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그는 다음주에 미국으로 떠난다고 했다. 3주에서 한달?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있던 적이 있었던가..
며칠만 보고나면 한달은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계속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그는 어른이니까, 내가 투정을 부린다면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을 할까 싶어 바로 웃어보인다.
같이 소파에 앉아서 익숙한듯 그의 다리 위로 다리를 올려놓고선 tv를 보고있는데 그가 말한다.
"내일은 그럼 공강인 거야?"
"네. 공강이니까 오늘은 자연스레 외박하려구요!"
"외박? 난 우리 동거하는 줄 알았는데."
"하핫.. 내가 너무 자주잤죠? 미안해용."
"뭐가 미안해용? 나는 너무 좋기만한데."
"그래요오?"
그를 놀리고싶어서 또 자연스레 손을 뻗어 허벅지 위로 올려두면 그는 tv에 시선을 고정을 해놓고선 손을 뻗어 내 손을 잡는다.
아, 왜애- 내 말에 그는 그제서야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오늘 자제하자고 했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누구였더라??"
"열심히 자제중인데 이럴 때마다 먼저 무너뜨리게 만드네."
"아저씨 이런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자꾸 건드리게 돼요. 나 어떡하지.."
"변태야?"
"나 변태인데."
"솔직히 맞는 소리긴 해. 너만한 변태를 내 생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좋잖아요 그래서?"
"좋긴한데 가끔은 나도 힘들어."
"에!? 진짜?"
"영화나 보시죠?"
그가 웃으며 내 볼을 잡은채 tv에 시선을 두게 만들었고, 나는 치.. 입술을 쭉 내민채 tv를 보다말고 또 손을 뻗어 아저씨의 손을 덥썩 잡았다.
이번엔 장난 한 번 치지않고 그냥 손만 잡고있으면, 그가 심심한지 나 대신에 손을 뻗어 내 머리를 헝클어준다.
tv속에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 연인에 방긋 웃으며 급히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저씨 저랑 오늘 술한잔 할래요?"
"그럴까? 그럼.. 내가 편의점 갔다올게."
"또 담배피고 들어오려구? 됐거든요! 오늘은.. 밖에서 먹어요."
"밖에? 한강?"
"아니요. 술집이요."
"술집???"
"네!"
그와 술집 한 번을 못 가봤던지라 꼭 가보고싶었는데.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라고 했던 그는 웃고있는 내게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그래요. 그럼."
"콜!! 가자!"
"지금?"
"지금! 롸잇나우!".
"저 장면보고 또 삘 꽂혔구만."
"딩동댕!"
"그대신 가서 무리해서 마시면 안 돼요."
"당연하죠."
"당연하다 하고서 취한 것만 제가 몇번 본줄 아세요?"
"가요! 가!"
"옷 좀 갈아입고 갑시다."
그와 술집에 왔는데 사람은 꽤 있었고, 생각보다 그렇게 시끄럽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오늘 나와 같이 있느라 담배 한 번을 피지 않았고, 나는 나름 배려해준다고 그에게 말한다.
"담배 하나 피고와요. 기다릴게."
"응? 아니야, 괜찮아."
"아니야! 오늘 아저씨 하나도 안 폈잖아. 피고 와요! 나 진짜 괜찮으니까..
피고 오라고 할때 가지??"
"아, 그럼.. 그럴까?"
"갔다와요."
"그럼 갔다올게?"
그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보고 있었을까.. 1학년중에 애교가 꽤 많기로 유명한 남자애가 내게 카톡을 보낸다.
[석류누나! 혹시 유체역학 교재 있습니까 ㅎㅎ!?!?(이모티콘)]
- 응! 있지! 줄까?
[아 그래주심 너무 고맙죠 >< ㅎㅎ! 내일 주실 수 있나요 ㅠㅠㅠ]
- 내일? 너 자취한다고 했었나?ㅋㅋㅋ
[네 ㅎㅎㅎ 학교 밑에서욧! 제가 누나 있는 쪽으로 갈게요 ㅠㅠ 죄송해서..]
