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이렇게 슬픈거구나

그러니까, 나하고 언니는 채팅으로 만났어. 

내가 연예인, 언니는 일반인. 이렇게 역활극 톡 이라고 해야하나. 

그러다 자연스레 감정이 생기고 연애라는 걸 했어. 

웃기지. 그저 역활톡일 뿐인데. 진짜 연애하는 것처럼. 

사랑한다고 말하고 커플앱도 사용했어. 

 

그 언니는 내가 가면쓴 연예인을 좋아했고. 

언니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가면을 쓴 나는.. 언니를 좋아했어. 

 

그러다 자연스레 이야기가 나왔어. 

진짜를 알려달라고. 나의 진짜를 알고싶다고. 

겁이 났어. 언니거 원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 연예인일텐데. 

계속 그 상황을 해야지 언니가 날 좋아해줄텐데. 

 

그래도 언니는 내 진짜를 알고싶다고 했고 내 진짜가 좋다고 했어. 

그래서 난 밝혔어. 그러면 안되는데. 바보같이. 

 

내가 여자라는 점, 진짜 나이, 사는 지역 등등.. 내 나이를 듣고 자기보다 어리니까 나를 아가라고 불러줬고. 

사랑한다고 해줬어. 나도 진짜 사랑했어. 채팅으로 만난거지만 진짜 사랑했거든.  

 

그런데 무섭고 불안했어. 언니가 원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 연예인인데.. 이렇게 말하자 언니가 답해줬어. 내가 원하는 건 나라고. 

내 자체가 좋다고. 그 말을 듣고 꿈만 같았고.  

우리는 진짜 채팅, 진짜 연애를 했어.  

 

내가 사랑한다고 하니까 자기도 사랑한다고 해주고. 내가 더 사랑한다고 하니까 자기가 더 사랑한다고 하고. 싫다고 내 사랑이 더 크다고 하니까 자기도 싫다고 자기 사랑이 더 크다고 이야기해줬어. 결국엔 똑같이 사랑하기로 했지. 얼만큼이냐고 물어보길래, 공기만큼이라고 답했더니 좋다고 해줬어. 그런데 진짜 웃겨. 

 

30분도 안지났는데 미안하다고 톡이 왔어. 자기가 생각을 해봤대. 거기서 느꼈어. 나는 알았다고 괜찮다고. 그랬어. 

차단을 하겠다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탈퇴해달라 그러더라. 

알았다고 했어. 응.. 내가 뭐라 할 자격이 못되니까.. 

 

분명히.. 내 진짜를 알아도 날 버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괜히 말했어. 첫사랑이라 그런지 더 아픈가봐. 새벽이라 그런지 더 슬픈건가.. 너무 횡설수설이다. 그런데.. 이런 곳이라도 이야기하고 싶어서.. 들어줘서 고마워..

[우동1]

난 근데 그런 사람 별로 안 좋아해 어쨌던 누군가에게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씌워서 보는 거잖아 쓰니 입장에서는 속상하고 서운하겠지만 상대방이 잘한 건 없는 듯

[글쓴우동]

그치. 괜히 말 했지.. 그냥 계속 숨길 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