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외전 2

성운이가 토끼로서 주인에게 갖는 마음이 아닌 수컷이 암컷에게 갖는 요상한 마음을 지니게 된데는 그리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다른 것보다 저를 좋아하는 게 누가 봐도 다 티가나는 ㅇㅇ를 모를만큼 그가 눈치가 없는 놈도 아니었고.

"잘 자, 성운아!"

한 번 그녀와 같은 침대에서 자고 난 뒤부터였나. 그 때 이후로 몇 번 ㅇㅇ가 힘들어 하는 기색이 있거나 공포영화를 즐겨 보면서 무서운 건 또 못 견디는 쫄보 같은 모양새에 성운이 안타까워 하면서 반쯤 동정심으로 그녀에게 제 침대를 내어주고 난 이후로. ㅇㅇ는 제 침대가 있는 방을 거진 버리다시피 했다. 매일 밤을 성운과 같이 자는 게 당연하게 되어버렸다. 그의 방 안에는 어느샌가 그녀의 물건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아예 그녀는 저를 껴안고 하루의 반이 다 가도록 잠을 잘 때도 있었다. 날 좋아한다면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렇게 잠을 잘 수가 있나. 덕분에 성운은 요근래 잠을 제대로 잔 적이 드물었다. 그녀를 여자로 느끼지 않으려고 해도 그게 말처럼 쉬울리가.

[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

"네가 이러는데 내가 어떻게 잘 잘 수가 있냐고."

하루가 다르게 피곤함에 찌든 성운의 목소리가 유난히 낮았다. 예민하기로 따지면 사람 하고도 맞먹을 정도인 그였다. 잠을 못자는 것도, 누군가 제 영역을 침범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 성운이었다. 그런데 기가 막히기도 하지. 제가 잠을 못 잘 지언정 그녀에게 해준 팔베개는 풀지 않았다. 가끔 칭얼거리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면 등을 토닥여주는 손길도 성운의 것이 맞았다. 그래. 성운이 이맘때쯤 자신에 대해서 알았다.

별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감정이 다가왔다.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보다 그녀를 향한 제 마음이 더 크다고 느낀 순간 별 것도 아닌 게 별 것이 되었다. 그것도 성운의 세계를 송두리째 잡아서 뒤흔들기에 충분한. 바야흐로 사랑에 빠진 성운이었다.

[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

What Does The Rabbit Say?

W. LIGHTER

토끼는 누군가와 어울려서 살아가는 동물이 아니었다. 하물며 무리가 있어도 개 중에 몇 마리랑 어울리는 것도 어려운 판에 성운은 나고 자랄 때부터 혼자 케이지에 있는 시간이 유독 강했기 때문에 누군가와 교류를 하고 감정을 나눈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그가 자꾸만 마음이 동하는 걸 느끼는 건 스스로에게도 벅찼다. 하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했는데 한 지붕 아래서 ㅇㅇ와 같이 살아가는 성운에게 그럴 시간이 있을리가 만무했다.

"성운아?"

그래서 아픈가보다. 초반만 해도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잔기침까지 이어졌다. 워낙에 온도에 민감해서 감기는 거의 달고 살다시피 했지만 유독 이번에는 정도가 심했다. ㅇㅇ가 제 부름에도 답이 없는 성운을 보기 위해 방문을 열자 원래대로라면 아침부터 제 방을 치우느라 분주했을 그는 몸을 둥글게 말고선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아직 자는 건가. 출근 하기 전에 같이 아침이라도 같이 먹으면 좋을텐데. 바로 침대 맡에서 성운의 얼굴을 쓰다듬자 뜨거운 열기가 ㅇㅇ의 손 끝으로 전해졌다.

"성운아. 일어나 봐. 아픈거야? 응?"

열이 심했다. 워낙에 손이 따뜻한 제 손에 느껴질 정도의 온도면 지금 그는 아픈 게 분명했다. 그제야 왜 아침이면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그가 도통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알게 된 ㅇㅇ는 급하게 걸치고 있던 자켓을 벗었다. 반인반수가 아프다고 치료해 줄 병원은 없는데. 우선 열을 내리고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동물병원이라도 가야하나. 그녀는 서너개의 수건을 꺼내 번갈아가며 성운의 이마에 올리고 다시 물을 묻히기를 반복했다. 우리집에 해열제가 있었던가. 사방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ㅇㅇ가 한동안 정신없이 집 안을 헤집고 다니고 있을까 소란스러운 소리에 성운이 가만히 눈을 떴다.