- 아냐 나도 가는김에 강의실에 들러야지! 내가 갈게 ㅎ_ㅎ
[아아아 고맙습니다 (이모티콘) ㅎㅎ 누나 짱!!!!! 제가 밥 살게요!!!]
- 5000원 이하 안 받는다 재열아~~
[ㅎㅎㅎㅎ고기 사드릴까요??? 앟ㅎㅎㅎㅎ]
- ㅋㅋ그래 나중엥 ㅎㅎㅎㅎㅎㅎㅎ
[사랑함니다!!! 선배님!!!]
- 그랭~
카톡을 하고 있었을까, 그가 더운지 겉옷을 벗어 팔에 걸친채 들어왔고 웃으며 그를 올려다보자 그도 날 따라 웃는다.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선 그를 한참 바라보는데.. 지잉- 진동 소리에 그도 , 나도 같이 내 핸드폰을 본다.
미친듯이 도배 되어있는 하트.. 이건 분명 재열이에게서 온 거였고
역시 애교가 많다고 생각을 한 뒤에야 머쓱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니, 그가 내 핸드폰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누구?"
"아.. 음.. 1학년 후배!?"
"뭔 하트를 그렇게 보내??"
"아.. 교재 필요하다길래.. 준다니까 고맙다구요!"
"남자..?"
"남자.."
"읽어봐도 돼요?"
"응! 읽어봐요."
뭔 깡으로 자신있게 핸드폰을 다 건내주었대.. 그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 화면을 한참 보기에 조금은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기는 한데.. 좀 그렇네. 이 상황에서 피해 나가고싶다.
그의 표정은 평소와 같이 한결같았다. 잘 피해간 건가 싶다가도 먼저 저 아이의 특성을 말해야겠다 싶어서 입을 열었을까.
"친한 후배야?"
"아.. 음.. 예전에 엠티 갔다가 술 마시다 친해졌던 앤데.."
"너무 과한데.. 대화 내용이. 밥도 둘이 먹으려구요?"
너무 친절하게 물어봐서 어떻게 반박을 해야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할말은 많은데 그의 얼굴을 보니 말이 다 나오려다가도 쑥 들어간달까.
"아뇨.. 안 먹죠! 그 친구는 제가 아저씨 만나고 있는 것도 몰라요. 애인 있는줄도 몰라서..
나중에! 먼 나중에 사달라 해야죠 뭐.. 하하."
"나는 먼 나중이라도 안 먹었음 좋겠는데."
"…그냥 한 소리예요. 절대 안 먹죠.."
"사랑한다는 말에도.."
"네?"
"아니다.."
그가 조금은 화가난 것 같았다. 입장을 바꿔 생각을 해보니 나같아도 기분이 더러울 것 같아서 바로 난 수긍을 한다.
"미안해요.. 애가 워낙 애교가 많고 원래 저런 애라서.. 나도 모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답장을 편하게 해버렸어요.
내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요 정말.."
"아니야. 미안해 할 거 없어. 네가 일부러 그랬을 거라 생각은 절대 안 했으니까."
"……."
"뭐 시켰어요?"
"처음처럼..!"
"오늘은 소주가 땡기나봐?"
"네에.."
괜히 뻘쭘해서 주눅이 든채 있으면 그는 내가 불편해할까 아무 일도 없듯이 대해준다.
나같으면 화내고 혼자 쌩쇼를 다 했을텐데.. 왜 아저씨는 꾹 참는 거예요? 아니면 참는 게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은 거예요?
"아, 오늘은 많이 쓴데?"
"아저씨 술 못마시는 건 제가 다 알고있거든요?"
"……."
"아저씨는 젊었을 때 많은 여자들 울렸을 것 같이 생겼어요."
