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해주길 원해?”
대답을 원하며 질문을 했지만 돌아온건 답이 아닌 또다른 질문이었어. 예상치 못한 질문에 고민하기도 잠시 또 스나에게 휘둘리고 있는 것 같아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스나를 바라보았어.
“응?”
그러자 대답을 재촉하는 스나야. 여우같은 눈을 평소보다 더 샐쭉거리며 가볍게 미소 짓고 있는 스나가 보여. 스나가 다가오고 있어. 그때 느꼈지.
“…거짓말 해줘.”
“그럴 줄 알았어.“
“대답은?”
피식 웃으며 스나가 내 목덜미를 가볍게 끌어당겼어. 입이 맞물리고, 나는 스나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
“좋아하는 아 생깄나.”
배구공을 닦는 손이 잠깐 멈추고 배구공에서 시선이 나로 옮겨져왔어. 괜히 움찔해 어깨를 으쓱거리자 5초정도 나를 빤히 바라보는 키타야. 그 좋아하는 애가 키타라는 건 절대 얘기할 수 없어.결국 대답을 듣는걸 포기하고 창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키타가 말로 나를 붙잡아.
“누군진 몰라도 안변하는 사랑은 없다.”
“아.”
키타라면 있다고 할 줄 알았어. 조금 의외의 대답에 별 다른 말을 하지 못하고 뻘쭘하게 서 있자, 다시 나를 바라보는 키타야.
“근데 그 좋아하는 아가 내라면 말이 달라지고.”
그 말을 듣자마자 도망치듯 창고밖으로 빠져나왔어. 이미 새빨개진 얼굴을 다 들켰겠지만 말이야.
너 다 알고있었구나. 창고 밖으로 나오기 직전 작게 흘리던 키타의 웃음소리가 기억에 남아. 갑작스럽게 마음을 들켜 한동안 제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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