"네. 급하게 말씀드려서 죄송해요. 아, 제가 아픈 건…그게, 어, 음 그쵸! 제가 아파요!"

"주인아?"

"네네. 병가로 처리해주세요. 잠시만, 성운아!"

눈을 뜨고나서 제일 먼저 본 ㅇㅇ의 모습은 핸드폰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이었다. 이후 사건은 제가 따로 지검장님한테 보고드릴게요.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제 목소리에 곧장 통화를 끊고 방으로 달려온 그녀는 뭐가 그리 더운지 얼굴에 땀이 한가득이었다. 뭐가 그렇게 바빠. 살풋 낮게 웃던 성운은 제게 달려오는 그 순간에도 덤벙거리는 그녀를 보며 작게 속삭였다.

"회사에 전화한 거야? 무슨 일 있어?"

"오늘 병가 낸다고 전화한거야. 별 일 없어."

"왜. 너 어디 아파?"

눈 깜짝할 사이 성운의 얼굴이 그녀의 코 앞으로 다가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일어나지도 못한 그가 되려 걱정스러운 눈길로 ㅇㅇ, 저를 보고 있으니 이게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모르겠네. 갑자기 몸을 일으킨 성운의 이마에서 수건이 어느새 다정하게 맞잡은 둘의 손등 위로 툭 떨어져 내렸다.

"내가 아니라 너."

"어?"

"네가 아프잖아. 그래서 병가냈지."

ㅇㅇ의 말에 성운은 한동안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아픈데 내가 어딜 가. 그를 다시 눕히고선 수건을 이마 위로 얹어주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아마 잠결에 느꼈던 차가움이 이거였나. 성운의 눈동자가 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수시로 제 얼굴과 목을 닦아주는 그녀의 손이, 아프지 않냐 물어오는 말투가, 피하려고 해도 자꾸만 닿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부담스러워서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데. 지금이라도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럼 없이 제게 다가오는 그녀를 피하려고 했는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다줄까?"

그러기엔 제가 아직 몸이 아팠다. 지끈거리는 두통에 비해서 그녀를 신경쓰는 게 더 힘든 일이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피하고 싶은데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상하기만 한 제 감정의 소용돌이에 성운은 질끈 눈을 감았다. 여느때나 다름없이 다정한 ㅇㅇ였다. 하루의 곱절은 사랑한다는 말을 해왔고 제게 성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 성운이라는 이름 내가 회사 사람들한테 남자친구라고 둘러대다가 생각난 이름이었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제 주인이자 동거인인 ㅇㅇ였다.

"어디 가?"

수줍음이 많다고 하더니 정작 필요할 때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발을 내딛는 그녀의 행동이 버겁다고 하면서. 그가 지금처럼 피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 자신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성운은 끝내 제가 지금 몸살에 걸려서 다행이라는 답도 없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순식간에 얼굴 위로 피어난 열기를 탓할 이유가 없어지니까.

"너 아이스크림 사다줄려고. 왜 또 먹고 싶은 거 있어?"

"나 먹고 싶은 거 없어."

아이스크림 안 먹고 싶어. 그답지 않은 투정이었다. 잔뜩 새어버린 목소리로 ㅇㅇ의 손목을 그러쥐었다. 언제는 아플 때 아이스크림 먹으면 다 나을 것 같다고 그러더니. ㅇㅇ는 갑작스레 저를 끌어 앉히는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마주했다. 뭐라도 먹어야 약을 먹지. 죽이라도 해줄까? 그녀가 다시 몸을 일으킬 것처럼 행동을 취하자 그보다 더 빨리 성운이 그녀를 잡았고. 잡은 손을 제 쪽으로 당기는 그의 손짓에 반쯤 그녀의 몸이 침대로 기울었을 때 한참은 더 낮아진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나직이 울렸다. 나 괜찮아, 안 아파. 가볍게 맞닿은 콧잔등이 간지러웠다.…어?

[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

"그러니까…가지 마."

되도 않는 말을 꺼내는 성운의 목이 잠겨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뭐라 대답해야 하는 ㅇㅇ, 자신의 목소리도 잠겼다. 이게 뭐라고. 정말이지. 제 얼굴도 미처 보지 못하는 성운의 귓가가, 그걸 가만히 듣고 있는 그녀의 두 볼이 어제 먹었던 사과의 색을 똑 닮아 있었더랬다.