"나 네 나이때는 못생겼었는데?"
"무슨 소리래.. 예전에 아저씨 앨범에서 본 25살의 김재욱은 절대 안 못생겼었는데!"
"인기 없었어 나."
"원래 인기 많은 사람들은 겸손해서 절대 인정 안 한다니까?"
"나 인기 많았어."
"아쒸.."
"……."
그와 같이 술을 한병씩 마셨을까.. 그는 벌써 정신이 없는지 술을 꺾어 마시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그가 귀엽다며 사진을 찍는다.
찍지 말라며 손으로 가리는 그의 손을 꽉 잡아 깨무는 시늉을 하면 그가 베시시 웃는다.
우리는 술 조금이라도 깰겸 천천히 마시며 지루하면서도 긴 얘기를 시작한다.
"근데 아저씨는 부모님께서.. 저 만난다고 얘기 했어요?"
"부모님..? 아니 아직 말 안했지."
"아아.."
"우리쪽은 당연히 좋은 반응 나올 거고.. 석류 네가 제일 걱정이지.. 어린 딸이 다 늙어빠진 사람이랑 만나다니..
내 딸이라면 당장 헤어지라고 했을 거야."
"진짜요? 왜요? 서로 사랑한다는데 뭐가 문제야?"
"그냥.. 부모 마음이란 게 있잖아. 충분히 더 젊고, 앞날 창창한 사람 두고 왜 하필 서른일곱일까.."
"치.. 아저씨도 앞날 창창하잖아요. 돈도 많으면서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자신을 내리깎아?"
"돈이 많다고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잖아. 너는 돈으로 절대 못 사. 내 전재산을 너한테 바쳐도.. 모자를 것 같은데?"
"아저씨 말 참 이쁘게 하시네.. 이러니 내가 좋아하지!! 얼굴도 잘생겨! 입담도 좋아! 여자 여럿 울린 거 맞네에."
"아, 뽀뽀하고싶다."
"아, 나도 뽀뽀하고싶다아."
"참아야겠지?"
"안 참아도 되는데."
"그 섹시한 입술 좀 집어넣어봐."
"으이구 아저씨..!"
그가 장난이라며 소리내어 웃었고, 나도 따라 웃었다. 아저씨랑 얘기하면 별거 아닌데도 자꾸 웃기다니까..
갑자기 그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는 예쁜 여자에 놀라 그 여자를 올려다보니.. 그 여자가 웃으며 말한다.
"너 김재욱 맞지?"
"…아, 은혜야."
"너 왜 여기있어? 여기 살아??"
"응. 이사 온지 꽤 됐는데 오랜만이네."
"…누구야?"
"애인."
"너 능력 좋다? 완전 어려보이는데?"
"참나.."
"더 잘생겨졌네. 아쉽게 왜 이렇게 잘생겨진 거야?"
"……."
"담배 필래?"
"아니. 담배를 안 펴서."
나를 한 번 바라보는 걸 보니.. 내가 피지 않아서 안 간다는 뜻인 게 분명했고 저 예쁜 여자는..
아저씨의 전 애인이 맞았다. 그전에 한 번 갤러리 구경해보다가 같이 웃으며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사진을 그때 바로 지웠었지만..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여자가 많이 반가워하는듯 했고, 그의 반응을 꽤 싱거웠다.. 그래서 조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기분이 참 뭐 같은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가 내 술잔을 비워주려 술병을 들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채 울먹였다.
나 왜 이렇게 또 어리게 행동하니.
"…석류야?"
"…저 화장실 좀요!"
"아, 그럴래?"
급히 화장실로 들어와 심호흡을 했다. 술을 마셔서 그런지 너무 화가 나서 얼굴이 다 빨개졌다.
