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불만 필요해.” “알겠어. 넘어지지 말고 따라와.” “안 넘어져.” “영화에서 이럴 때 보면 꼭 자빠져서 죽는 XX들이 있잖아. 바로 너 같은.” “내가 본 영화는 너처럼 무모한 인간이 제일 먼저…….” 이수호는 황급히 입을 닫았다. 어둠 속에서 신현제의 눈빛이 분노로 번뜩였다. “네가 싫어하는 게 뭔데!” 신현제가 다급하게 물었다. “너!” 묘하게 치미는 분노에 신현제는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먼저 싫어한다고 얘기하려 했는데 차례를 빼앗긴 것 같아 분하기 짝이 없었다. “왕따 XX야. 나도 너 XX 싫어. 씨.” “나도 너 싫어!” 기세 좋게 수호가 딜을 외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엉겁결에 손을 맞잡고 말았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동시에 손을 놓았다. 신현제가 오만상을 찡그리며 손을 옷에 슥슥 문질렀다. 그 모습을 본 이수호는 불쾌한 감정이 배 아래에서부터 뜨끈하게 올라왔다. 신현제가 짜증 섞인 얼굴로 교복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이수호는 고개를 흔들었다. “말고. 프리패스권.” “뭐라는 거야.” “졸업할 때까지, 나 때리지 마.” “…….” “일부러 공 던져서 맞히지도 말고.” “뭐? 쳇.” ……역시, 이놈은 방심할 수 없다. 신현제는 졸업 전까지 이 녀석을 때리지 않겠다는 계약을 한 자신에게 저주를 퍼붓는 중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놈의 뒤통수를 갈기고 싶었다. 신현제가 의자 밑에 손을 넣어 앞으로 끌었다. 이수호는 다시 자신의 의자를 뒤로 밀었다. “너 뭐하냐.” 역병 환자 피하듯 자신을 피하는 이수호를 보며 신현제가 눈썹을 휘어 올렸다. “내가 뭘.” “지금 내가…….” 신현제가 의자를 앞으로 끌자 이수호가 황급히 의자를 뒤로 다시 뺐다. 신현제는 헛웃음을 삼키며 인상을 썼다. “안 때린다고. 안 때리겠다고 맹세했잖아.” “어, 그래.” “이 XX가 사람 말을 못 믿나. 내가 그렇게 못 미덥냐?” “아니. 믿어, 믿어. 그냥 내가…….” “니가 뭐.” “……싫어서 그래.” “나도 싫거든! 나는 지금 좋아서 이 더러운 교실에서 너랑 단둘이 이러고 있는 줄 아냐!” 얘네 서로를 너무 싫어하는데 재미따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찐사가 된다는게 신기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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