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은 부잣집 아가씨치곤 조용하게 자라지 않았어. 시라부네 가정도 분명 좋지만 점점 기우는 기세를 닝네 회사랑 결혼해서 겨우 살린 거겠지 시라부가 고작 이런 걸로 자존심 상할 사람이 아니야 문제는 닝네 회사가 좀 더 우위에 있자 시라부네 회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거지 시라부 부모님은 회사를 살린 닝네 회사에 그저 감사함을 여기고 계속 그런 요구를 들어줘. 시라분 형 하나 동생 둘이야 모두 남자 형은 기업인이랑 잘 맞아서 형이 후계자인데 왜 둘째인 시라부가 결혼했냐면 시라부 생각으론 그런 더러운 가족이랑 결혼할 사람이 차라리 자기면 좋겠다고 하는 거지 형은 너무 물러서 닝이랑 결혼하면 닝이 하고싶은 대로 다 하게 해줄 거라고. 그래서 나이 먹고 유치하지만 그나마 성격이 제일 더러운 제가 닝과 결혼해 상처를 주기로 했겠지. 밖에서 반지도 같이 맞추고 데이트를 하며 키스도 나누고 결혼식에서도 가장 빛나는 둘이었지만 둘은 철저한 쇼윈도야. 시라부는 회사 소속에 있는 대학병원에 근무해 회식도 가끔 있고. 닝도 계속 일을 하지만 닝은 개인 회사이기에 이해를 못 하는 거지
"왜 늦게 들어와?"
"회식이잖아"
"그렇다고 새벽 3시에 들어오니? "
"회식은 다 그래. 아, 넌 회식 안 해서 모르겠구나?"
명백한 비웃음을 동반한 조롱이었어. 하지만 고작 이런 걸로 우는 건 대기업의 하나뿐인 딸이 아니야. 닝은 시라부를 기다리느라 밤새 못 잤어. 그것도 신혼여행 갔다온 첫날밤에. 걱정해서? 아니 같아서 닝은 갈등에 대해 회피형이지만, 이런 건 바로 볼 장을 봤어. 닝은 시라부에 대해 어떻게 느끼냐고? 미안함이지. 제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부모에게 얽힘 시라부네 부모님께도, 그리고 자신이랑 결혼한 시라부에게도. 그렇지만 돈 많은 기업의 자식들은 다 그러는 거 아니겠어. 사랑하지 않아도 결혼하며 애를 낳고 정으로 살아가는. 그러다 정말 사랑하면 다행이지만, 닝은 자기 분수를 알아. 저 남자가 날 사랑하는 일이라곤 없을 거라고
닝이 기대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니야. 정략결혼이라도 같이 책을 읽고 아쿠아리움에 가고 같이 요리를 해먹는 그런 평범한 부부같은 일상을.
"이게 뭐야"
"아침, 와서 먹던가"
"나 아침 안 먹어. 내 껀 챙기지마."
아침을 차리면 안 먹는다고 하며 나가고,
'언제와?'
'늦어'
저녁을 만들고 기다리면 늦는다는 연락이 다반수. 심지어 늦게 읽고 저녁시간 이후에 보내지. 힘든 나날이었어.
하루는 두 부모님과 세간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달에 두 번 있는 데이트날이었어. 닝은 누드톤의 원피스와 힐을 신었어. 시라부는 깔끔하게 머리를 넘기고 셔츠를 입었고. 오전에 나온 데이트는 저녁까지 먹고 산책로를 걷는 거까지가 두 사람이 합의한 내용이었어 그런데 산책로를 걷다가 닝의 힐이 부러진 거야. 닝은 어떡하나싶었지 옆에 있던 시라부가 자신을 안아올리기 전까지. 근처 벤치까지 가서 앉힌 후 자신의 셔츠를 벗어 닝의 무릎에 덮어줬어 그리고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어딘가로 뛰어갔어. 그리고 들고 온 건 본드였어. 자신의 옆에서 힐을 세세히 본드로 붙이는 시라부를 보면 웃음이 났어 닝의 얼굴이 붉은 건 분명 더운 여름에도 자신의 무릎을 덮은 시라부의 셔츠때문이었을거야 웃음기가 서린 닝의 얼굴을 보며 뭘 잘했다고 웃어라며 투덜대는 시라부때문일지도 몰라. 그날 저녁에 잠자리에 오르며 매일이 오늘같길 바랐는데.
"왜 너랑 결혼해서..."
"나도 너같은 거랑 결혼하기 싫었어. 네 형쪽이 훨씬 행복했을 거야."
"그러시겠지. 나와 달리 형은 고분고분 널 따랐겠지. 우리 부모가 너네 부모에게 하는 것처럼."
아, 실수했다 라는 생각과 고개를 올려 닝을 보니 닝의 얼굴에서 한 번도 보지 못 한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어. 갈등에 있어 회피형인 시라부는 사과대신 집을 나가는 걸 택했어. 왜 이렇게 된 거지. 시라부가 담배를 피며 올려다 본 하늘은 흐렸어. 오늘도 평소와 같이 작은 다툼이었는데. 둘 다 일이 많아 피곤해서 조금 더 예민하게 받아드렸던 거 같아. 그게 시작이었나? 점점 말소리가 높게 나가더니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어.
"모르겠다. 일단 내일 봐야겠다."
두 동생이 자취하는 집에 가서 재워달라 했더니 두 동생은 형수님이랑 싸웠냐고, 그 착한 형수님을, 둘이 시라부를 질책했어. '나참, 누가 가족인 거야.' 비꼬는 어조로 말했지만 두 동생이 말했어.
"무슨 소리야. 둘 다 우리 가족이지."
당연한 걸 지금이 되어서야 깨달았어. 시라부는 내일 닝을 보기로 하고 두 동생의 구박을 받으며 잠을 청했어. 이튿날, 병원에 출근하고 일을 하고 퇴근하는 길에 꽃을 사갔어. 자신이 그동안 너무 심했다고 말하며 사과하면 닝은 금새는 아니지만 풀릴 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들어간 집에는 불도 켜지지 않았고 따스한 온기도 없었어.
보고싶은 거만 일단 썼당... 보고 싶은 거 있음 댓글로 말해... 아니면 같이 쓰자.. 난 아직도 목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