아저씨도 이해 많이 해주니까.. 나도 그래야겠단 생각에 참아보려고 해도.. 대놓고 나를 깔보는듯한 얼굴을 한 그 은혜라는 여자의 얼굴이
자꾸만 생생하게 떠올라서 화가 또 치밀어 올랐다. 나 어려보여서 더 깔보는 것 같은 그 표정.. 기분이 너무 더럽다.
겨우 진정시키고 화장실에서 나오자.. 그는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고.. 은혜라는 여자가 나를 힐끔 보더니 흡연실로 향해 뛰어 들어간다.
"뭐야 진짜.."
의자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는데 이런 내가 너무 바보같아서 주먹을 꽉 쥐었다.
대놓고 무시를 당하는 이 느낌은 참.. 말로 설명을 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너무너무 더러워서 욕이 다 나올 것만 같았다.
그가 흡연실에서 나오기에 나도 모르게 화가나서 술집에서 그냥 나와버렸다.
그가 놀란 눈을 한채 따라나와 내 손목을 잡았다.
"어디 가려고?"
"기분 나빠서 집 가려구요."
"기분이 나빠?"
"……."
"뭐 때문에 그래? 응? 말해주면 안 될까?"
"……."
"아까 은혜.. 아니, 쟤 때문에 그런 거야?"
"은혜요? 그래요 저 여자 때문에요! 이제와서 또 아저씨가 좋대요? 왜 저 깔보듯이 쳐다보고 가요?
기분나쁘게 왜!? 어리다는 이유로 만만하게 보였대요? 그리고! 아저씨가 잘생겨졌음 어쩔 거래요?"
"……"
"진짜 어이가 없어서.. 흡연실엔 왜 또 따라가? 왜요? 가서 뭐라그러대요? 다시 만나재요?
저런 어린 여자애랑 만날바엔 자기랑 다시 만나자고 꼬셔요? 예??"
"……."
"왜 웃어요..?!"
"아니.. 네가 나랑 얘기 할 때마다 웃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에?"
"너무 귀여워서 미치겠는데?"
"…뭐요! 저 화났어요!!!!!"
"쟤 다음주에 결혼 한다더라, 석류 너랑 같이 결혼식 오라고 얼마나 들볶던지..
네가 너무 귀엽고 예쁘게 생겼다고 부럽다고 자꾸 이상한 소리 하던데."
"…네?"
"자꾸 네 칭찬만 하는데.. 내 칭찬은 없어서 서운하더라. 그만큼 네 칭찬을 그렇게 하더라니까?"
"……."
"아직도 화났어??"
"…화 안 났어요."
"화 난 것 같은데..아, 화난 게 아니라 삐진 건가?"
"……."
"아 큰일났는데."
"…왜요."
"집 가야겠다. 그치?"
"…됐거든요."
"아, 집은 싫다? 그럼 어디가 좋아? 차? 차로 갈까?"
"아 진짜아아!!"
"……."
그와 같은 침대에 누웠다. 그의 품에 안겨서 한참 숨만 고르는데 그의 맨살에서 특유의 좋은 냄새가 나기에 킁킁- 하면 그가 간지럽다며 웃는다.
"그래서 그 아줌마 결혼식 갈 거예요?"
"네가 싫으면 안 가지."
"…치."
"미국 가기 전에 그런 곳에 갈바엔.. 그 하루를 다 너한테 쓸래. 그게 나을 것 같아."
"진짜요?"
"금세 또 풀렸어?"
"……."
"으이구.. 우쭈쭈."
"하지 마요."
아무 말도 못하게 그의 입에 입을 맞추자 그가 어이가 없는듯 웃으며 이불을 확 내리려고 했고
나는 아무래도 창피해서 급히 내려가는 이불을 잡아 올렸다.
그는 내 모습이 웃긴지 푸하하- 소리내어 웃었고, 나는 이불을 꽉 잡은채 그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쿵! 때리며 말했다.
"……."
"아, 진짜! 왜 그렇게 웃어요!?"
"웃기잖아. 불만 키면 민망해가지고.. 으유.."
