음 확실하게거리를 두는게 덜 상처주는거라는 걸 몰랐음
그렇게 어쩌다보니 이 여자애랑 자주 만나게 됐음. 사귄다는 소문 돌 정도로 얘가 적극적이었음
어느날 곰이랑 전화통화를 하는데
곰"형 엄마가 반찬 뭐 먹고싶은거 없냐는데?"
나"아무거나 괜찮..깻잎김치 먹고싶다"
곰"어디야?"
나"영화보러옴ㅋ"
곰"누구랑?"
나"후배랑ㅋ"
곰"그래..?"
나"나중에 다시 전화할게ㅋ 깻잎김치 꼭 전해드려라"
곰의 관점에서는 내가 참 개객끼였을거임 인정함;;
아무튼 이 통화 후 바로 다음날에 얘가 날 불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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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내로 올려달라고 해서 급하게 써올림.
난 글쓰는거 좋아해요. ㅋㅋ 그리고 여기 나온 여자애 작년에 결혼함.
무덤까지 가져가려고 헀는데.. 좀 미안해지네.
지금 글을 읽고있는 당신이랑 나만아는 얘기임.
그리고 여자들 술먹고 아무데서나 자면 거짓말 아니고 정말 위험하니까 조심하세요
나같은남자 천연기념물임
곰 전생에 나라를 구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