ㅇㅇ는 요즘 매일 울 듯한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루는 성운이 너무 잘생겨서 울었고 또 하루는 성운이 너무 예뻐서 울었다. 워낙에 성운이 성별을 막논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건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지만 아플 때마저 이놈의 흑심을 주체할 수 없는 자신이 미웠다. 이 정도면 중증이야, 중증. 알긴 아냐고.

"저 검사님. 이번 공소장 다시 작성해주셔야 하는데…검사님?"

"흐어엉. 하성운, 하성운!!"

그녀의 손에 무참히 잡혀진 머리카락들이 애처로웠다. 도대체가 토끼 주제에 뭐가 저렇게 잘난 건데. 저를 보는 계장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앓는 소리만 내는 ㅇㅇ는 지난 밤을 곱씹었다. 책상 위로 끝도 없이 쌓인 일들이 산더미인데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성운의 얼굴 뿐이니. 이건 무슨 제가 마치 본능적인 동물이라도 된 것 같았다. 아니지. 내가 키운 토끼한테 푹 빠져서 허우적 대는 꼴이니까 이건 이 나름대로 덕질을 하는 심정이었다. 토끼 덕질이라니. 참 색다르기도 하지. 한숨을 쉬다가 웃다가 또 울기를 반복한 ㅇㅇ의 머릿속은 한참 감기에 걸려 나른한 목소리로 뇌까리던 성운의 목소리만으로 꽉 차 있었더랬다.

'저, 성운아 자…자니?'

한 번 그의 눈 앞으로 슬쩍 손을 흔든 그녀는 금방 몸을 일으켰다. 분명 성운이 가지말라며 자신을 붙잡았고 옆에서 그의 병간호를 하던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제 옆에 누워있는 성운과 꽤나 편한 자세로 그가 해준 팔베개를 베고 있는 자신이었다. 뭐 그와 함께 자는 일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지만 아픈 사람을 두고 잠을 자다니 이게 뭔 짓이래. 혹시나 더 감기에 걸릴까 성운의 몸 위로 이불을 빈틈없이 덮어주고는 침대 밑으로 발을 딛자 그녀의 어깨 위로 묵직한 무게가 실려졌다.

'왜 또. 어디 가.'

'어?'

나쁜 짓을 하다가 걸린 것 같았다. 그 때의 기분이 딱 그랬다. 심장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쳤다가 다시금 위로 튕기는 것이 위아래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심장이 좌심방 부근에서 세차게 뛰어댔다. 왜냐면 지금 자신의 목 근처를 간지럽히고 있는 게 성운의 숨결이라는 걸 알았고. 그보다 더 제 쪽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그의 행동 때문에 그녀는 꼼짝없이 그에게 안겨 있어야 했다.

'왜 벌써 일어났어. 좀 더 자지.'

'언젠 내가 깨워도 세상 모르고 자더니 너야말로 왜 벌써 일어났어.'

나 아직 졸려. 그 말을 끝으로 그녀의 몸이 기우뚱 기울었다. 어? 잠, 잠깐만. 그가 졸린 것과 자신이 누워야 하는 게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 뜻을 알아내려고 해도 도무지 모르겠다. ㅇㅇ를 한 품에 안고선 다시 잠에 빠져든 성운의 고른 숨이 머리 위로 느껴졌다. 도망가려고 그러지 마. 나 잠귀 밝아.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하면 그새를 알아채서 더 꽉 그녀를 안는 것이. 그러니까. 아픈 김에 나오는 투정일 것이다. 그게 아니면 도통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그가 제게 이럴 이유가 없었다.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또 잠을 못 자게 될까 느닷없는 낮잠을 자게 된 ㅇㅇ는 한동안 두 눈만을 똘망똘망 하게 뜬 채 그의 품 속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이미 다시 자기엔 글렀다는 걸 뻔히 자각했으면서도 ㅇㅇ의 입에선 양을 세는 소리만 나오고 있었다. 바로 귓가에서 들리는 성운의 심장 소리와 조금만 고개를 들면 보이는 그의 얼굴로 인해 그녀는 후끈하게 달아오른 제 두 볼만 감싸고 있었다. 속에서 아우성 쳐대는 제 심장 박동을 그가 느끼지 못했으면. 벌써 스무 번째의 양이 오가고 있는 평일의 평온한. 아니, 성운에게만 평온하고 편안했던 낮이었을 것이다. 정작 그녀는 그 이후로도 한참을 자지 못했으니. 꼭, 그녀를 옆에 재우는 날이면 뜬 눈으로 밤을 새워버린 성운처럼.

