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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239l
이 글은 6년 전 (2017/12/21) 게시물이에요
그 동안 많이 참았던걸까 

술자리가 끝나고 언니와 친한 선배오빠와 셋이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길 

눈을 떠도 감아도 눈물만 하염없이 났다 

하루 종일 30분밖에 잠을 못자 피곤할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는 눈근육은 어째서 피곤하지도 않은지 퉁퉁 부음과 함께 쉼 없이 일했다 

소리내기 싫었다 내가 울고 있음을 알리기 싫었다 

몇번을 참고싶어 애꿎은 울분만 목울대로 삼켰다 

참기 힘든 눈물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왜 하필이면 그 순간에 울었는지 

사실 이미 기숙사방 짐을 싸들고 현관에 우두커니 서 있을 때부터 울고있었지만 

왜 남 앞에서 우는걸 잘 참다가 그 지하철 안에서 미처럼 울었는지 

그러면 안됐었는데 

 

모든 것이 다 죄책감으로 남는다 

이 사랑 하나 지켜보려 발버둥치느라 지나친 인연들 버린 인연들 욕되게 한 인연들 

미안하지만 미안하다 할 수 없었다 

사랑은 이기적이라는 엄마의 말에 깊은 수긍을 하면서도 

사실 그 수긍은 내 행동에 뒤따른 수긍이었다 

미안함 후회함 덤으로 죄책감 그리고 꼬리처럼 물고 늘어지는 뒷감당 

왜 우느냐는 언니와 선배의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수만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나도 정확히 왜 우는지 몰랐으니까 

 

엄마가 알면서도 모르는체 하는게 싫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친한 언니가 부정하려는 게 싫었다 

아빠도 결국 동성애에는 혀를 내두를 게 싫었다 

이 나라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한 게 싫었다 

나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들이 모두 다 힘들었다 

사실 나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그들도 정작 애처로운 그늘 뒤에 숨어있다는 걸 알기에 

그들에게 나의 속사정을 구구절절이 얘기하며 그들의 이해에 덤벼들기 무서웠다 

무작정 해외로 나가야지 이 나라는 었어 하며 자기위안하는 게 벅찼다 

어차피 그 전까지는 이 나라에서 버텨내야만 하기에 

언니가 아닌 그 누굴 만나도 이 나라의 커다란 장벽 아래 무릎꿇게 될 것 같은 나약한 자신에 지레 겁먹고 도망쳤기에 

 

그리고 지금 현재의 나 

모든 무거운 시선을 견디다 못해 터져버린 나 

종강날이 두려운 나 그런데 결국 찾아오고야만 종강 

이제 더 이상 언니를 못본다는 생각에 괴로운 나 

그래서 괴롭지 않으려 언니를 잃어보려 하는 나 

이미 많은 것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한 것을 주기 전에 잃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서 밀어내야 한다 밀어내어 잃어야한다 

어차피 잊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는 것을 

1년동안은 내 모든 걸 지배하고 그 다음해는 내 팔목을 묶고 그 다음해는 내 발목을 잡고 그 다음해는 기숙사 도어락 내 통장 비밀번호 핸드폰 전화번호 뒷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을 이게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가는 과정인걸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두달만 언니를 내 안에서 완전히 잃고 딱 두달이 되었을 때 당신을 친구로 마주보고 싶다 정말 간절히 

내가 언니한테 어떤 말을 할지 주체할 수 없기 전에 

내년 학생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내가 지하철에서 왜 미친듯이 울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핑계를 찾았으면 좋겠다 

이유가 너무 많아, 나도 내가 왜 우는지 몰라서 대답해주지 못한 그 질문에 내 진심 밖으로 벗어난 핑계거리를 하루 빨리 찾게되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몸에 병이들면 죽듯이 마음에도 병이들면 죽는다는 말 

자꾸 되뇌인다.. 되뇌여 

속이 콱 막혔다 

많이 사랑해 

부디 다음생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는 사랑을 

모두가 축복해주길


 
우동1
한줄한줄 전부 공감이 간다. 응원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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