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꿍은 또래 남자애들 같지 않았다.
저급한 농담으로 남을 웃기려 들지도 않았고, 늘상 같이 붙어 다니는 제 친구들처럼 여자한테 추근덕거리지도 않았으며, 예의 없는 것이 멋있는 것이라며 헛‘짓거리 하고 다니지도 않았다.
그 애는 생긴 것과 다르게 행동했다.
멋 부린 머리 스타일과 매서운 생김새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조용했으며, 성별 무관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했다.
강백호 패거리 애들의 소문이 흉흉하다는 것도 알았고, 그중 내 짝꿍의 소문이 무성하다는 것도 알았지만 실제로 본 그 애는 남들이 하는 말과는 달랐다. 살아생전 이렇게 매너 있는 애를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람. 얘가 어떻게 사람을 패서 피떡으로 만들어. 얘가 어떻게 남 머리에 빵꾸를 뚫어. 얘가 어떻게 산 사람을 땅에 묻어.
양호열이 정장 입은 남자들 사이에 둘러 싸여 검은 리무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도 이렇게 생각했다.
”어떡해 잡혀 가나 봐.“
날 만류하는 친구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기어코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를 하고서야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양호열과 파출소에서 얼굴 맞대고 난 후에야 잡혀가긴 개뿔이, 그냥 극진히 모셔 가는 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당탕탕 양호열과 연애하기
*착각하는 강백호 후추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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