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르게 만나 아쉬운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음. 내가 조금만 더 성숙했을때 너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싶은. 둘 다 연애 몇번 안해본 햇병아리 고등학교 시절에 만나서 대학교 3학년정도까지 연애할 듯. 너무 좋아하는데 서로 표현하는게 서툴고 진심을 내뱉기 어려워 돌려말하고 없는 소리 하느라 헤어졌다 다시 사귀었다가를 반복할 것 같음. 새내기들 후타쿠치 보고 저 선배 누구에요?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 참 괜찮다고 생각해서 들이대는 애들도 많을 것 같음. 근데 5년째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 얘기 듣고 포기했겠지. 물론 후타쿠치가 잘 쳐내기도 하고. 그렇게 어떻게보면 뜨뜻미지근한 연애를 이어가던 와중 설렘은 없어지고 친구같은 연애를 하게되겠지. 근데 닝이 그게 권태기로 다가왔을 것 같음. 그래서 만나도 휴대폰만 하고 이게 연앤가 친구 아닌가? 싶어서 가끔 헌팅포차 같은데에 눈도 돌리고. 켄지는 그걸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을 거다. 하지만 믿고 기다릴 듯. 왜냐면 자기는 아직도 양볼 가득히 음식을 넣어 우물거리는 모습도 멍때릴때 살짝 벌어지는 입도 너무 귀엽고 예쁘니까. 켄지의 이런 사랑에도 불구하고 둘이 헤어지게 된 이유는 역시나 닝의 바람일것 같음. 심한 바람은 아니고 과에 예전부터 괜찮다고 생각한 선배가 있었는데 접점이 없어서 그냥 속으로만 생각하다가 술자리가 겹치게 됐음. 선배가 담배피러 나가자 닝 눈치보면서 따라나가겠지. 그리곤 오랜만에 느끼는 심장떨림을 느끼면서 온갖 끼를 부렸을거임. “선배 추운데 겉옷 벗어드려요?” “너 남친 있다고 그러지 않았나? 이래도 돼?” “남친이요? 헤어졌어요.” 말하고도 자기도 아차 싶었을듯. 내뱉고 난 후 몰려오는 죄책감에 입술을 다물고 주위를 둘러보자 닝이 취했을까봐 걱정돼 데리러 온 후타쿠치가 상처받은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음. 닝 다급해져서 얼굴 새하얗게 질린 상태로 선배고 뭐고 뒤돌아가는 후타쿠치 쫓아감. 걸음은 얼마나 빠른지 종종걸음으로 뛰면서도 한참을 가야 따라잡을 수 있었음. 그렇게 팔을 붙잡으면 휙 내쳐버리는 후타쿠치. 얼굴엔 눈물이 주르륵 범벅이 되어있음. 닝 그 모습 보고 제가 무슨 짓을 했나 싶어 엉엉 울면서 미안하다고 빌기 시작함. 후타쿠치 그런 닝 모습 바라보면서 한참 골똘히 생각을 정리함. “…이젠 진짜 끝이야. 이정도면 오래 만났어, 우리.“ 후타쿠치가 내뱉은 말은 평소 싸우고 헤어질때 했던 비슷한 말들이었음. 그래서 닝은 빌면서도 후타쿠치와의 진짜 이별이 코앞에 다가왔다는걸 미처 깨닫지 못하고 가버리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엉엉 울면서 내일 얘기해봐야겠다 싶어 집으로 터덜터덜 들어옴. 그렇게 아침이 되자마자 전화, 라인, 문자 다 보내보는데 연락이 닿지를 않아.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왠지 불안해진 닝 손톱을 깨물며 같은 교양 수업 켄지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림. 수업 시작 1분정도 전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후타쿠치가 비어있는 닝 옆자리가 아닌 모브녀 옆자리에 앉아버림. 늘 못이기는 척 제 옆자리에 앉던 후타쿠치가 또 다르게 행동하자 그제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을거다. 그래도 아직은, 아직은… 생각하면서 현실부정하는데 수업이 끝나고 오늘 술자리에 올거냐는 친구의 물음. 당연히 안간다고 대답하려는데 후타쿠치가 옆에서 간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걸 들어버린 닝. 술자리 좋아하지도 않는 애가 왜이러나 싶어서 자기도 간다고 함. 후타쿠치 힐끗 쳐다보더니 한숨 쉬고 나가버림. 닝 조급하게 따라나가는데 유유히 미련없이 떠나는 후타쿠치 보고 술자리에서 기약을 했을거임. 그렇게 온 술자리, 어느정도 술을 마시고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후타쿠치 편의점 좀 다녀오겠다며 친구들한테 얘기하고 자리를 뜸. 닝이 이 기회를 놓칠순 없다 생각하며 당연히 따라나갔겠지. 그렇게 편의점 밖에서 후타쿠치 기다리다가 눈 마주침. 후타쿠치 미간 확 좁히고 닝 지나쳐 지나가려는데 닝이 옷깃을 붙잡았음. ”왜.” “……켄지.” “할 말 없으면 간다.” 차가운 말투와 눈빛. 처음 겪어보는 후타쿠치의 싸늘함에 덜덜 떨면서 옷깃을 잡은 손을 놓음 닝. 엉엉 울면서 미안하다고 내가 미쳤었다고 한번도 널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돌아와달라고 애원하는데 후타쿠치 이상하게 평온한 표정이야. 모든걸 닝한테 쏟아부어서 그런건지 이젠 미련이 없음. “그만해, 닝.” “…하, 하지만…” 지금 그만두면 우리가 진짜 마지막일 것 같단 말을 삼킨 닝 후타쿠치의 뒷말을 기다림. “직접적인 원인은 어제 일 때문일지 몰라도 너 나 지겨워했잖아. 내가 모를줄 알았어?” “그건…! 아니야, 켄지… 제발… 흑, 흐윽..“ ”여기까지가 맞는 것 같다. 나 너한테 최선을 다했어.“ 그리곤 미련없이 뒤돌아 먼저 가게로 들어가는데, 닝 후타쿠치 붙잡는다고 걸음 떼다가 굴러넘어짐. 후타쿠치 가다말고 넘어지는 소리 들리니까 멈칫 했다가 뒤돌아서 닝 일으켜줌. 일말의 다정함에 또 희망을 품은 닝이 더 서럽게 울자 대충 옆 계단에 앉힌 후타쿠치 편의점에서 밴드랑 연고 사옴. 평소에 이런거 대충 붙이는 성격이면서 생채기 난 닝 무릎에 꼼꼼하게 연고도 발라주고 밴드까지 예쁘게 붙여줬음. 닝 평소답지 않은 모습에 한번더 불안해 몸을 덜덜 떨면서 후타쿠치를 내려다봄. ”이게 내 마지막 배려야.“ ”……“ ”…우리 헤어졌어. 이젠 진짜야.“ 그리곤 다시 가버리는데 이상하게 붙잡을 수가 없더라. 어떤 말을 해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아서 그랬던 것 같아. 울음도 안나와 멍때리면서 밴드만 바라보는데, 옆에서 뭔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 고개를 돌리자 다 시들어버린 꽃을 버리고있는 가게 사장님이 보여.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깨끗한 물을 받아 예쁘게 정리해서 꽃병에 가지런히 꽂아놓으면 되돌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이리 미련없이 꽃을 버리는지. 사장님이 들어가고 버린 꽃을 주워들곤 엉엉 울면서 주저앉았어. 마치 되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근데 그게 안될 걸 아니까. - 대충 이런 연애를 할 것 같음. 감자가 쓴 뻘글 여기까지 읽어준 닝 있다면 고마워용 ~_~
추천 7