"민망한 걸 민망하다 하지, 그럼 어떡해요!"
"너무 부끄럼을 많이 타셔서.. 제가 집 안에 커튼이란, 커튼들을 다 암흑커튼으로 바꿨어요. 예?"
"그래서 뭐요오.."
"이불 내린다?"
"아, 알았어요! 진짜 사람이 너무하네!! 아, 내리면 진짜! 진짜! 아저씨 진짜!"
"진짜 뭐."
"진짜 헤어질 거예요!"
"씁.. 내가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지."
자꾸만 이불을 끌어 내리려고 하기에 그의 목에 얼굴을 묻고 깨무니, 그가 간지러운지 또 웃는다.
"아, 알았어 안 할게! 항복."
"…진짜죠?"
"진짜지."
진짜지.. 하며 또 이불을 확 내리기에 꺄- 소리를 지르며 그의 품에 안겨서 얼굴을 가리면 민망한 소리를 한다.
"안 내렸어 바보야."
"아 진짜 죽어요 아저씨."
주먹으로 또 쿵! 하고 가슴팍을 때리자 그가 말한다.
"와 진짜 아파.."
"아프라고 때린 거예요. 얄미워 죽겠어! 어떻게 날이 갈 수록 얄미워져?"
"알겠어. 그만 짜증내. 진짜 귀여워 죽겠으니까."
"…치."
"아, 나 담배 하나 피고와도 돼?"
"펴요! 이렇게만 펴요. 하루에 세 번! 오케이?"
"네 번 안 되나??"
"네 번 안 돼요."
"오늘만 네 번?"
"안 돼."
"네에."
그가 침대에서 내려가 바닥에 널브러진 편한 바지를 입기에 빤히 바라보자, 그가 변태인가? 하며 등을 돌려 윗옷도 입는다.
빨리 나가요! 나도 옷이나 갈아입게.. 내 말에 그는 또 푸흡- 소리내어 웃으며 담배 한 개비를 챙겨 방에서 나간다.
그 틈에 급히 바닥에 내던져 놓았던 옷들을 챙겨 입고선 침대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고 간 담배곽을 확인한다.
아직 두개나 남았네? 나 잘때 나가서 필텐데.. 그냥 숨겨버려야겠다.
급히 베게 밑으로 담배곽을 넣어두고선 그를 기다리는데.. 담배를 다 핀 그가 방에 들어와 나를 보며 말한다.
"옷 입는 건 엄청 빠르다니까 진짜."
"당연하죠!"
"으유.. 담배 숨겼지."
"아니?"
"숨겼는데 뭐."
"아닌데."
"어디에 숨겼어?"
"아니라니깐요?"
아니라며 손을 마구 흔들자, 그가 서랍도, 화장실도.. 그리고 내게로 다가와 내 바지 주머니도 뒤지고.. 이불 안에도 뒤진다.
웃음을 꾹 참고 그를 바라보니, 그가 갑자기 침대 위로 올라와 누워있는 내 밑으로 와서는 내 윗옷을 들춰 옷 안을 확인한다.
이게 너무 웃겨서 결국 참던 웃음이 터져버린다.
"아 없어어! 없다니까아..."
"진짜 어디에 숨겼어? 설마.."
설마.. 하고 내 바지를 보기에 급히 가리며 말했다.
"미쳤다고 팬티에 넣겠어요??"
"그럼?"
"안 알려줄래."
"……."
"삐졌다."
"안 삐졌거든요."
"…삐졌는데?"
"제가 담배 하나 가지고 삐지는 사람으로 보여요?"
"네."
"조금 삐지긴 했는데."
귀여워 죽겠어 우리 아저씨. 그리고 아저씨는...
"잘자."
"…잠이 안 와요."
"잠이 왜 안 올까."
잘 때마다 내 등을 토닥여주는 아저씨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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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잘자요!_! 저도 잘 자려ㅜ구요 헤헤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