"연애 전선에 문제라도 생기셨나 봐요."

"어?"

"하루종일 일에 집중 못하고 계시잖아요. 계속 하성운, 하성운 하면서 남자친구 이름 부르시는 거 보면."

왜요, 요즘 남자친구가 서운하게 해요? ㅇㅇ가 검사로 처음 초임을 했을 때부터 계장으로 함께 했던 지훈이 샐쭉 웃어 보였다. 아니 서운하게 한다기 보단. 점심시간 동안 밥도 거른채 커피만 줄기차게 먹고 있던 ㅇㅇ의 입에 자연스레 샌드위치를 물려주는 지훈의 손짓이 익숙했다. 그럼 뭔데요? 말해봐요. 남자의 마음은 남자가 제일 잘 알지. 샌드위치를 한 입 먹을 때마다 커피 대신 사온 차를 그녀의 손에 들려준 지훈은 마치 오빠 같았다. 분명 나이는 저보다 어릴텐데 아빠처럼 챙겨오는 행동이 반은 성운을 닮았고 남은 반은 아빠 같은게 오빠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 느낌.

"마음을 모르겠어."

"마음?"

"난 성운이가 좋거든. 성운이도 나한테 하는 짓 보면 날 싫어하는 것 같진 않은데."

우물우물. 겨우 샌드위치 하나를 입에 넣고선 말하는 ㅇㅇ의 입이 바빴다. 그렇다고 좋아한다고 하기엔 좀 애매하고. 직장에서 사적인 얘기를 꺼내는 건 질색이라고 하던 그녀가 연애 상담을 하다니. 지훈은 다 큰 딸을 보는 기분으로 한참을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꼭 나만 좋아하는 거 같아. 매일 좋아한다고 말을 하는 것도 나고 그걸 어떻게든 어물쩡 넘어가는 건 하성운인 걸 보면. 분명 나만 좋아하는 건데. 근데 또 저번주를 생각하면…. 말을 미처 잇지 못하고선 그녀의 머리카락이 또 산발이 되어 있었다.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어.

"그런 걸 단번에 해결해주는 게 딱 있기는 하죠."

"…뭔데?"

"질투 작전."

"질투…작전?"

"걱정 말고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지훈이 신나 보이는 건 자신의 착각인가. 듬직하게 제 가슴팍을 친 그는 퍽이나 확신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뭐가 뭔지 모를때는 한 번 본능에 던져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에요. 충분히 본능에 맡기고 살다가 된통 당한 것 같은데. ㅇㅇ는 차마 불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했다. 자신의 고민을 들어준다고 왔다가 척척박사라도 된 것마냥 해결을 해주겠다고 뾰로롱 나타난 지훈은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글생글 웃고만 있었다. 내가 괜히 고민을 말했나. 미심쩍은 얼굴로 눈을 길게 뜬 ㅇㅇ의 한숨만이 공중을 떠다녔다.

따지고 보면 지훈의 말을 신뢰하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하성운이 질투라니. 전에 자신이 대학교 동문회에 나간다고 했을 때 대뜸 질투가 난다고 했던 건 기억이 난다지만. 그 때 뿐이었다. 그 때 이후로 제가 다른 사람이랑 통화를 하든, 남자를 만난다고 하든 한결같이 무표정인 그가 질투라는 걸 할 리가 있나. 솔직히 그에게 안달나 있는 건 그녀, 자신이었고 성운에겐 언제나 제가 을의 입장인데.

[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

"…뭐야?"

근데 그러한 그의 미간이 곱게 찡그려졌다. 질투 작전을 도와주겠다고 지훈이 제 집에 온 것까지는 좋았다. 새로이 계획이라도 한 번 만들어보자는 뜻인줄 알았으니. 하지만 성운이 다니엘을 만나고 들어오기가 무섭게 그녀의 어깨 위로 팔을 올린 지훈의 손에 되려 그녀가 놀란 얼굴을 했다. 너 뭐하는 거야? 성운의 눈치를 보며 ㅇㅇ가 어쩔 줄 몰라하자 그녀의 어깨를 더 단단히 껴안고선 제 쪽으로 당기는 지훈은 아주 불나방 같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나방. 안쓰러운 불나방.

[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

"이거 봐요! 제 말이 맞았죠?"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건 여전하구나. 성운의 얼굴은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표정을 했다. 좋아도, 슬퍼도, 화나도 항상 거의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게 그랬다. 그런 성운이 세모난 눈을 하고선 저와 지훈을 쏘아보고 있다는 게 영 좋은 뜻은 아닌데. 엎친데 덥친격으로 그녀의 귓가로 작게 속삭이는 지훈의 행동 덕에 성운의 주먹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저게 질투하는 거야? 화, 화난 거 같은데?

"검사님.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랍니다."

사건 조사할 때나 저런 의지를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ㅇㅇ는 정작 당사자임에도 지훈을 보며 고개를 젓는 게 전부였다. 문득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지금, 성운이 당장이라도 앞 뒤 안 재고 저 둘 사이를 갈라버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건 아마도 까마득히 모르는 듯했다. 성운은 습관적으로 여러번 발을 굴렀다. 위기를 느낀 토끼가 본능적으로 하는 스텀핑이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하성운, 그에겐 위기였다. 그것도 꽤나 크나큰 위기.

What Does The Fox Say?

외전 2, fin

[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

모두들 안녕하세요, 라이터입니다!

성운이 외전을 쓰면서 생각하는 게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단편으로라도 성운이 글도 쓰고 싶어진다는 거예요ㅠㅠㅠㅠ

하고 싶은 것도 벌려놓은 것도 많은데 어느 세월에 다하지...? 솔직히 애들 활동 기한을 중점으로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나 쓰고 싶은 글이 많아서리ㅠㅠ후규규ㅠㅠㅠㅠ

제가 얼마나 욕심이 많은지를 보실려면 우리 독자님들이 한 번 제 임시저장함을 봐야해요...하하핳하ㅏ

~~다니엘 단편 2개, 성우 단편 2개, 우진이 단편 1, 재환이 장편 1개, 단편 1개, 성운이 외전, 민현이 단편 1개~~

대충 요약한 것만 이 정도인데 문제는 3분의 2를 써놓고 벌려놓은 일 수습하느라 마무리를 못 짓고 있는게 함정입니다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요????????? 흑...

성운이는 다니엘과 다른 성격으로 폭스글에선 다니엘이 여주한테 들이대는 거였다면 이번엔 여주가 좀 더 들이대는? 그런 느낌으로 완전 성격을 반대로 써보고 싶었는데 쓰다보니까 정작 쓰는 제가 토끼 성우니를 키우고 싶은 거....이거 당연한거죠....? 그쵸?

귀염뽀짝 계장 지훈이가 부디 큐피트가 되었으면 좋겠네욯ㅎㅎㅎ

[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2 | 인스티즈

★그럼 댓글로 계속 보아용 안녕★

현재 암호닉은 받지 않습니다

♥♥

[레피], [참새랑], [감], [본싱어], [댕구르르], [폭스], [강캉캉], [강낭], [뷔밀병기], [222], [오호라], [루지], [버들], [오월], [달다리], [17], [마요], [밍찌], [사용불가], [킹갓], [메이], [후렌치후라이], [방귀대왕뿡뿡이], [어이엄슴], [페브리즈], [민트향], [₩침수₩], [뿜뿜이], [옹뀨], [동동], [미녀], [모찌], [37], [폴리], [마이옹], [알파고놉], [강심장], [달빛소리], [lia], [내독자], [정수기], [강낭콩], [이화], [폴리], [요정], [옹스더], [퓨어], [몽몽이], [엿기], [@불가사리], [센터], [거울기], [롱롱], [뀰], [아이사1210], [담소], [달린], [즈쿠], [포도], [주인], [호랑], [소듕한피치], [찻잔], [너의 봄], [박참새짹], [치그], [달린], [호두찌], [타오름달], [해야], [페이버], [감자물만두], [머스크], [비빙], [댕ㅇ댕], [곰도리도리], [블루22], [밤하늘], [빠빠룽], [어9어9], [베리], [하곧현], [나B], [현수], [눙누], [러브링], [심야의자전거],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